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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가이던스 조정

크레이튼 적자전환 등 영업이익 전망치 70% 하향

문누리 기자  2023-12-05 07:40:48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DL그룹의 지주사 DL이 올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낮췄다. 기존에 올해 첫 가이던스를 낼 때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3분기 실적을 열어보니 녹록지 않은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자회사 DL케미칼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의 적자 확대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게다가 국내 건설현장 붕괴 사고 등으로 진상 규명 청문회를 여는 등 외부 리스크가 큰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영업실적 예상치를 재조정했다. 오차율 확대로 인한 불성실공시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정정공시를 냈다.


DL은 2021년 1월 대림산업의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순수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같은 해 3월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브랜드수수료, 배당수익, 임대수익 등 지주회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2021년 5월 기업집단명도 대림에서 DL로 변경됐다. 물적분할을 통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화합물질과 화학제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DL이앤씨와 DL케미칼을 설립했다.

최근 DL은 연간 가이던스 정정공시를 통해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을 6조3761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20%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은 4218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70% 줄여 공시했다.

이는 주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석유화학과 건설 등 계열사 수익성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3분기까지 올해 낸 영업이익을 합치면 700억원대로 작년 같은 기간(2608억원)의 30% 수준에 머물렀다. 연결기준 누적 매출도 3조77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8427억원)과 비교했을 때 1.9% 줄었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크레이튼이 영업부문 적자 전환한 영향이 컸다. 작년 3월 15일 인수완료 이후 크레이튼은 지난해 매출액 2조3778억원, 영업이익 2924억원을 남겼다. DL이 인수합병(M&A)하면서 지출한 비용과 재고자산, 유·무형 자산 평가증에 따른 추가 비용 인식 등을 반영해도 506억원이 남을 정도로 작년은 흑자가 컸던 해였다.


DL은 4분기부터 주요 화학 계열사들의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올해 1년치 실적은 기존 가이던스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지었다.

여기에 국내에서 재발생한 건설현장 붕괴 사고와 PF 위기설이 이어지면서 건설 계열사 관련 리스크도 남아있다. 이에 선제적으로 최종 실적과의 간극을 좁히고 외부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그동안 DL이 연간 가이던스 공시를 통해 공개한 실적 달성 오차율은 5~8%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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