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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케미칼 다시보기

장영신 회장 주식 전량 매도 의미는

②"고점 지났나" 우려…시장소통·신사업 확대로 주주가치 제고 의지

김위수 기자  2023-10-06 07:41:29

편집자주

에코프로를 비롯한 우리나라 이차전지 기업들이 올 상반기 기록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애경케미칼도 이들 중 하나였다. 연초 주당 8500원이었던 주가가 6월 한때 2만7800원까지 올랐을 정도였다. 가소제와 생활화학 분야의 강자로 알려진 기업인만큼 이차전지 테마주로 묶인 상황이 이질적으로 보인다. 이에 더벨은 애경케미칼이 펼치고 있는 이차전지 사업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회사가 그리는 미래에 대해 점검해 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애경그룹의 총수로 장영신 회장을 지목하고 있다. 1936년생인 장 회장은 현역으로 애경그룹의 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룹 경영에서는 한발 물러난 상태다. 애경그룹은 장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총괄부회장 중심으로 경영구도가 짜인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장 회장이 애경그룹 계열사 중 가장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계열사는 애경케미칼로 보인다. 애경케미칼은 장 회장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는 두 곳의 계열사 중 하나다. 실제 미국 체스넛힐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장 회장은 애경그룹의 사업영역을 화학부문까지 넓히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으로 쥐게 된 지분, 왜 지금 팔았나

애경케미칼은 애경유화가 애경그룹의 다른 화학 계열사인 애경화학·AK켐텍을 흡수합병하며 출범한 곳이다. 가장 큰 뿌리인 애경유화의 경우 장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2020년 책임경영 명목으로 매수한 500주가 전부였다.

하지만 통합법인 출범 이후 장 회장은 애경케미칼 전체 주식의 2.18%인 106만주를 보유해 AK홀딩스에 이은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당시 장 회장은 애경케미칼에 흡수된 비상장사 AK켐텍 지분 155만7300주(9.1%)를 가지고 있었다. 이 주식이 통합법인 출범으로 애경케미칼 지분으로 전환된 것이다.

줄곧 지분율을 유지해 오던 장 회장은 지난 8월 애경케미칼 주식 전량을 시간외매매로 매도했다. 장 회장과 동시에 최대주주인 AK홀딩스도 93만8188주를 처분했다. 장 회장과 AK홀딩스는 주당 1만4805원에 보유 중이던 애경케미칼 주식을 매도했다. 장 회장은 157억원, AK홀딩스는 139억원을 쥐게 됐다.


장 회장이 주식을 처분한 이유에 대해 애경케미칼 측은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경영되고 있는 만큼 직접 소유하게 된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려는 취지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도 장 회장의 지분 매도는 개인적인 사안인 만큼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실제 장 회장은 지주사인 AK홀딩스와 AK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애경자산관리의 주식 일부를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직접적으로 소유하지는 않은 상태다.

AK홀딩스가 애경케미칼 지분을 매도한 일은 회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로 추정된다. AK홀딩스의 별도 순차입금 및 부채비율 등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추측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점은 오너 경영인과 지주사의 주식 매도는 통상 좋지 않은 시그널로 해석되곤 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사정을 잘 아는 오너 경영인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적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애경케미칼 주가 향방은

실제로 이차전지 열풍을 타고 뛰어올랐던 애경케미칼의 주가는 급격히 가라앉고 있다. 6~7월 주당 2만원 중반대였던 주가는 5일 현재 1만234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초 주당 8500원으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주가지만 투자자들이나 애경케미칼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화학 시장에서의 견고한 입지와 하드카본 음극재 등 이차전지 사업에서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애경케미칼 내부적으로는 올 상반기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랐던 점에 대해 시장과의 소통 부족을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올 상반기 애경케미칼과 같이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이 달갑지는 않다. 주가 급락이 따라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장기적 우상향이 가장 바람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차전지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해진 점이 올 상반기 애경케미칼의 급격한 주가 상승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이다. 하지만 애경케미칼의 이차전지 사업이 그간 시장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가 갑자기 부각되기 시작한 점이 주가 변동폭을 키운 것 같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올 상반기 반짝 주가가 급상승했던 시점을 제외하고는 애경케미칼의 주가는 통합법인 출범 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애경케미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1배에 불과하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시가총액이 회사를 청산한 가치보다 낮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애경케미칼은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해 적정주가를 찾고 점진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우선적으로는 증권사 및 투자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확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또 규모와 사업구조가 비슷한 피어그룹을 산출해 적확한 목표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실적 증대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애경케미칼은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확대는 물론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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