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저축은행 신용 리스크 진단

SBI저축, 부동산 신중론 속 돋보인 자본완충력

②PF 익스포저 보수적 관리, 위험가중자산 3년새 21.7% 감소…BIS비율 19.75%로 상승

유정화 기자  2026-08-11 15:33:21

편집자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부실 여신의 여파가 길어지면서 저축은행의 신용리스크 관리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저축은행들은 여신 축소와 부실자산 정리, 충당금 적립을 통해 위험노출을 낮춰왔지만 대손비용 부담은 여전히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주요 저축은행의 신용 리스크 현황을 진단하고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 부실자산 정리 등 관리 전략을 점검한다.
SBI저축은행이 보수적인 여신 운용을 앞세워 신용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부동산 금융 확대 경쟁이 이어지던 시기에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관련 여신을 제한적으로 취급하면서 위험노출을 낮게 유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이후에는 위험가중자산을 지속적으로 줄이며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위험자산을 줄이는 동시에 이익을 통한 자본축적을 이어가면서 손실흡수력도 강화됐다. 위험가중자산은 2022년 말 이후 3조원가량 감소한 반면 자기자본은 늘었다. 이 같은 신용 리스크 관리와 자본완충력은 업권 전반의 신용도 하방 압력 속에서도 5년 연속 기업신용등급 A등급을 유지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도 PF 취급 신중

SBI저축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부동산 관련 여신이다.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호황기에 PF와 부동산업 대출을 빠르게 늘렸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최대주주인 일본 SBI홀딩스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경험한 이후 부동산 금융에 신중한 원칙을 이어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자산 규모에 비해 크지 않았다. 2022년 말 SBI저축은행의 PF 신용공여는 1572억원에 그쳤다. 같은 시점 한국투자저축은행이 9614억원, OK저축은행이 1조10억원, 웰컴저축은행이 6743억원을 보유했던 것과 차이가 크다. 최대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면서도 PF 시장에서는 외형 확대에 나서지 않은 셈이다.

PF뿐 아니라 건설업과 부동산업을 포함한 관련 익스포저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2022년 말 SBI저축은행의 PF·건설업·부동산업 신용공여는 총 1조7370억원이었다. 당시 총대출 13조8811억원의 12.5% 수준이다. 부동산 관련 여신에 대한 별도 익스포저 한도를 두고 포트폴리오 편중을 관리해온 결과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이후에는 관련 위험노출을 더욱 줄였다. 올 1분기 PF 신용공여는 415억원으로 2022년 말보다 73.6% 감소했다. PF와 건설업, 부동산업을 합한 신용공여도 같은 기간 1조7370억원에서 9145억원으로 47.4% 줄었다. 전체 대출이 감소한 것보다 부동산 관련 자산을 빠르게 걷어냈다.

SBI저축은행은 신용 리스크를 전사와 본부, 사업부별 위험가중자산 한도로 관리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업종에는 별도의 익스포저 한도를 적용하고 기업신용등급에 따라 위험량을 차등 측정하는 식이다. 신규 여신뿐 아니라 기존 여신에 대해서도 조기경보와 사후관리, 론 리뷰(Loan Review)를 통해 부실 가능성을 점검하는 구조다.

◇위험자산 3조 줄일 때 자본은 늘었다

보수적인 여신 운용은 자본적정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SBI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2022년 말 13조7892억원에서 올 1분기 10조7948억원으로 감소했다. 3년여 만에 2조9944억원(21.7%)을 덜어냈다.


같은 기간 자본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자기자본은 1조8447억원에서 2조1318억원으로 2871억원(15.6%) 증가했다. 위험가중자산을 줄이는 동안 이익을 내부에 쌓으면서 자본완충력을 키운 결과다. 이익잉여금은 2022년 말 7271억원에서 올 1분기 9313억원으로 28.1% 증가했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꾸준히 우상향했다. 2022년 말 13.38%에서 2023년 말 15.00%, 2024년 말 17.24%, 2025년 말 19.39%로 높아졌고 올 1분기에는 19.75%를 기록했다. 2022년 말과 비교하면 6.37%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여신 정리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대출원금 기준 9272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매각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대출채권 매각과 제각을 이어갔다. 위험자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이익창출력으로 흡수하면서 자본을 훼손하지 않은 점이 SBI저축은행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신용 리스크 관리 능력은 신용도에도 반영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에서 5년 연속 기업신용등급 A등급을 획득했다. 부동산 관련 부실과 대손비용 부담으로 저축은행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보수적인 여신 운용과 자본완충력이 신용도를 지탱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