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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통신3사

점유율이 전부는 아니다...반전의 KT

⑨[수익성]영업수익·이익 규모 앞서…이익률 1위는 SK텔레콤

문누리 기자  2023-04-05 08:00:00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국내 이동통신3사의 무선(모바일) 시장 점유율 순위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으로 오랜 시간 굳어져왔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첫 번째 반전은 영업수익(매출액), 영업이익 규모다. 그룹 계열사가 많은 KT가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모두 우세하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SK텔레콤이 높아 두번째 반전을 보여준다. 순이익률의 경우 SK텔레콤 인적분할 이후 KT, LG유플러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다시 내려와 비등하다.

◇규모 KT-SKT-LG, 이익률 SKT-LG-KT... 점유율과 따로가는 순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SK텔레콤 17조3050억원, KT 25조6500억원, LG유플러스 13조9060억원이다. 연결 대상 종속회사수만 봐도 SK텔레콤 23개, KT 51개, LG유플러스 11개인 만큼 규모 차이가 상당하다.

별도 기준으로 봐도 SK텔레콤 12조4146억원, KT 18조2892억원, LG유플러스 12조7816억원으로 KT가 우세하다. 이는 KT가 SK텔레콤과 달리 인터넷TV(IPTV) 사업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IPTV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으로 봐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이동통신3사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나란히 기록했다. KT 1조6901억원, SK텔레콤 1조6120억원, LG유플러스 1조813억원 순이다. 다만 여기서 SK텔레콤 영업이익이 영업수익 규모에 비해 KT를 많이 따라잡고 있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SK텔레콤을 부동의 1위라 인지하는 것과 실적은 다르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SK텔레콤이 1위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 대비 매년 1~2%포인트, KT는 2~3%포인트 간격으로 우세하다. SK텔레콤이 타 통신사보다 효율적인 펀더멘탈을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경우 직원수가 통신사 중에 가장 많아 인건비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일부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져서 영업이익률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6년간 이동통신3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을 보면 SK텔레콤은 8%대 전후를 오가며 비교적 안정적인 그래프를 보인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3%를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양새다.

2022년 비용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급수수료(5조5188억원)와 종업원급여(2조4498억원)인상률을 통제한 영향이 컸다. 두 가지 모두 물가인상 영향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비용통제한 덕분에 인상률은 전년보다 오히려 3~5%포인트 내려갔다.

지난해 LG유플러스 영업이익률은 7.8%로 오랜기간 KT를 제쳐왔다. 특히 작년 SK텔레콤과 KT 영업비용은 2~3% 늘어난 반면 오히려 LG유플러스는 0.4% 줄였다. 적극적인 비용절감의 결과다. 세부적으로 2022년 상품구입원가(2조6512억원)를 전년보다 7% 감축하고 판매수수료(2조1174억원) 2%, 기타영업외수익(840억원) 15% 줄였다.

KT는 2020년 5%였던 영업이익률이 2021년 6.7%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당시 KT 에스테이트 부동산 매각 관련 이익 등이 반영되면서 생긴 변화였다. 실제 2021년 KT 에스테이트는 영업수익(매출) 6079억원 중 영업이익 30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는 셈이다. 연결 기준 KT 전체 영업이익(1조6718억원)의 20%가까이를 KT 에스테이트 한 곳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SK텔레콤의 SK스퀘어 인적분할 이후 비등해진 순이익률

순이익률을 보면 2022년 연결 기준 비슷한 자리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가장 높은 순이익률을 보이던 SK텔레콤은 SK스퀘어 인적분할 등 변화로 지난해 크게 줄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미디어 사업 등 비통신 사업의 호조로 2020년 2~3%대에서 2021년 5%대로 껑충 뛰었다.


SK텔레콤 순이익률은 SK스퀘어 인적분할 후 2021년 14.4%에서 2022년 5.5%로 떨어졌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제외되면서 지분법 이익이 빠지자 순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연결 순이익은 9478억원으로 전년보다 60.8% 줄었다.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 영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순이익률이 2017년 15.2%에서 2018년 18.6%으로 올랐다가 2019년 4.9%로 급락했다. 당시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이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감소한 데 따른 변화였다.

SK스퀘어 분할로 이같이 순이익률이 상당부분 가라앉게 됐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간 통신업체치곤 반도체 등 본업과 동떨어진 사업을 연결로 묶어 자체적인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순수 통신회사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게 더 편해졌다.

KT와 LG유플러스 순이익률은 대동소이하지만 뒤처지던 KT가 2021년부터 LG유플러스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이자비용, 영업외비용 추가 부담 통제를 KT가 좀더 잘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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