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Financial Index항공사

LCC 영업현금 80% 급감…대한항공은 '티켓값 효과'

③[영업현금]대한항공 선수금 4000억 증가…제주항공, 보상금 지급에 '순유출'

고진영 기자  2026-01-27 08:30:50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국내 6개 주요 항공사 중에서 지난해 현금흐름이 개선된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했다. 주춤한 외형에도 선수금 유입이 대폭 늘어나면서 영업현금을 방어할 수 있었다.

반면 LCC(저비용항공사)들은 단거리 노선 운임 경쟁과 비용 부담 확대에 직면하며 현금흐름이 위축됐다. 특히 충당부채에서 사고 보상금을 지급한 제주항공은 영업현금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THE CFO가 집계한 주요 항공사 6곳의 합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5년 3분기 말 기준 2조9198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의 별도 현금흐름을 합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6286억원)과 비교해 19.5% 줄었다.

항공사들의 영업현금은 2022~2023년 연간 6~7조원 안팎을 기록하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지난해 뚜렷한 하락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전체 합산액의 감소에도 불구 대한항공의 현금흐름은 오히려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조6138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1636억원)보다 20.8% 증가했다. 나머지 5개 항공사의 영업현금흐름(3060억원)을 전부 합쳐도 대한항공이 8배 이상 많다. 사실상 업계 전체의 현금 창출을 홀로 견인했다.

매출과 순이익이 줄었는데도 영업현금이 개선된 원동력은 선수금에 있다. 대한항공은 9월 말 기준 선수금이 4100억원 남짓 증가하면서 든든한 현금 유입원 역할을 했다. 항공사 선수금은 대부분 고객이 탑승을 위해 예매한 항공 티켓값이다. 먼저 계약부채로 인식됐다가 항공 서비스를 제공할 때 매출로 전환된다. 운행 전 미리 대금을 받기 때문에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정비(MRO) 역량을 갖춘 항공사라는 점도 현금흐름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자체 정비공장을 통해 기단 가동률을 높이고 정비비용 외주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FSC(대형 항공사)지만 현금흐름 추이에서 대한항공과 큰 차이를 보였다. 2025년 9월 말 기준 영업현금이 1804억원으로 전년 동기(7989억원)보다 77.4% 급감했다. 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는데 실제 손에 쥔 현금은 도리어 줄었다.

원인은 비현금성 수익의 차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소송에서 이기면서 손익계산서에 인식한 약 2346억원의 잡이익은 현금흐름에선 '현금 유입이 없는 수익'으로 차감 조정됐다. 또 선수금이 850억원 감소하고 매입채무 상환 부담까지 늘어 현금흐름을 축소시켰다.

LCC들 역시 현금흐름이 일제히 위축됐다. 2025년 9월 말 기준 4개 LCC의 합산 영업현금은 125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661억원)보다 81% 넘게 줄었다. 특히 LCC 1위 제주항공의 영업현금이 순유출(-)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띈다. 6개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빠져나간 곳이다.

제주항공은 이 기간 순손익이 적자 전환했을 뿐 아니라 충당부채 이슈로도 현금흐름에 타격이 있었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와 관련해 기체를 복구하거나 주요 부품을 정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 정비비를 비용으로 인식하고 충당부채로 쌓아둔다. 설정 단계에선 장부상 비용일 뿐 실제 현금은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 제주항공은 2024년 12월 발생했던 항공기 사고로 인식한 충당부채 990억원 중 보상금 463억원을 지급하는 등 충당부채의 증가(전입)보다 감소(사용) 폭이 더 컸다. 이에 따라 충당부채 감소분 1263억원이 현금흐름표에 반영되면서, 영업현금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나머지 LCC들도 60~70% 수준의 높은 영업현금 감소폭을 보였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9월 말 영업현금 규모가 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64.7% 떨어졌다. 장거리 노선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대형기를 도입하면서 초기 운영비용이 급증했고, 이에 따라 영업손익과 순손익이 모두 적자 전환한 상태다. 다만 항공기 리스 비중이 높은 구조상 사용권자산 감가상각과 충당부채 전입 등 비현금 비용이 많기 때문에 영업현금은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진에어와 에어부산 역시 2025년 3분기 말 영업현금이 각각 805억원, 501억원에 그쳐 67.3%, 71.4% 줄었다. 두 회사 모두 단거리 노선 경쟁 심화에 따른 외형 축소와 순이익 감소가 겹치며 현금흐름을 위축시켰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