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지난해 알뜰폰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민은행에 이은 두번째 금융권 알뜰폰 사업자다. 그런데 의아한 지점이 있다. 앞선 사례로 알뜰폰 사업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 그런데도 우리은행은 후발주자로 통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목표는 선발주자인 국민은행과 같았다. 결국은 데이터를 통한 고객 락인을 구상하고 있다.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적자는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업인 금융에서 수익이 나고 있으니 알뜰폰에서는 수익 대신 부가가치를 노린다.
◇비금융 역점사업 추진…20·30세대 조준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알뜰폰 사업에 큰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미 국민은행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시작해 은행 부수업무로 알뜰폰을 추가해 뒀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선발대의 덕을 봐 큰 장애물 없이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우리은행도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사업성을 검토하기 시작한 게 2023년이었는데 2025년 4월 정식 출시까지 2년이 걸렸다. 최초 목표는 2024년 서비스 개시였다. 그해 2월 경력직 채용에 나섰고 4월에는 당시 행장을 맡고 있던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 직속으로 신사업추진위원회까지 만들었다. 행장이 직접 위원회 의장을 맡아 진두지휘하는 역점사업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LG유플러스와 망 제휴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빠르게 서비스를 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의 첫 비금융사업이라는 점에서 내부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이 늦어지면서 반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늦어진 만큼 우리은행은 알뜰폰 사업에 더 힘을 실어줬다. 공격적인 초기 마케팅을 이어갔는데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온·오프라인 광고에도 박차를 가했다. 젊은층 공략을 위함이다. 이 덕에 20·30 가입자 비중은 전체 가입자 중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 광고에서 그치지 않았다. 금융사의 알뜰폰 요금제는 경쟁사에 비해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0원 요금제를 밀고 있다. 본업에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알뜰폰 등 신사업의 수익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 앞선 국민은행 리브모바일의 적자를 목격했지만 그럼에도 뛰어든 데는 1순위가 고객 확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편의와 생활 밀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20·30 미래세대 고객과 접점 확대를 위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라고 말했다.
◇1주년 맞이한 알뜰폰…올해는 비금융 사업 질적성장 목표 우리WON모바일 요금제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노리는 통신과 금융의 결합이 어떤 형태인지 나타난다. 자동납부로 우리은행 계좌를 등록하거나 삼성월렛머니와 연동하면 할인이나 포인트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급여이체, 연금가입, 카드발급·사용 같은 금융 실적을 더하면 매달 최대 3300원을 더 깎아준다. 통신 사업에서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은행고객을 락인시키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차원의 접근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추후 데이터를 고도화 해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알뜰폰 가입 고객에게 금융상품 출시 안내 문자만 보내도 의미 있는 투자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1년차를 맞은 우리WON모바일이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다. 올해 5월 말 기준 6만8000회선을 확보했다. 1년 성과로는 양호한 수치다. 하지만 더 키울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 직접적 경쟁자인 KB리브모바일은 40만 회선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올해 점진적 실적 상승을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한다. 타깃 고객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해 다양한 고객군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는 신규 사업자로서 브랜드 홍보에 집중했다"라며 "올해는 합리적 요금, 금융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이용 편의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은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를 지속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