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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으로 일낸 삼양식품, 고마진·고환율에 주가 불기둥

해외 매출로 영업이익률 '20%', 목표주가 '50만'도 넘긴 현재주가

홍다원 기자  2024-05-20 14:49:1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삼양식품의 주가 상승 기세가 무섭습니다. 17일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르는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51만원을 돌파했습니다. 통상 식품주는 주식 시장에서 변동성이 크지 않음에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라면 기업 중에서 시가총액이 부동의 1위였던 농심도 제쳤는데요. 삼양식품의 최고 효자인 불닭볶음면의 해외 매출 효과로 보입니다.

상한가를 찍은 다음날인 20일 오전 11시 22분 기준으로도 전 거래일 대비 15.34%(6만8500원) 오른 5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년 전 주가는 10만8000원이었습니다. 1년 새 5배 이상 뛰었습니다.

시가총액 순위도 뒤바뀌었습니다. 삼양식품은 5월 10일 농심을 밀어내고 라면 대장주로 올라섰습니다. 당초 삼양식품 시총은 농심 시총 3분의 1 수준이었지만 20일 기준 삼양식품이 1조3568억원 더 많습니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삼양식품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삼양식품을 사들이면서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서만 개인은 삼양식품을 490억원, 외국인은 84억원 순매수하고 있습니다.

삼양식품 주가에는 두 번의 모멘텀이 있었습니다. 10만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2023년 3분기부터 20만원대를 돌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등락을 거치다가 올해 4월 들어 수직 상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모멘텀에는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 발표 이후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삼양식품의 주가 급등 원인은 실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짐작 가능한 대목입니다.

◇Industry & Event

삼양식품은 식품을 제조하고 판매(면, 스낵류, 뉴트리션, 소스, 조미소재, 냉동)하는 기업입니다. 주력 상품은 라면인데요.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판매되는 라면을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를 도맡고 있는 밀양공장 가동률은 71.5%로 전년 동기 대비 14.8%p 상승했습니다. 매출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만큼 주가 폭등의 비결은 '해외'로 보입니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냈습니다. 연결 매출액은 3857억원,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7.1%, 235.8%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417억원을 92%나 넘겼는데요. 1분기 음식료 업종 중 최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실적을 견인한 건 단연 해외입니다. 지난 1분기 해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 상승한 289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라면 수출액이 2억7026만달러(약 366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삼양식품 매출이 전체 수출액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마진이 높은 해외 매출이 늘어나면서 1분기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20.7%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대표 상품은 불닭볶음면입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2016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적 유행으로 번진 'Fire Noodle Challenge(불닭볶음면 먹기 도전 영상)'을 계기로 수출이 빠르게 늘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크림소스맛이 가미된 '까르보불닭' 시식 영상이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처럼 번지면서 미국 실적이 크게 올랐습니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입점 지역이 확대됐는데요. 삼양아메리카(미국 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 74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폭등한 수치입니다.

◇Market View

증권사에서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양식품 관련 리포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불닭의 신화는 끝이 없다', '음식료 업종 희대의 서프라이즈', '상상도 못한 실적' 등 제목만 봐도 삼양식품 주가에는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높은 해외 매출, 원가 하락, 판관비 효율화 등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삼양식품 주가는 증권사에서 올려잡은 목표 주가(50만원)를 이미 넘어섰는데요. 실적 발표 이후 보고서를 낸 DS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기존에 제시했던 목표 주가(26만원~32만원)보다 92% 높은 목표 주가 5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하면서 목표 주가를 50만원으로 잡았다"며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등 전 지역에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밀양 공장이 풀 생산능력(CAPA) 상황에도 전략적으로 국내 물량은 줄이고 해외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2025년까지 밀양 제2공장 증설로 30% CAPA 증가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삼양식품의 재무 담당 키맨은 장석훈 최고재무책임자(CFO)입니다. 1978년생인 장 CFO는 2005년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를 거쳐 2010년엔 위메프에 입사했습니다. 2022년엔 위메프 CFO를 지내다 2023년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현재 통합 자금관리체계 구축, 리스크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그가 CFO를 맡으면서 그간 강화해 왔던 삼양식품 IR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수출 기업인 만큼 모멘텀을 유지하고 외부 투자 유치 등을 위한 적극적인 IR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분기별로 IR 자료를 제공하고 월별 수출 통계 등 콘텐츠로 투자자들과 소통해 나가고 있습니다.

삼양식품 사업보고서에는 작성책임자인 장 CFO(최고재무책임자) 내선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장 CFO와 직접 통화하고 싶어 20일 오전 9시 30분 연결을 시도했지만 자동응답시스템(ARS) 형식으로 이어져 여의치 않았습니다.

대신 IR 팀과 연결돼 삼양식품 IR 담당자인 이한철 매니저로부터 주가 흐름에 대한 상세한 의견을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IR 담당자 역시 주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조심스러워했지만 실적과 연관성이 크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양식품 IR 담당자는 "상한가까지 치솟은 것은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 발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고환율 지속에 따른 환차익 효과와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해외 매출이 확대됐다"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곧 실적으로 이어지냐는 질문에는 "해외 매출에서의 생산 능력 확대 여력이 확인된 결과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밀양공장 증설 발표가 있었음에도 10만원대에서 횡보했었다"며 "본격적인 생산량 증가에 따라 비용이 감소했고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 발표 이후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R 활동도 주가 상승에 한몫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삼양식품이 월별 매출 실적을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및 미국 실적이 숫자로 이를 뒷받침하면서 주가에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더 자세한 의견을 듣고 싶어 홍보팀을 통해서도 CFO의 의견을 문의했지만 원론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꾸준히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안정적인 장기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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