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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FCF 6000억 순유출…대한항공도 '마이너스 전환'

④[잉여현금]6개 항공사 중 4곳 적자…현금 유입 줄고 CAPEX 확대

고진영 기자  2026-01-28 08:53:18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국내 항공업계의 외형 축소와 비용 부담, 투자 확대가 겹치면서 현금 부족을 부르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영업현금이 개선됐는데도 대규모 기재 도입을 진행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 전환했고, 대부분의 항공사는 현금 유입 자체가 줄었다. 업계 전반적으로 고환율, 고비용 구조가 맞물려 현금 보릿고개를 지나는 모습이다.

THE CFO가 주요 항공사 6곳의 합산 잉여현금흐름(배당금 지급 후 기준)을 집계해보니 2025년 9월 말 기준 6125억원이 순유출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의 별도 현금흐름을 합친 수치다. 전년 같은 기간 9000억원에 달했는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24년까지만 해도 6개 항공사는 한 곳도 빠짐없이 잉여현금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엔 티웨이항공, 진에어를 제외한 4개사가 잉여현금 흑자 유지에 실패했다.

이처럼 급격한 변화는 영업현금 정체와 투자비용 확대가 동시에 발생한 결과로 해석된다. 여객 수요 성장이 둔화한 데다 고환율로 리스료, 유류비 등 달러 지출이 급증하면서 LCC들의 현금 창출력이 약화됐다.

대한항공조차 잉여현금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작년 9월 말 -1856억원을 기록해 2024년 9월 말(983억원)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다. 다만 자세히 뜯어보면 경쟁사들의 적자와는 성격이 다른 측면이 있다.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돈이 견조했는데도 그만큼 공격적 투자를 진행한 게 현금 유출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2025~2030년 연평균 20대 이상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9월 말 대한항공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조613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20% 이상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2조5223억원을 CAPEX(자본적지출)로 쏟으면서 대부분을 투자로 소진했다. 1년 전보다 40% 넘게 많은 투자액수다. 여기에 2771억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이 더해지면서 최종 잉여현금은 적자로 마감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더 뼈 아팠다. 대한항공이 투자를 늘려 잉여현금을 바닥낸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현금 유입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9월 말 영업활동현금흐름(1804억원)이 77%가량 감소했는데 CAPEX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3523억원이 집행됐다. 팬데믹 기간 미뤄졌던 기재 도입 등의 투자를 2023년 재개한 상태다.


LCC 진영을 따로 보면 업계 1위 제주항공의 부진이 눈에 띈다. 9월 말 제주항공 잉여현금이 -2448억원으로 6개 항공사 가운데 순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2024년 발생한 항공사고 여파에 따른 운항 차질과 보상금 지급, 고객 이탈 등이 현금흐름에 타격을 준 탓이다. 게다가 2024년 9월 말 500억원 수준이었던 CAPEX 규모도 1769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잉여현금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에어부산 역시 작년 9월 말 잉여현금이 -79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기내 화재로 가동할 수 있는 항공기가 줄어 영업활동에 차질이 있었는데 노후 기재 정비와 부품 교체 등을 위한 자본적지출은 1255억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반면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2곳은 잉여현금 플러스(+)를 유지했다. 티웨이항공은 9월 말 기준 104억원의 잉여현금을 내며 가까스로 흑자를 지켜냈다. 하지만 전년 같은 기간(1165억원)과 비교하면 91% 급감한 수치다. 장거리 노선 진출을 위한 기재 도입과 인력 채용 등 선제적 비용 집행이 영업현금 창출력을 작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린 결과로 해석된다.

진에어의 경우 2025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잉여현금 7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207억원) 대비 65% 이상 감소하긴 했어도 주요 항공사 중에선 가장 양호한 수치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어서 현금을 남긴 게 아니라 투자규모가 48억원에 불과했던 덕분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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