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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네이버, 요주의 대상 '지음'…창업자 개인회사

⑧이해진 GIO 사재 1700억 투입, 수익·내부거래 전무

원충희 기자  2023-12-08 07:59:40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이 기업을 볼 때 가장 주목하고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오너 가족회사 혹은 개인회사다.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행위와 불투명한 지배력 행사 등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에는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개인회사 '지음'이 그렇다.

다만 지음은 네이버 계열사와 사업적 또는 금전적 거래가 없다.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부동산임대업과 더불어 라멘집 사업을 영위하며 국내 제약지주회사 대웅의 지분도 일부 소유 중이다. 이 회사는 이 GIO의 사재로 굴러가고 있으나 매출이 전무한 상태다.

◇이 GIO 남동생 이해영씨가 대표이사

2011년 설립된 지음은 이해진 GIO가 지분 100%(344만주)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사업목적은 사업경영컨설팅으로 직접 사업을 한다기보다 투자회사에 가깝다. 현재 대표이사는 이 GIO의 남동생인 이해영 씨로 그를 포함한 직원은 대여섯 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 대표를 제외하고는 다른 등기임원은 없다.

자산규모는 작년 말 기준 2052억원, 이 가운데 자기자본이 1975억원으로 자산의 대부분이 자본 형태다. 지분법적용투자주식(1084억원)과 매도가능증권(609억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은 일본과 싱가포르에 위치한 2개의 해외 자회사다.

*2022년 감사보고서 기준

이 GIO는 2015년을 시작으로 지음에 2018년 700억원, 2019년 50억원, 2021년 320억원, 지난해 3월 300억원 등 총 5차례에 걸쳐 출자했다. 지난 10여년간 대략 1700억원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모두 그의 사재가 동원됐다. 특히 2018년에는 네이버 지분 일부를 매각해 얻은 현금의 절반가량이 지음을 통해 일본법인 '베포 코퍼레이션(Beppo Corporation)'에 출자됐다. 액수는 705억원이다.

지음은 싱가포르에도 'J2R 인터내셔널'이란 자회사를 두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해 지분법손실이 진행 중이다. 베포는 취득가액이 1060억원이지만 작년 말 장부금액은 961억원으로 깎였다. J2R은 148억원에서 123억원으로 줄었다.

일본 츠케멘 장인의 라멘집에 투자를 하는 등 장인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하거나 미래사업을 위한 벤처에 투자하는 자선회사 'C-프로그램'도 지원했다. 현재 유한회사 C-프로그램은 청산됐으며 청산시점인 2021년 10월 18일까지의 지분법손실 2억4018만원을 인식한 후 장부금액에서 제거된 상태다.

◇매출 없는 투자회사, 네이버 본사와 근거리 소재

매도가능증권은 대웅의 주식이다. 작년 초 주식가액은 1448억원이었으나 그 해 말에는 894억원으로 깎였다. 대웅은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등을 거느리고 있는 지주사다. 작년 한해 동안 대웅의 주가가 많이 떨어진 탓이다.

오너 가족회사 및 개인회사 요주의 감시를 받는 이유는 사익편취 수단으로 사용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계열사 일감을 개인회사에 몰아주고 거기서 나오는 이득을 전부 배당해 총수일가 사금고처럼 활용된다. 또 이 자금을 사용해 계열사 지분을 매수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장치로 쓰기도 한다.


총수 개인회사인 지음이 공정위의 화살을 피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와 지분관계가 없고 관련된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공정위에서 발표하는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별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음의 내부거래액은 0원이다. 지음의 감사보고서가 나온 2019년 이후 줄곧 내부거래액이 전무했다. 정확히 말하면 2019년 이후 매출 자체가 없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보면 지음의 성격은 이 GIO의 개인자산 관리회사다. 그 성과가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말 20억원, 2021년에는 17억원 등 영업손실이 계속 되고 있다. 소재지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봉우빌딩에 있다가 2017년 3월 인근 아이파크분당 1단지로 이동, 아파트 가정집을 사무실처럼 쓰고 있다. 네이버 사옥에서 도보 20분 내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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