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저축은행은 알짜 잠재 매물로 꼽힌다.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맞은 지 햇수로 4년 차를 맞으면서 인수합병(M&A) 이슈가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어 영업구역 이점이 크고, 업황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사모펀드 체제에서 애큐온저축은행은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19년 인수 당시 2조3532억원이었던 자산 규모는 올 1분기 5조2229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업계 5위로 도약했다. 매물로 거론되는 회사 중 최대 규모다. M&A 규제상 영업권 확대 목적 합병이 어려운 만큼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는 저축은행을 두고 있지 않은 금융지주가 거론되고 있다.
◇서울·부산 영업권 보유, 올해 최대 실적 경신 목표 애큐온저축은행의 전신은 1972년 설립된 지역소매 금융기관 삼아무진이다. 이후 한솔상호저축은행, HK저축은행 등의 이름을 거쳐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2016년 애큐온캐피탈에 인수됐고, 2017년 현재의 간판을 달게 됐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이후에도 두 차례 대주주 변경을 겪었다. 애큐온캐피탈의 최대 주주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JC플라워(JCF Ⅲ K Holdings LCC)는 인수 4년 만인 2019년 8월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어링PEA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아고라 LP(Agora L.P.)에 애큐온캐피탈을 매각했다.
베어링PEA 아래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인수 이후 2년 동안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자산과 순익이 대폭 늘어났다. 2019년말 기준 2조3532억원이었던 애큐온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5조54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22년엔 6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부실채권 정리와 보수적 영업기조로 자산이 축소됐다.
2022년에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베어링PEA 인수하면서 애큐온저축은행은 스웨덴 사모펀드 하에 속하게 됐다. 새로운 사모펀드 품에 새로 안긴 지 햇수로 4년 차가 되면서 매각설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다.
영업권은 애큐온저축은행의 강점 중 하나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서울에 본점과 2개 금융센터를 두고 있으며 부산에도 지점 1곳을 뒀다. 상호저축은행법은 영업권역을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남·전북·제주,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6개로 나누고 있는데, 인구가 집중된 지역에 위치한 만큼 지역 규제에서 자유롭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일찍이 구축한 탓에 저축은행 사태로 업권이 휘청일 때도 꾸준히 흑자를 달성해왔다.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6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업계에서 애큐온저축은행은 저력이 있는 저축은행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업황 악화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인수 매력을 끌어 올리는 요인이다. 2023년 빅베스를 단행하며 633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이듬해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3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2556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한 효과다.
올해는 최대 실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이 설정한 순이익 목표치는 K-GAAP 기준 697억원이다. 1972년 출범 이후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거둔 순익(370억원) 보다 327억원(88.4%) 증가한 수치다.
◇우량한 건전성 지표, 영업권 확대 목적 M&A 불가 특히 건전성 지표는 업계 1위 SBI저축은행과 함께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연체율은 5.72%로 업계 평균인 9.0%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다만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0.45%p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 소폭(0.04%p) 상승한 6.97%를 나타냈다.
이렇다 보니 인수를 희망하더라도 영업권 확대 목적 M&A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한 저축은행이 3곳 이상 영업구역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예외적으로 4곳 이상 영업권 확대가 가능한 M&A 대상 저축은행 범위를 늘렸지만 애큐온저축은행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올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2.6%다.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경우 12% 이하일 경우 '그레이존 저축은행'에 포함돼, 영업권 확대를 위한 M&A가 가능하다. 현재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산건전성 4등급을 받아 M&A 대상 저축은행에 포함된다.
이렇다 보니 최대주주인 EQT파트너스가 애큐온저축은행 매각 작업에 착수할 경우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저축은행을 두고 있지 않은 금융지주가 거론된다. 업계 최대 우량 매물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수익성 확대 목적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저축은행과 비교해 애큐온저축은행은 자산 규모나 보유한 여신이 상대적으로 우량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들이 많을 것"이라며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 않은 IM금융, JB금융도 한 번쯤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M&A 유인을 높이기 위해 금융지주회사가 저축은행 대주주인 경우에는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금융지주회사가 금융지주사법상 저축은행 인수 시 대주주 심사가 면제되는 점 등을 반영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