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는 이사회가 자금 조달 전략을 타이트하게 점검한다. AK플라자, 제주항공 등 계열사를 지원하면서 단기성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차입 규모와 만기 구조 관리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 건마다 세부 내용을 살펴 승인하기로 했다.
AK홀딩스 이사회는 지난 5월 29일 논의한 안건 중 회사채 발행 한도 승인 건을 부결했다. 이날 이사회에 불참한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진 6명 전원이 해당 안건을 반대했다. 나머지 △금전 대여 결정 △차입금 약정 △회사채 발행 △이사 등과 회사 간 거래 승인 △ESG위원회 설치·위원장 선임 건 등은 출석 이사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AK홀딩스 이사회는 올 하반기 회사채 발행 제반 사항 결정을 채형석, 고준 대표이사에게 위임하지 않고 매 건 살피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이사회 때는 회사채 발행 한도 승인 건이 출석 이사 전원(8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지난 5월 이사회에서 사모 사채 발행 안건을 승인했다"며 "올해 남은 기간 사모 사채 발행 한도도 승인받으려 했지만, 이사회에서 필요시 건마다 승인하자고 의견을 모아 부결된 건"이라고 설명했다.
AK홀딩스는 지난 5월 350억원(이자율 7%) 규모 4회 사모 사채 만기가 돌아왔다. 지난해 5월 발행한 물량이다. 이사회는 일부 물량만 차환했다. 지난 5월 발행한 6회 사모 사채는 300억원 규모다. 이자율은 기존 물량보다 0.5%포인트(p) 내린 6.5%, 만기는 6개월 늘어난 1년 6개월이다.
AK홀딩스는 계열사를 지원하면서 차입 부담이 커졌다. 자회사 제주항공과 애경케미칼에 출자와 대여로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 자금 등을 만들어줬다. AK홀딩스 차입금은 2019년부터 증가세다. 2018년 말 399억원이었던 지주사 별도 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올 상반기 말 610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15%, 18%에서 57%, 132%로 증가했다. 차입금이 자산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AK홀딩스는 단기 자금 위주로 차입금을 늘렸다. 올 상반기 말 별도 기준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95%(5799억원)다. 금융권 단기차입금 잔액이 전년 말 대비 1922억원 증가한 5077억원이다. 내년 2월이 만기인 유동성 장기차입금 잔액은 500억원(6.3%)이다. 내년 5월이 만기인 5회 사모 사채 잔액 220억원(5.5%)은 유동성 사채다. 지난 5월 발행한 발행 6회 사모 사채(300억원)만 장기성 차입금이다.
AK홀딩스가 자회사 배당 수익만으로 차입금을 줄이기는 어려웠다. 올 상반기 AK홀딩스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마이너스(-)140억원이다. 배당금 수취액 151억원이 유입됐지만, 대부분 이자 지급액(152억원)으로 빠져나갔다. 계열사 AM플러스자산개발로부터 성수 3차 오피스 신축 사업 관리형 토지 신탁 수익권을 매수(거래액 총 622억원)하면서 지급한 계약금 170억원(선급금)도 영업현금 차감 요소였다.
AK홀딩스는 주력 자회사가 현금 창출력을 회복할 때까지 차입 만기 구조를 관리하며 단기 상환 부담을 줄여야 한다.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애경자산관리 함께 보유 중인 애경산업 지분 매각 절차도 진행 중이다. AK홀딩스는 애경산업 지분 4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애경산업을 매각한 뒤 AK홀딩스 주요 현금 창출원은 애경케미칼에서 올라오는 배당이다. 애경케미칼은 2027년까지 별도 기준 배당성향을 35% 이상 유지한다. 올 상반기 애경케미칼 별도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96억원이다.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 1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지만, 결산 배당은 전년 대비 15억원 증가한 136억원을 지급했다.
제주항공은 2019년부터 배당 흐름이 끊겼다. 2020년 초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업이 침체하자 결산 배당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배당 재개 계획을 세웠다. 2027년까지 별도 기준 배당성향을 최대 35%까지 높인다.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 3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