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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SC제일은행 vs 한국씨티은행

모기업 그립 세지는 SC, 내국인 중심 경영 안착한 씨티

③SC, CFO에 그룹 인사 선임하며 효율화 단행…씨티, 체질개선 완료하자 지배력 완화

김영은 기자  2026-06-01 07:40:0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과 씨티그룹이 한국 법인의 경영을 두고 상반된 인사 전략을 펼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이사회 및 경영진에 모기업 출신 인사 선임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철수로 체질 개선 작업이 완료되자 한국인 중심 경영 체제가 자리잡았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와 WM(자산관리) 총괄 자리는 줄곧 그룹의 몫이었다. 그룹 내에서 한국 시장이 높은 잠재력을 가진 거점인 만큼 밀착 관리가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에도 그룹 출신 인사가 선임되며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후 4년 만에 대규모 특별퇴직을 단행하며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철수를 기점으로 그룹 출신의 기타비상무이사, 부행장 인사들이 모두 한국을 떠났다. 현재는 유명순 행장을 주축으로 내국인 중심의 경영 체제가 안착됐다. 한국 법인이 외형 성장 대신 생산성 극대화를 통해 본사에 고배당을 안기는 질적 거점으로 재편되었음을 보여준다.

◇SC, 이사회·경영진으로 줄곧 참여…CFO 추가 선임하며 재무관리 고삐

SC제일은행의 이사회에는 최대주주 측 인사가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선임된 Yunny Lee SC은행 대만 시니어 어드바이저가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 하고 있다. 직전까지는 대런 김 SC은행 아시아 리스크 총괄이 약 8년간 기타비상무이사로서 경영에 관여해왔다.

이는 SC그룹 차원에서도 한국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그룹 내에서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한국의 WM(자산관리) 부문은 모기업의 밀착 관리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부터 그룹 출신의 사친 밤바니(Sachin Bambani) 부행장이 Affluent/자산관리부문장으로서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은행의 재무 관리를 총괄하는 CFO 자리에 모기업 출신 인사를 영입하며 그룹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7월 대런 리 클라크(Darren Lee Clark) 영국 SC은행 IR 헤드를 재무관리그룹장 부행장으로 선임했다. Darren Lee Clark 부행장은 영국 출생으로 SC그룹에서 15년간 근무해왔다. SC 싱가포르와 런던 본사를 오가며 재무그룹 헤드, 커머셜뱅킹 및 자산관리부문 재무 담당, IR 헤드 등을 지냈다.

모기업 출신 인사가 CFO로 복귀한 것은 약 5년 만이다. SC제일은행은 2005년 SC그룹에 인수된 후 2019년까지 지주 출신 CFO를 선임해왔다. 2015년 박종복 전 행장이 첫 한국인 은행장으로 취임하며 CEO 라인에는 변화를 줬으나 은행 금고지기인 CFO만큼은 지주 출신 인사를 유지했다. 이후 5년간 CFO 또한 한국인 체제를 거쳤지만 다시 그룹 인사를 배치한 것은 모기업이 한국 법인의 재무 통제권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무 사령탑 교체와 맞물려 SC제일은행은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 정책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전사적인 인력 효율성 제고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 및 민첩한 조직 문화 형성을 위해 대규모 특별퇴직을 실시했다. 약 200여명 규모 인원 감축이 이뤄졌는데 지난 2021년(496명)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이다. 향후 외형 확장 보다는 비용 최소화 및 조직 슬림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씨티, 소비자금융 철수 후 경영 개입 완화…그룹 캐시카우 기능 강화

반면 씨티은행은 내국인 중심 경영 체제가 안착해 있다. 현재 유명순 은행장을 주축으로 이사회와 부행장 등 핵심 경영진 전원이 한국인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법인의 경영 효율화 작업이 완료되면서 모기업의 지배력이 완화된 모양새다. 2022년 소비자금융 철수 절차가 대거 마무리되면서 본사에서 파견됐던 외국인 경영진들이 모두 철수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씨티은행 역시 SC제일은행과 마찬가지로 그룹 출신 인사들을 이사회 및 부행장 등 요직에 전면 배치해왔다. 일례로 2022년 하반기까지 비샬 칸델왈 씨티그룹 아-태지역프랜차이즈 회계담당 임원이 한국씨티의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해왔다. 그 외에도 CFO와 소매금융그룹장 등이 모두 그룹 출신 인사들이었다.

가장 마지막까지 남았던 본사 인력은 CFO였다. 뉴욕 소재 씨티 프라이빗 뱅크(Citi Private Bank)에서 주요 재무책임자(Leaad Finanace Officer)를 맡았던 로만 라부틴 부행장은 2019년부터 한국씨티은행의 재무를 총괄했으나 2022년 본사 지침에 맞춰 소비자금융 철수 작업을 수행한 뒤 임기를 채우지 않고 중도 사임했다.

소비자금융 철수 이후 국내 경영진 체제가 안착한 것은 한국 법인이 그룹 내에서 수익성 중심의 질적 거점으로 재편되었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사업 확장을 위해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조직 슬림화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그룹에 배당을 극대화할 수 있는 캐시카우 기능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은 125%, 배당금총액은 3838억원으로 소비자금융 철수 전인 2020년(24.7%, 465억원)과 비교해 배당 기조가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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