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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조달 전략 점검

3.4% 정기예금 꺼낸 조은저축, 유동성 관리 '집중'

이달 금리 0.2%p 상향 조정, 특판 상품도 출시해 예금 만기 분산…수신 잔고 회복세

유정화 기자  2025-06-26 07:58:34

편집자주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의 자금 조달 수단은 단순하다. 채권 발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정기예금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최근 저축은행업계 수신 잔액이 100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조달 기반이 흔들렸다. 수신이 줄면 여신 확대에도 제약이 불가피한 탓에 이는 곧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출 영업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저축은행들은 저마다의 방법을 활용해 수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벨은 주요 저축은행들의 조달 전략을 집중 조명해 본다.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는 조은저축은행이 수신 확보에 적극 나섰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력 조달원인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업계 최고 수준인 3.40%로 끌어 올렸다. 하반기 예수금 만기 도래에 앞서 수신을 확보해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하고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조은저축은행은 올해 수신 규모를 확대해 축소된 자산 규모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업황 악화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보수적 영업 기조를 지속하며 자산 규모를 축소해 왔다. 또 수신 잔고 변동성을 높이지 않기 위해 요구불예금 보단 거치식예금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평균보다 0.42%p 높은 정기예금 금리

조은저축은행은 23일 서울 본점에서 모집하는 6개월,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를 3.2%에서 3.4%로 0.2%p 올렸다. 지난 13일엔 3.40% 금리를 제공하는 6개월 '특판한도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SB톡톡'과 모바일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1일 한도 30억원으로 판매되며, 전체 한도 소진 시 마감된다.


조은저축은행이 정기예금 상품에서 제시하는 금리는 업계 정기예금 평균(2.9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5월 3.20%로 상향한 뒤 앞서 최고 수준 금리를 제공하던 JT저축은행의 e-정기예금(3.25%)보다 0.15%p 높은 금리다.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예금 금리를 올리며 수신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수신 확보에 나선 배경은 유동성을 관리하고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조은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예금 금리를 높인 건 하반기 예금 만기가 집중돼 있어 이를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신규 여신 증가분이 발생해서 사전적으로 수신을 확보해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저축은행은 시장의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경우 선자금, 후영업 원칙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총 수신의 5%를 유동성 자금으로 비축한다. 단 자금시장의 경색 국면으로 인해 신규 조달이 불투명한 경우엔 위험관리위원회 승인 후 유동성 자금 비축 한도를 확대하도록 하는 유동성 관리 체계를 갖췄다.

조은저축은행의 올 1분기 유동성 비율은 181.24%로. 1년 전 보다 11.64%p 상승했다. 법정 기준치인 100%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유동성 비율은 유동성부채 대비 유동성자산 비율로 단기조달자금에 대한 단기자금운용을 표시하는 지표다. 유동성부채에는 만기가 3개월 이내에 도래하는 예수금, 차입금, 사채 등이 포함된다.

◇요구불예금 비중 1년새 3.5% → 0.32%

조은저축은행은 올해 수신 규모를 확대해 근 2~3년간 축소된 자산 규모를 회복할 계획이다. 조은저축은행은 과거 부동산 대출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유했고,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며 자산 규모를 축소해왔다. 2022년 6월 6162억원을 기록했던 총자산은 1년새 4443억원까지 감소한 바 있다.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보수적 영업 기조를 이어 오던 조은저축은행은 작년부터 다시 영업 확대에 나섰다. 올 1분기 기준 총자산은 5399억원, 수신 잔고는 4586억원이다. 타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축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세로 보여진다.

다른 중대형 저축은행과 달리 조은저축은행은 요구불예금보다 거치식예금에 집중할 계획이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일시에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는 요구불예금의 경우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 1분기 전체 예수금에서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32%로, 전년 동기(3.5%) 보다 3.18%p 하락했다.

조은저축은행은 과거 삼환그룹 계열 신민저축은행으로, 1996년 코스닥에 입성했다. 다만 2011년 부실이 이어지면서 상장폐지됐고, 2013년 홍콩계 투자그룹 SC로이(SC Lowy)가 유일피이투자가 공동 인수했다. 2018년 SC로이가 유일피이투자 지분 50%를 사들이면서 현재 조은저축은행 지분 99.9%를 보유했다. 서울에 영업 본점을, 여수에 지점을 하나씩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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