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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TF, 기회와 책임

하나은행 비이자이익 효자된 ETF, 소비자보호 중요도 확대

③증시 훈풍 효과 보이는 신탁보수 실적…불완전판매 차단 집중

노윤주 기자  2026-04-28 07:48:30

편집자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객의 자산이 은행을 떠나 증권사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권 화두로 자리 잡은 '머니무브' 현상이다. 이에 은행도 특정금전신탁 ETF 상품 판매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직접 투자 대신 은행에 운용을 맡기는 고객의 수요도 분명하다. 은행 창구로 흘러 들어오는 ETF 자금은 반년 만에 3배를 넘겼다. 은행에는 비이자 수익을 확대할 기회이지만 일각에서는 홍콩 ELS 불완전판매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머니무브 과정에서 은행의 ETF 상품 판매 현황과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를 살펴본다.
하나은행 신탁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산관리 부문이 그룹 비이자 이익을 견인하는 가운데 중심에 은행 신탁 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올 1분기 신탁보수만 933억원으로 1년 새 87% 가까이 늘어났다.

ETF 신탁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그간 하나은행은 신탁 운용에 공을 들여 왔는데 이 위에 최근 증시 호황이 얹어졌다. 외형 성장과 동시에 소비자보호 책임도 무거워졌다. 하나금융은 이사회 차원에서 거버넌스를 다지며 판매 확대와 보호 체계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 지난해 3분기 변곡점…분기마다 커진 신탁보수 증가폭

하나금융이 최근 발표한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그룹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는 3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1675억원 대비 87.3% 증가했다. 이 중 신탁 관련 수수료는 1111억원이었다. 그룹 수수료이익 6678억원의 절반 가까이를 자산관리 부문이 끌어올렸다.

계열사별 세부 실적을 들여다보면 하나은행 신탁보수 성장이 두드러졌다. 1분기 자산관련 수수료 수익 1419억원 중 신탁보수가 93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499억원 대비 86.9% 늘었다.

신탁보수가 큰 폭 증가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3분기부터다. 증시 호황, 목표전환형펀드 출시 등과 연관돼 있다. 하나은행 분기 신탁보수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4.6%, 2분기 11.1%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으나 3분기 28.4%로 급증했다. 이번 분기 86.9%까지 치솟으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셈이다.

내부서도 ETF가 수수료 수익 성장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도 최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ETF 판매 호조로 하나은행 신탁 수수료가 증가했다"라고 언급했다.

목표전환형펀드도 한몫했다. 5%, 7% 등 목표수익률을 미리 정해두고 주식이나 ETF에 투자하다가 목표에 도달하면 채권형 자산으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정기예금 금리 이상을 노리면서 일정 수준의 안정성도 확보하려는 자금을 끌어들였다. 지난해 중순부터 공격적으로 판매가 확대된 흐름이 하나은행 신탁보수 가속 곡선과 맞물린다.


◇이사회부터 영업현장까지 소비자보호 '강조'

하나은행은 자산관리 분야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다. 1995년 금융권 최초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도입했고 유언대용신탁(리빙트러스트)으로 대표되는 자산 승계 신탁 영역도 빠르게 개척했다. 이번 분기 ETF 신탁 호조는 누적된 운용 인프라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판매 규모가 커진 만큼 책임도 따라붙는다. 금융당국이 이달 초 주요 은행 부행장을 소집해 상품 선정과 고객별 한도 관리, 대고객 안내 강화를 주문한 배경이다.

특히 과거 사례로 인해 하나은행은 더욱 긴장할 수 밖에 없다. 특정 펀드에서 불완전판매 관련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해외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이탈리아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이다. ETF와는 상품의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증시 역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국면이라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요구에 맞춰 이사회 차원에서 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한층 두텁게 다지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최 교수는 2021년 7월부터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재임하며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장과 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서민금융·금융소비자분과위원장을 거치며 금융 소비자보호 정책 경험도 갖고 있다.

은행 이사회에서도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주와 은행 이사회 간 연계를 강화해 두터운 소비자보호 프로세스를 만든다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투자상품을 출시하거나 판매할 때마다 위원회를 열어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설명을 충실히 제공하는 '완전판매'도 현장에서부터 따져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의 소비자보호 역할을 강화했고 금융투자상품을 출시하며 매번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는 완전판매 원칙으로 위험과 소비자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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