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좀처럼 국내 자본시장을 찾고 있지 않아 국내 증권사 IB들과의 접점도 느슨해지고 있다. 올해 공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시장성 조달을 타진해 보려고 했으나 금리 수준이 맞지 않아 건너뛴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한국물(KP) 발행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을 찾은 만큼 조달 전략의 변화가 감지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월말 4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왔으나 이를 차환 발행하지 않고 전액 상환했다. 이는 2021년 2월 발행된 5년물로 저금리 시절에 조달했기에 이자율도 1.6% 수준이었다. 네이버는 애당초 시장성 조달이 많지 않았기에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을 조달 타이밍으로 봤었다.
네이버는 정기적으로 공모채 시장에 나오기보다는 간헐적으로 등장해 왔었다. 국내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13년(1000억원), 2015년(1500억원), 2021년(6000억원), 2024년(2000억원) 등 네 차례만 공모채 조달을 진행했었다. 기준금리가 0.5% 수준까지 떨어졌던 2021년에 조달 규모를 가장 크게 가져갔었다.
올해에는 공모채 조달을 놓고 고심하다가 간접금융을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네이버는 원래도 시장성 조달, 즉 직접금융보다는 간접금융을 선호하는 재무 기조를 가져가는데 올해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욱 채권 조달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신용등급 및 전망은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절대금리 수준이 높아졌다. 연초 AA+ 등급의 3년물 금리는 3.369%였고 2월에는 3.6%대까지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과의 가산금리(스프레드) 수준은 50bp(1bp=0.01%p) 수준으로 연초 44bp 대비 좁아졌지만, 절대금리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AA+ 3년물도 4.4%까지 상승했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 업체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과 재무융통성을 가지고 있기에 공모채를 건너뛰어도 큰 타격은 없다. 실제 연간 2조원대의 현금 창출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3조2601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차입금은 2조9344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순차입금 수준은 마이너스(-) 3257억원이다.
대신 2분기 들어서는 해외 시장을 찾아 외화채 발행을 확정했다. 5억달러 달러채 5년물, 5억유로 유로채 7년물을 조달했다. 원화 기준으로 약 1조6000억원 가량이다. 두 채권 모두 그린본드 형태로 발행했다. 글로벌 신용등급은 S&P 기준 A-, 무디스 기준 A3이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국내 자본시장을 찾진 않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조달을 이어가면서 꾸준히 존재감을 가져가겠다는 계획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조달에 크게 무게를 두고 있지 않지만, 주기적으로 시장과의 접점을 이어가고 있는 까다로운 고객사 중 하나"라며 "글로벌에서도 은행 지주 등을 제외하면 최상위 등급을 보유하고 있어서 트랙레코드를 꾸준히 남기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내 IB들은 네이버와의 접점을 꾸준히 이어 나갈 예정이다. 내년 1월에도 네이버는 17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만기가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