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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급여력 돋보기

삼성생명, 시장위험 '현실화'에도 안정성 유지

주식·금리위험액 증가에 따른 총 시장위험액 22.7조…순자산 증대 등이 상쇄

이재용 기자  2024-05-09 07:43:15

편집자주

신지급여력(K-ICS)제도는 기존 위험계수방식에서 벗어나 시나리오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경제환경에 따른 자본 변동성 등 리스크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한다. 이에 재무제표에는 보험사가 처한 실제 경영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 제도가 도입된 지 1년, 그간 쌓인 지급여력 데이터에 기반해 각 보험사의 경영 리스크를 파악하고 산출 배경과 결론 도출 근거를 살펴본다.
금리, 주가 등 외생변수로 인한 시장위험 현실화에도 삼성생명의 지급여력은 유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비율)은 218.8%로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을 70%포인트가량 웃돌았다. 연초보다는 0.7%포인트 감소하는 수준에 그쳤다.

기말 시장위험액은 외환, 금리위험액이 급증하며 연초 대비 4조원가량 증가했지만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을 5조원 이상 확보해 시장위험액 증가분을 상쇄했다. 가용자본은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따른 순자산 성장 등에 힘입어 증가했다.

◇요구자본 24.4조…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은 줄고 시장·신용위험은 확대

삼성생명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킥스비율은 218.8%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말 219.5% 대비 0.7%포인트 감소했다. 가용자본은 53조3725억원, 요구자본은 24조3896억원이었다. 각각 5조4695억원, 2조5641억원 증가한 규모다.

요구자본 변동 추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시장위험액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시장위험액은 18조5845억원에서 22조6829억원으로 4조984억원 늘었다. 상반기보다는 1조7223억원 증가했다. 시장위험은 시장변수와 자산포트폴리오의 분산도 부족 등으로 인해 잠재적 경제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다.


그중에서도 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외환위험액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외환위험은 2조5980억원으로 같은해 상반기 5251억원 대비 약 2조1000억원 불었다. 미 달러, 엔화 등의 환율상승위험은 감소했으나 환율하락위험이 2조원가량 증가한 영향이다.

금리위험액도 1조2852억원에서 2조3671억원으로 1조원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금리가 변동할 경우 자산과 부채의 가치변동분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인 금리위험이 증가했다는 건 그만큼 ALM Risk(Asset Liability Management Risk)가 커졌다는 의미다.

위험액 규모로는 주식위험액이 최대다. 지난해 말 주식위험액은 20조7565억원으로 상반기 말 대비 1조5927억원 커졌다. 위험액이 발생하지 않았던 신흥시장 상장주식 위험액이 332억원 신규 발생하고, 선진시장 상장주식의 위험액이 13조8204억원에서 15조5712억원으로 늘었다.

그외 위험액 항목의 변동은 크지 않았다. 부동산위험액은 2조4791억원, 자산집중위험액은 5조7115억원으로 연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위험액은 노출된 금리·주식·부동산·외환·자산집중위험액 등 하위위험액 항목의 합계에 분산효과가 적용돼 산출된다.

하위위험액 항목의 총합계는 단순 계산시 33조9122억원이다. 분산효과가 적용된 시장위험액은 22조6829억원으로 11조2293억원가량 발생한 셈이다. 요구자본 산출도 동일하다. 요구자본은 시장위험을 비롯해 생명장기손해·일반손해보험·신용·운영위험액에서 기본요구자본 뺀 분산효과 8조3408억원이 고려된 수치다.

◇순자산 1년 새 5.8조 성장…기타포괄손익 및 이익잉여금 증가 영향

요구자본이 2조5641억원 늘었으나 가용자본의 증가분이 두 배가량 크다. 가용자본은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 상의 부채를 초과하는 순자산(자산금액)에서 손실흡수성의 유무에 따라 일부 항목을 가산 또는 차감해 산출한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건전성감독기준 순자산은 50조374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말보다 5조7884억원 증가했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4조9731억원에서 26조3904억원으로, 조정준비금은 4조7757억원에서 7조8857억원으로 순증했다.

이익잉여금은 16조7321억원에서 17조9895억원으로 1조2574억원 늘었다. CSM 배수가 높은 건강보험(25.7배)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면서 연간 신계약 CSM을 3조6281억원 확보한 게 주효했다. CSM 배수가 높다는 건 같은 수익성 측면에서 양질의 보험계약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순자산은 불인정항목(주주배당액)과 재분류항목(자본증권 인정 한도 초과액) 등을 차감해 산출된다. 지난해 말 순자산 중 불인정항목과 재분류항목은 각각 2조320억원, 2조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산출된 기본자본은 46조3040억원이다. 여기에 보완자본 7조685억원을 더한 최종 가용자본이 53조372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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