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Financial Index항공사

직접조달 대한항공 vs 간접금융 LCC…조달창구 '대비'

⑥[조달 전략]대한항공, ABS 줄이고 공모채 확대…제주항공 단기대출 급증

고진영 기자  2026-01-30 15:58:19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항공사들은 항공기금융을 활용해야 하는 산업의 특성상 차입금에서 리스부채 비중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만 세부적인 조달구조는 신용도와 레버리지 전략에 따라 적잖이 갈린다.

대한항공이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직접 조달을 늘리고 있는 반면, 나머지 항공사들은 대부분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간접금융에 의존 중이다. 특히 제주항공은 운용리스에서 금융리스로 항공기 도입 방식을 바꾸면서 은행 단기대출이 확대되고 있다.

◇'A급' 대한항공, ABS 털고 공모채 '빅 이슈어'

2025년 9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연결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15조183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 기재 도입이 맞물리면서 차입 규모가 커졌지만 구조적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다. 5년째 부채비율을 200% 초반에서 관리 중이다.

조달 창구의 변화도 눈에 띈다. 대한항공은 과거 ABS(자산유동화증권) 조달을 적극 활용했었다. 항공사 ABS는 항공운임으로 발생할 미래 매출(장래매출채권)을 자산(신탁원본) 삼아 돈을 빌리는 구조화금융이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의 경우 대한항공은 ABS 조달규모가 2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19 탓에 미주 노선 항공편이 급감하면서 조기상환 리스크가 발생하는 등 불확실성이 불거졌다. 이후 현금창출력을 회복하면서 신용도 기반의 공모채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모습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ABS 발행잔액은 2023년 5900억원, 2024년 14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가 지난해엔 모두 털어내 '0원'이 됐다. 대신 회사채 발행을 늘려 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A급 신용등급을 보유한 만큼 시장 신뢰를 기반으로 금융비용을 효율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2025년 모두 각각 세 차례씩 공모채 시장을 찾으면서 빅 이슈어로 등극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차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리스부채다. 사채가 약 3조3000억원, 금융기관 차입이 약 4조2000억원이고 나머지 7조5000억원은 전부 리스부채(항공기금융)로 이뤄졌다. 차입구조가 장기화된 이유도 리스부채를 중심으로 빚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에서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4년 전 41%에 달했는데 작년 9월 말 기준 23%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마찬가지로 리스부채(약 4조2000억원) 비중이 크다 보니 만기 구조가 길다. 9월 말 기준 총차입금 5조8150억원 중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28%를 나타냈다. 다만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라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시장성 조달을 하지 않는 편이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빚 대부분을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차입(약 1조3500억원)이 채우고 있다.

시장 조달의 경우 사모채 500억원뿐이다. 이와 별개로 아시아나항공은 부채에 잡히지 않는 신종자본증권도 4750억원 보유하고 있지만 차환 과정에서 전부 대한항공이 인수했기 때문에 상환 부담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제주항공, 단기차입 확대 이유는...‘임차’ 대신 ‘소유’ 승부수

LCC(저비용항공사)들 역시 항공기금융이 많다 보니 대부분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낮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각각 티웨이항공이 25%, 진에어 22%, 에어부산은 가장 낮은 15% 등이다. 하지만 리스료는 달러나 유로로 책정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제주항공은 유일하게 1년 내 갚아야 하는 빚이 총차입금(1조561억원)의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총차입금에서 리스부채는 약 6000억원, 이중 유동화된 부분(1470억원)을 제외하면 4500억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전부 금융기관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으로 이뤄졌다. 다른 LCC들이 운용리스(임차)방식을 유지하며 단기 상환 부담을 최소화한 것과 달리, 제주항공은 기단 운용 전략을 개편 중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운용리스 방식에서 벗어나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여 소유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빚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2018년 보잉과 총 50대(옵션 10대 포함)의 B737-8 항공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는데, 2023년 첫 인도가 진행됐으며 할부 구매(금융리스) 방식으로 도입됐다.

제주항공이 빚을 내서라도 항공기를 사들이는 이유는 비용 통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구매 항공기는 초기에는 목돈이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는 리스료 고정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제주항공이 이 과정에서 끌어온 차입금은 은행 단기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2025년 9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4518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비용으로 사라지는 리스료 대신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