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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해진과 발맞춘 CFO 3인

원충희 기자  2023-11-01 09:11:50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각양각색 네이버 역대 CFO들

1.1. 네이버컴의 시작

1.2. 분할, 그리고 새 출발

2. 네이버 첫 CFO 황인준

2.1. IPO 파트너 인연

2.2. 라인, 미일 동시상장 성공 주역

3. 네이버 2대 CFO 박상진

3.1. 회사채 시장 발길 끊다

3.2. 수성의 CFO

3.3. 시장성 조달보다 은행차입

4. 3대 CFO 김남선 등장

4.1. 글로벌 회사채 시장 데뷔

4.2. 첫 번째 달러채권 흥행 성공

4.3. 포시마크 인수 기반 ESG 채권

5. 시장성 조달로 다시 터닝

5.1. 일본계 은행차입 만기 도래

5.2. 직접 투자자 모집 나선 김남선 CFO

5.3. 외화조달 수단 다변화

최초 문서 작성일 : 2023년 11월 1일

1. 각양각색 네이버 역대 CFO들접기



2013년 NHN과 분리된 후 독자적인 길을 가던 네이버는 3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배출했다. 1대는 현재 일본 관계사 라인(LINE) CFO로 활약 중인 황인준 부사장, 2대는 지금 네이버파이낸셜 CEO로 역임 중인 박상진 대표, 3대는 현 네이버 CFO인 김남선 전무다.

네이버는 CFO에 따라 조달·재무전략이 천차만별로 바뀌었다. 그때마다 조달 파트너도 변했다. 2013년 NHN과 분리된 후 3명의 CFO가 이 회사의 재무라인을 주도했는데 네이버의 첫 CFO이자 지금은 라인(LINE) CFO로 활약 중인 황인준 부사장 때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사모펀드(PEF) 등을 모두 섭렵했다.

그의 후임이었던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네이버 CFO 시절 회사채 등을 모두 상환하고 시장성 조달보다 은행권을 선호했다. 그 와중에 자본시장 파트너도 대우증권에서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으로 변했다. 현재 김남선 CFO의 경우 국내는 물론 외국계 금융사들과도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해당 콘텐트는 2013년 NHN과 분리 이후 네이버의 역대 CFO들과 이들에 따라 달라졌던 네이버의 재무와 자금조달 전략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1.1. 네이버컴의 시작접기



네이버의 시작은 1997년 삼성SDS의 사내벤처인 '웹글라이더'다. 벤처 붐이 일던 그때 이해진 창업자를 비롯한 삼성SDS 직원들은 사내공모를 통해 사내벤처로 선발, 지원을 받아 1998년 1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 측은 이해진 창업자의 사업을 괜찮은 아이템으로 봤지만 인터넷 사업은 아직 작은 시장이라고 여겼고 이에 따라 창업멤버들은 1999년 분사해 네이버컴을 설립하게 된다.

하지만 네이버컴은 독자 생존이 힘들었다. 결국 삼성SDS 입사동기이자 또 다른 창업의 길로 갔던 동료 김범수 대표가 이끄는 한게임과 2000년 합병한다. 당시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함에 따라 이해진 대표의 지분이 크게 희석됐다.
*2000년 4월27일 이해진 당시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당시 한게임 창업자가 합병을 발표하고 있다.

한게임과의 합병은 신의 한수였다. 한게임은 1999년 12월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300만명의 유저를 모으는 확장성 있는 기업이라 양측 모두 창업 초 시너지를 제대로 냈다. 네이버컴은 검색엔진 구축을 통한 향후 성장 동력을, 한게임은 고스톱 등 인기게임을 흥행시키며 현금흐름을 담당했다.

그에 앞서 네이버컴은 자연어 검색의 핵심 기술이 필요해졌는데 이때 숭실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준호 교수가 설립 서치솔루션을 인수했다. 이때 주식교환 방식이었는데 이 교수를 이를 기반으로 훗날 NHN의 대주주가 된다. 이것이 13년 후 기업분할의 단초가 됐다.

1.2. 분할, 그리고 새 출발접기



NHN은 내부 경영진 알력과 사업방향 이견차로 인해 결국 2013년 2월 분할을 결정한다. 과거 한게임의 영역이던 부분이 NHN엔터테인먼트로, 검색사업 기반은 네이버로 분할하는 방안이다. 2013년 6월 분할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네이버 61.5%, NHN엔터테인먼트 38.5%로 나뉘어졌다.

네이버컴은 2013년 8월에 분할 법인을 설립한 '네이버'란 사명으로 2013년 8월 말 재상장하면서 새 출발했다. 그간 한게임의 매출원에 기댔던 네이버의 검색사업은 이제 궤도에 올랐고 이해진은 전문경영인(CEO)을 내세우고 은둔의 경영자로 포지션을 바꾸는 시점이었다.

2. 네이버 첫 CFO 황인준접기



2.1. IPO 파트너 인연접기



2013년 8월 NHN과 결별하며 서로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네이버의 첫 CFO는 황인준 현 라인 CFO다. 그는 분할 전 NHN 시절부터 CFO로 활동했다. 삼성전자에서 시작해 크레딧스위스(CS),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상무 등을 거쳐 NHN에 합류한 인사다.

NHN 시절부터 네이버의 자본시장 파트너는 우리투자증권이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이 먼저다. 2002년 NHN 상장(IPO) 때 주역이었던 정영채 대우증권 주식인수부장이 우리투자증권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후 네이버와 NHN의 분할 주선을 비롯해 2010년과 2013년 발행된 회사채 역시 우리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황 CFO가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출신이라는 점도 우연이 아니었다.

2.2. 라인, 미일 동시상장 성공 주역접기



황 CFO는 회사채뿐만 아니라 사모펀드(PEF)도 적극 활용했다. 비록 무산됐지만 그는 NHN과 일본계 유니슨캐피탈, 스톤브릿지가 국민연금과 추진했던 코퍼레이트파트너십(corporate-partnership)펀드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때 김지훈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의 참여는 황 CFO과의 친분이 계기가 됐다.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첨병이었던 일본 메신저 서비스 계열사 '라인'의 성공을 위해 신중호 대표를 비롯한 베스트 인력들을 투입했는데 황 부사장도 2016년 2월 라인 CFO로 자리를 옮겼다. 그 해 네이버의 최고 이벤트는 라인의 일본과 미국 동시상장이었다. 2016년 7월 뉴욕증권거래소,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에 IPO가 단행됐다.

2년 전인 2014년부터 준비됐던 이 프로젝트는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2조7720억엔(당시 환율 31조6000억원) 규모의 빅딜이었다. 미국에는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간이, 일본에선 노무라증권이 IPO 주관사로 활약했다. 그 중심에는 황 CFO가 있었다.

3. 네이버 2대 CFO 박상진접기



3.1. 회사채 시장 발길 끊다접기



라인으로 이동한 황 CFO의 뒤를 이어 2016년 2월부터 네이버 재무라인 키를 잡은 박상진 부사장(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은 이해진 창업자와 같은 삼성SDS 출신으로 NHN에서 네이버까지 재무부서에서 근무했다. IB 출신은 아니지만 기업재무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그가 CFO로 재직하던 시절에 네이버는 자본시장을 낀 화려한 재무전략보다 은행권 차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2023년 6월 말 연결기준 네이버의 총 차입금 4조6984억원 가운데 상환전환우선주로 인해 차입금으로 분류된 754억원을 제외한 2조1564억원(45.9%)이 은행권 대출이다.

박 CFO 체제가 들어선 이후 네이버는 한 차례도 공모채 발행이 없었다. 오히려 2013년 9월 발행분의 만기가 2016년 9월 도래하자 차환하지 않고 모두 갚았다. 2015년 11월 발행한 1500억원도 2018년 11월 만기가 되자 전액 상환했다.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AA)도 2018년을 기점으로 소멸됐으며 공모채 시장에 아예 발길을 끊었다.

3.2. 수성의 CFO접기



박상진 대표가 CFO 성향은 '수성형'으로 비유된다. 공격적인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큰 인수합병(M&A) 없이 보수적 재무전략을 유지하며 유망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 데이터센터 시설투자 등에 주로 돈을 썼다. 네이버의 역대 현금보유량 추이를 보면 박 대표가 CFO로 근무하던 중이던 2017~2018년에 연결기준 4조원을 넘을 만큼 가장 많은 실탄을 쌓았다.

그의 재임기간 중 네이버의 빅딜이라 할 만한 건은 2017년 6월 미래에셋증권과 전략적 제휴 등 목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 혈맹을 맺은 것이다. 이때부터 미래에셋이 네이버의 주요 시장 딜에 손을 뻗었다.

그 해 8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총수 지정을 피하기 위해 보유지분 가운데 0.33%(11만주)를 주당 74만3990원(총 818억원)에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블록딜 주관은 미래에셋대우에서 했다. 이 GIO와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 법인세일즈 부서를 통해 지분 매각을 요청했고 매각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3.3. 시장성 조달보다 은행차입접기



박상진 대표의 성향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딜은 일본 관계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이다. 라인 주식 공개매수와 상장폐지, 사모전환사채(CB) 조기상환에 거액의 자금이 필요했다. 이를 모두 은행대출이나 신디케이트론으로 조달했다.

네이버는 2019년 11월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산하에 있던 Z홀딩스(야후재팬 모회사)와 경영통합을 결의했다. 일본과 미국에 동시 상장된 라인 지분을 공개매수로 모두 사들인 뒤 상장 폐지시키는 방식이다. 당시 CFO였던 박 대표의 당면 과제는 공개매수와 경영통합 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일이다. 특히 라인 투자자 상당수가 일본에 있었기에 엔화자금이 필요했다.
*2023년 반기보고서 기준

네이버는 지분 100%를 가진 일본 자회사 '네이버제이허브'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채무보증을 해주고 일본 현지은행으로부터 엔화대출을 끌어왔다. 일본 은행권의 메이저 뱅크인 SMBC와 미즈호의 손을 빌렸다.

라인 경영통합에 앞서 2018년 9월에 발행한 사모 전환사채(CB)를 조기상환하기 위해 조성한 1543억엔(약 1조7142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도 SMBC와 미즈호, BNP파리바 도쿄지점이 주간사를 맡았다. 네이버가 일본계 은행들과 돈독한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4. 3대 CFO 김남선 등장접기



4.1. 글로벌 회사채 시장 데뷔접기



은행차입 일변도였던 네이버의 조달전략이 선회한 시점은 2021년이다. 글로벌 투자자를 상대로 달러표시채권 발행에 도전했다. 해외기업 M&A용 자금을 마련키 위해서다. 이는 IB에서 잔뼈가 굵은 김남선 전무가 네이버 재무라인에 합류하면서 생긴 변화다.

네이버는 2020년 8월 글로벌 M&A를 담당하는 G&T(Growth& True North)실을 신설하고 실장으로 맥쿼리자산운용에서 프라이빗에쿼티(PE) 업무를 하던 김남선 전무를 영입했다. 법무적 지식과 대형 딜을 주도한 경험을 갖춘 그의 합류는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빅딜에 나서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재무전략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는데 잇단 글로벌 빅딜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면서 회사채 시장 문을 다시 두드렸다. 2021년 3월 아예 한국물(KP) 시장에 도전했다. 5억달러(당시환율 기준 약 5600억원) 규모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이었다.

통상 이정도 딜 규모에는 5~6곳의 외국계 증권사가 참여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는 모건스탠리와 미래에셋증권 단 두 곳만 주간사로 선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네이버 딜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자문사다. 미래에셋그룹의 네이버파이낸셜 8000억원 규모 투자거래도 자문했다. 네이버의 일본 계열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재팬' 합작 딜에서도 인수 측 자문사로 활동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그간 국책은행 등 공기업 KP 발행업무를 해본 적은 있어도 민간기업은 처음이었다. 네이버와는 사업 파트너 인연이 있다. 2017년 6월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 등 목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하며 혈맹을 맺었다. 이후 네이버가 간편결제와 핀테크 사업부를 떼어내 2019년 11월 네이버파이낸셜로 분사시키자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투자를 단행해 지분 30%가량을 확보했다.

네이버는 금융당국 라이선스가 필요한 은행, 증권, 보험 등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기존 금융회사와 제휴해 간접 진출하는 방안을 금융사업 주요 전략으로 채택했다. 금융업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증권, 보험, 캐피탈 등 여러 금융사를 두고 핀테크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혈맹인 미래에셋이 선정됐다. 이 같은 인연이 KP 발행 주간사로 확장된 격이다.

4.2. 첫 번째 달러채권 흥행 성공접기



5억달러 외화채 발행에 성공한 네이버는 시장 수요를 확인하고 곧바로 추가발행에 나섰다. 첫 발행 후 두 달 만인 2021년 5월 리오프닝을 선언하고 당초 2억달러 규모로 조달에 나섰으며 해외 투자자들의 실수요를 바탕으로 3억달러로 증액했다.

리오프닝은 모건스탠리, 미래에셋증권이 아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KP 왕좌에 여러 번 올랐던 전통강호로 네이버 딜을 맡아 발행사 니즈와 투심을 포착해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덕분에 네이버는 한국 민간기업 중 최초 해외사채 리오프닝 성공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리오프닝까지 총 8억달러를 단번에 조달한 네이버의 ESG 채권은 국내 최대 수준이기도 했다.

발행시점도 탁월했다. 시장금리가 평이하게 움직일 때 찍어 발행금리를 1.5%로 굳혔다. 최근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달려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타이밍이 좋았다. 또 한창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언택트 비즈니스가 크게 뜨면서 네이버의 몸값이 한창 높아지던 시점이기도 하다.

4.3. 포시마크 인수 기반 ESG 채권접기



KP 발행 성공은 네이버의 외화조달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21년 전만 해도 외화조달의 대표적 수단은 외국계 은행을 통한 대출이었다. 2020년 말 기준 차입금 2조6137억원의 대부분이 JPY(1982억엔), USD(2100만달러), HKD(4억6786만홍콩달러)였다. 이 가운데 엔화는 일본계 미즈호은행이 주선한 신디케이트 대출로 마련됐다.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는 KP를 통한 달러화가 9000억원을 넘었다. 그간 환율이 오르면서 올 6월 말 연결기준 네이버의 총 차입금 4조6984억원 가운데 1조7421억원이 이때 발행한 KP로 조달한 달러화다. 이 자금은 지난해 13억1000만달러(약 1조6700억원)를 들여 인수한 미국 커머스 업체 '포시마크' M&A 때 요긴하게 사용됐다.

5. 시장성 조달로 다시 터닝접기



5.1. 일본계 은행차입 만기 도래접기



네이버는 2023년 10월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채권) 발행 데뷔전을 치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본계 은행들로부터 빌린 돈 가운데 865억엔(약 7845억원)의 만기가 2023년 9월부터 도래함에 이어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씨티뱅크로부터 차입한 50억엔(약 453억원)이 2024년 4월 15일, BNP파리바에 빌린 엔화와 나머지 미즈호, SMBC 엔화대출의 만기가 줄이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를 차환하기 위한 발행이었다,

네이버의 사무라이본드 발행규모는 200억엔, 만기구조는 △3.5년물 △5년물 △7년물 △12년물로 나눠 모집했다. 수요예측 결과 주문이 몰리면서 비교적 빠르게 발행을 마무리됐다. 안정적으로 수요를 확보하면서 금리 이점을 확실히 챙겼다. 발행금리는 토나미드스왑(Tonar Mid-Swaps)에 3.5년물, 5년물, 7년물, 12년물 각각 70bp, 82bp, 93bp, 120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발행금리는 1~2%대다.

네이버가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A-'로 무디스와 S&P는 네이버에 A3,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민간기업 대다수가 BBB급 이하 수준이라는 점에서 비교적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신용등급이 A급 이상인 사기업은 삼성전자와 삼성SDS,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정도다.

5.2. 직접 투자자 모집 나선 김남선 CFO접기



김남선 CFO는 직접 이번 사무라이본드 발행 과정을 총괄하면서 공을 들였다. 특히 데뷔전인 만큼 투자자 미팅(IR) 과정부터 만반의 채비를 진행했다. 2023년 9월 중순 일본을 찾아 기관투자자 IR 과정을 거쳤다. 일본은 보수적인 투자자 성향 탓에 시장성 조달을 위해선 인베스터콜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게다가 신규 발행사인 네이버의 입장에선 투자자 미팅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투자자 미팅 과정에서 중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만기구조 다변화 전략도 꾀했다. 3.5년부터 5년물, 7년물, 12년물로 세분화한 배경이다. 국내 발행사가 12년물을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미즈호증권이 대표 주관업무를 맡았다.

5.3. 외화조달 수단 다변화접기



달러채권과 사무라이본드 발행은 네이버의 자금조달 수단 확장을 의미한다. 그간 대규모 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 차입을 활용했으나 대외신인도를 기반으로 공모채 조달에 도전했다. IR 과정에 공을 들인 덕분에 유수의 보험사 및 금융사들이 프라이싱에 참여했다.

라인 때문에 일본자금 수요가 많았던 네이버의 기존 엔화조달 방식은 채무보증을 서고 일본 현지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형태였다. 2023년 9월 초에도 채무보증 형태로 미즈호와 SMBC, 그리고 MUFG로부터 총 921억6000만엔을 차입했다.

은행권 차입의존도가 너무 높은 탓에 다변화가 필요했다. 조달비용 절감과 과한 은행 의존도를 줄여 조달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김남선 CFO는 적극적으로 자금조달 수단 확장 전략을 짰다. 외국계 IB에 재임한 경력이 있던 만큼 시장성 조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택했다. 엔화채의 시장금리가 낮게 형성된 지금이 적기였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사무라이본드 발행 이후 “이번 엔화채 데뷔 발행을 통해 네이버에 대한 일본 채권시장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네이버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안정적 유동성 확보 역량이 강화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 [1] 1999년 삼성SDS로부터 분리된 사내벤처 NHN(당시 네이버컴)의 코스닥 등록으로 200억원 이상의 투자수익 얻음. 당시 삼성SDS는 NHN의 지분 8.9%(48만1980주)를 보유
  • [2] 대형 PC방을 차려 어렵사리 사업 밑천을 장만해 근근이 버티던 시절
  • [3] 이해진 창업자는 오너임에도 지분이 3.7% 정도에 불과하다
  • [4] 김범수 대표는 분할 전에 회사를 나와 카카오를 설립한다
  • [5] 현재는 NH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재직
  • [6] 쿠팡의 미국 상장 이전 최대 한국계 기업 해외 IPO로 꼽혔음
  • [7]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7000억원 넘게 들어간 것으로 파악됨
  • [8] 지분율을 일부러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총수 지정을 피하지 못했다
  • [9] 달러채로 발행한 자금은 외국에 두고 있다가 인수자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환차위험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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