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홀딩스의 새로운 곳간지기 정석 재무팀장(CFO)이 그룹 차원의 재무 구조 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경산업 지분 매각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에 들어서며 유동성 확보가 가시화된 가운데 이번에는 AK플라자가 보유한 부동산펀드 수익증권을 인수해 대여금과 상계했다.
AK플라자는 차입 부담을 덜고 지주사는 대여금을 투자자산으로 전환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외부 매각과 내부 자산 이전을 병행하며 그룹의 재무 구조를 손질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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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홀딩스, AK플라자 대여금 610억 수익증권 상계 처리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홀딩스는 AK플라자가 보유한 '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0호' 수익증권을 610억원에 매입한다. 이번 거래는 올해 1월 AK플라자에 연 5.83% 이율로 빌려준 1000억원 대여금 가운데 매입 금액을 상계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대여금 잔액은 390억원으로 줄어든다.
당시 AK홀딩스는 AK플라자에 대여금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1000억원을 차입했다. 이번 거래는 현금이 오가는 건이 아니기 때문에 AK홀딩스의 차입 상환이 목적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AK홀딩스의 외부 차입금은 그대로 남아 있고 장부상 자산만 대여금에서 수익증권으로 교체되는 것이다.
AK플라자는 한때 애경그룹의 핵심 유통 계열사로 꼽혔다. 수원, 분당 등 수도권 중심 상권에서 백화점 사업을 전개하며 그룹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했다. '명품 없는 쇼핑몰'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시기 소비 패턴이 바뀌며 고객들의 발걸음이 끊겼다.
2023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703%까지 치솟았고 장·단기차입금 합계는 2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늘었다.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잠식률을 낮췄지만 영업손실 219억원, 순손실 439억원을 기록하며 본업은 여전히 적자에 머물렀다.
2024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매출은 2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80억원에 달해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순손실은 573억원으로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646%로 전년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장·단기차입금 총계는 3681억원으로 1년 새 660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사모사채 발행 및 계열사를 통한 단기 차입건이 진행됐다.
이번 거래는 AK플라자의 현금 유입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차입금이 늘어나자 수익증권 교환으로 지주사와 AK플라자가 장부상 차입 부담을 조정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석 상무보 지주사 복귀, 재무 부담 완화 미션 수행 애경그룹은 작년 말 기준 차입금 부담이 확대되면서 '주채무계열'에 편입됐다.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로 떠올랐고 중부컨트리클럽과 애경산업 지분 63% 매각 작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는 건이었다.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차입 부담을 낮추고 신용도 방어에 나서려는 포석이다.
주요 자산 매각 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그룹 차원의 재무 관리 기조는 AK플라자와 등 다른 계열사의 차입 구조 조정으로 무게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재무 조치는 올해 6월 AK홀딩스의 재무 팀장으로 합류한 정석 CFO가 주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 AK홀딩스 재무팀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지주사는 AK플라자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던 정석 상무를 다시 불러들였다. AK홀딩스의 조직은 대표이사 산하에 재무팀과 인사팀으로 나뉘는데, 재무팀장은 자금과 경영전략을 총괄하는 사실상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한다. 전략·사업·재무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을 복귀시킨 것은 그룹 차원의 주요 재무 현안 대응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정석 CFO는 주요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이 확보되는 만큼, 이를 토대로 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화 작업을 본격화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AK홀딩스 측은 "이번 거래는 AK플라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이다"며 "AK홀딩스는 계열사 대여금 회수를 통한 차입금 축소 및 수익원을 다변화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