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공격적 설비투자 기조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신용도 개선 흐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A+로 상향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번 상향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신평사들은 삼양식품을 놓고 중단기적으로 투자부담은 남겠지만 이후 투자성과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등급상향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등급상향 8개월 만에 다시 긍정적 아웃룩 확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12일 삼양식품의 장기 신용등급 및 전망(아웃룩)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올 4월 등급이 상향조정 된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번 등급전망 조정의 핵심 배경은 외형 성장 속도다. 삼양식품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0년 6485억원에서 2025년 9월 누적 1조7141억원으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1086억원에서 4298억원으로 늘었고, EBITDA 마진도 25% 수준까지 상승했다.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요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외형 성장의 이면에는 투자부담도 존재한다. 공격적 투자기조는 현금흐름에서 드러난다. 삼양식품의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446억원, 2023년 1608억원, 2024년 3558억원으로 확대됐다. 올 3분기 말에는 238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잉여현금흐름은 2022년 -632억원에서 2023년 994억원, 2024년 1030억원으로 흑자를 이어오다 올 3분기 -211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자본적지출(CAPEX) 영향이다. CAPEX 규모는 2023년 494억원에서 2024년 2334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에만 4199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이후 밀양 2공장 준공과 신사옥 매입, 소스 설비 등 생산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총차입금은 2020년 말 723억원에서 2025년 9월 말 5671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신용평가사들은 재무지표의 방향성에 주목했다. 부채비율은 2022년 100%를 넘긴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해 2025년 9월 말 기준 89.7%를 기록했다. 순차입금/EBITDA 배수 역시 2022년 1.3배에서 0.4배까지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여전히 20%를 웃돌지만 2022년을 고점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차입금의 만기구조가 개선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총차입금 대비 장기차입금 비중은 2022년 55.5%, 2023년 49.3%, 2024년 41.4%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 3분기 55.2%로 반등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실제 등급 상향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차입금의존도 20% 이하, 나이스신요영가는 부채비율 50% 미만을 등급상향 검토기준으로 제시했다. 현재 지표는 개선 국면에 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는 국면에서 재무구조 안정성이 구조적으로 안착했는지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장석훈 본부장, 지난해까지 현금창출력 내에서 투자 규모 조율 삼양식품은 장석훈 CFO가 합류한 이후 연달아 신용등급 상향이라는 성과를 맛봤다. 삼양식품은 2023년 8월 CFO로 장석훈 경영지원본부장을 영입했다. 장 본부장은 재무·회계 조직에서 자금, 재무전략, 투자 관리 경험을 쌓아온 재무 전문가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삼일회계법인에서 2005년~2010년 근무했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는 위메프에서 재무를 담당했다. 2022~2023년에는 CFO 자리를 담당했다. 위메프에서도 그는 판관비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성과를 두기기도 했다.
장 본부장은 삼양식품 합류 이후 공격적 CAPEX 국면에서도 재무지표의 급격한 훼손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투자 규모는 EBITDA로 부담이 가능한 선에서 유지됐다. 그는 2024년까지 영업현금흐름으로 투자와 배당을 상당 부분 충당하며 FCF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2025년에는 일시적 FCF 적자 전환 국면에서도 유동성은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25년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226억원으로 단기성 차입금 규모를 상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