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홍콩계 투자금융그룹 SC로이(SC Lowy Financial)다. 2013년 저축은행 사태로 부실화된 신민저축은행을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 SC로이는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엑시트를 추진했으나 매각은 번번이 무산됐다. 적정 몸값을 두고 시장과 눈높이가 달랐기 때문이다.
조은저축은행은 이후 알짜 매물로 거론된다.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특히 업황 악화로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때 수도권 부동산 대출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하며 흑자를 지속해 왔다. 이익잉여금이 쌓이자 SC로이는 현금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100억원 수준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의 매각 불발, 원인은 엇갈린 '프리미엄' 적정가 조은저축은행의 전신은 삼환그룹 계열 신민저축은행으로, 1972년 신민상호신용금고란 사명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설립 이후 내실 위주의 경영 전략을 통해 지난 2003년까지 무려 33년 간 흑자를 기록하는 등 몸집은 작지만 건실한 저축은행으로 인식돼 왔다. 1996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기도 했다.
그러나 저축은행 사태를 기점으로 급격히 경영 여건이 악화했다.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고객들의 신뢰가 하락했고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011년 세 차례의 증자를 단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결국 신민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2월 자본잠식률 과다로 상장폐지됐고 SC로이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SC로이는 2013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유일 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민저축은행을 200억원대에 인수했다. 유일PE-SC로이 컨소시엄은 인수 후 이듬해 상호명을 변경하고 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지원했다.
인수 이듬해인 2014년 사명을 조은저축은행으로 바꾸고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영업구역을 전라도권까지 확대했다. 2018년에는 SC로이가 유일PE와 유일PE 우호세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49.89%를 마저 인수하며 지분율은 99.9%까지 끌어올렸다.
업황 악화 속에 SC로이는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 조은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별도 매각주간사를 선정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원매자들과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매각에는 실패했다. SC로이는 순자산의 2배에 달하는 약 900억~1000억원 수준의 매각 희망가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권 프리미엄 적정가를 두고 이견이 컸다는 후문이다. 저축은행업은 더 이상 신규 사업 인가를 받을 수 없고, 영업 구역 규제가 있는 저축은행 업권의 특성상 고객 기반이 넓은 서울 저축은행의 경우 프리미엄이 붙는다. 특히 서울, 경기권의 경우 영업 확대가 용이해 200억원 이상 가치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은저축은행은 꾸준히 저축은행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원매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소"라며 "매각 추진 당시 SC로이가 매각 희망가를 낮췄다면 충분히 매각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여신 비중 82%, 건전성 지표는 평균 소폭 웃돌아 조은저축은행의 자산총액은 올 1분기 기준 5399억원으로 업계 46위 중소형 저축은행으로 꼽힌다. 기업금융 특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총여신(4161억원) 가운데 3427억원(82.4%)이 기업대출이다. 이중 중소기업 대상 여신 규모는 3327억원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 대출이 전체 여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건전성 지표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올 1분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9.6%, 10.7%로 업계 평균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 경기 악화 영향이 제한적인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여신을 취급해 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4년부턴 매년 연간 기준 흑자를 내고 있다. 타 저축은행과 달리 대손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으면서 2023년과 2024년에도 37억원, 56억원 순익을 냈다. 같은 기간 79개 저축은행은 5599억원, 39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조은저축은행이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이면서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흑자가 누적되면서 자기자본도 증가세다. 2021년 말 477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올 1분기 62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SC로이는 배당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도 나섰다. 작년 말 기준 40억원을 배당했다. 2021년 30억원 배당 이후 3년 만이다. SC로이가 여태껏 배당을 통해 회수한 조은저축은행 투자금은 총 100억원 수준이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부실채권을 정리하느라 순자산이 늘어난 저축은행은 몇 없다"며 "스스로 몸값을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엑시트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실적은 저축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