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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언급한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CFO 역할은

EBITDA 개선 급선무…성낙선 상무는 운전자본투자·CAPEX 조절할 듯

박기수 기자  2024-01-03 14:46:16
롯데케미칼의 신임 대표이사인 이훈기 사장이 올해 현금흐름(캐시플로)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2년 연속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하는 등 금고가 비어가는 롯데케미칼이 올해 현금창출력 회복과 함께 캐시플로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성낙선 상무의 역할도 주목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사업운영 측면의 비용과 생산성 혁신, 운전자본 및 투자비 등을 효율화해 전사 차원의 현금창출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자"고 강조했다.

◇불황에 FCF 마이너스→재무구조 악화

롯데케미칼은 2년 연속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 상태다. 액수도 만만치 않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2022년 FCF는 -2조9604억원이다. 작년도 3분기 누적 -1조809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별도로만 봐도 마찬가지다. 2022년 -1조1788억원, 작년 3분기 누적 -1968억원을 기록했다.


음수의 FCF는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영업과 투자활동 결과 비어버린 금고를 채우기 위해 현금 조달이 이뤄졌을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1년 말 48%에서 2022년 말 55.1%, 작년 3분기 말 63.9%까지 상승했다.

심지어 작년 부채비율은 1조원이 넘는 증자가 반영된 결과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초 1조21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1조원이 넘는 자본확충이 이뤄졌지만 부채비율 상승은 막지 못했다.

물론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는 다른 제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탄탄한 수준이다. '양호' 수준으로 여겨지는 100%를 크게 하회하고 있고 연결 현금성자산도 작년 9월 말 기준 약 4조7000억원을 보유 중이다. 다만 향후 투자 규모와 그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등을 고려했을 때 캐시플로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분석된다.

◇EBITDA 회복이 우선, CFO의 역할은

재무적인 퍼포먼스의 기초는 CFO보다 최고경영자(CEO)의 영역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수익성 지표가 잘 나와줘야 한다. 갑작스러운 화학업계 불황으로 EBITDA가 한 해만에 급감하면 CFO로서도 대응하기 쉽지 않다.

2021년 롯데케미칼의 연결 EBITDA는 2조3684억원, 이듬해인 2022년에는 12.8배 감소한 1853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감가상각비 등을 반영한 영업이익은 -7626억원이었다. 이런 현금창출력으로는 운전자본과 CAPEX 투입액을 조절해도 충분한 FCF를 확보하기 힘들다.

올해는 EBITDA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대비 작년 EBITDA 개선이 일부 이뤄졌으나 정상화 단계라고 언급하기는 아직 모자랐다. 화학업계에서는 글로벌 화학 시황이 '바닥'을 지났다고 평가한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롯데케미칼의 연결 영업이익으로 3000억원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CFO인 성낙선 상무의 역할은 운전자본투자와 CAPEX 투자 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본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CAPEX 투자를 줄이면 현금흐름은 확보된다.

재고 소진과 함께 매출채권을 빠르게 회수하고 반대로 매입채무액을 늘리면 운전자본 부담이 줄어든다. 영업에서의 롯데케미칼 협상력과도 연결된다.

CAPEX의 경우 꼭 필요한 투자에 예산을 집행하는 등으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롯데케미칼의 연결 CAPEX는 2조5034억원이다. 여기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사업결합과 관계·공동기업투자 취득액을 합하면 현금유출액은 4조7926억원까지 늘어난다. 이외 기초·첨단소재·정밀화학·전지소재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쳐 수천억원의 투자 예정액이 남아있다.

재계 관계자는 "캐시플로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영업활동에서 얼마나 현금창출력을 회복하는 지다"라면서 "EBITDA를 기반으로 운전자본투자액과 CAPEX 투자액을 컨트롤하면 현금흐름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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