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타 카드사들이 기피하는 스타트업 및 소기업 법인카드 시장에서 장기적 관점의 관리경쟁력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발급과 유지에 손이 많이 가고 당장 수익성은 낮지만 고객 성장단계에 맞춰 혜택과 서비스를 이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법인카드 회원 수가 가파르게 늘었다.
경쟁사가 관리부담을 이유로 비켜간 시장에서 롯데카드는 자리를 지켰다. 매년 중소기업확인서 갱신 등 번거로운 절차를 감수하면서도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성장 전 과정을 함께하는 고객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단기수익보다 미래 시장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한 관리경쟁력이 롯데카드 법인카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법인고객 2.7만개사→2025년 4.1만개사 롯데카드 법인고객 회원 수는 최근 4년간 눈에 띄게 늘었다. 2021년 1분기 2만7433개사였던 법인카드 회원 수는 2025년 1분기 4만1075개사로 52% 증가했다. 은행계 카드사처럼 주거래 은행을 통한 안정적인 영업망 없이 거둔 성과다.
은행계 카드사는 지점을 통한 직접 영업이 강점이다. 법인계좌 개설과 동시에 카드 발급을 연계하고 그룹 계열사나 주거래 은행 기반으로 안정적인 법인고객 풀을 확보한다.
롯데카드는 이런 기반이 없다. 과거라면 대형 법인고객 확보가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를 비대면 발급 시스템과 체계적인 사후 관리로 보완했다. 온라인 발급 시스템을 강화해 은행 방문 없이 서류 제출만으로 법인카드 발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고객 관리체계를 접목해 신규 발급 이후에도 장기 이용을 이어가도록 유도했다.
롯데카드의 법인고객 비중을 보면 스타트업과 소기업이 가장 많다. 그다음이 중견·대기업 순이다. 고객 수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집단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라는 의미다.
이 시장을 노린 대표 상품이 '로카 코퍼레이트 제우스'다. 연회비 70만 원의 프리미엄 법인카드로 고객층은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CEO나 임원 등 고위급 경영진이다. 법인회원에게 연간 이용금액의 0.5%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0.5% 룰' 때문에 중견 이상 기업에는 발급할 수 없지만 스타트업 및 소기업 대표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출시됐다. 카드당 평균 이용금액이 높고 향후 해당 기업이 성장했을 때 롯데카드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발급과 유지에 드는 관리 비용이다. 제우스를 포함한 소기업 전용 법인카드 발급에는 중소기업확인서 제출이 필수다. 유효기간이 1년으로 매년 갱신하지 않으면 혜택이 축소된다. 매출액과 주식변동상황 등 기준에 따라 중소기업이라는 확인을 받아야 중소기업 대상 법인카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 법인카드사업 관계자는 “대부분 법인이 연말 또는 분기마감을 하는 만큼 4월에 소기업확인서 갱신이 몰린다”며 “갱신 절차와 관리 부담이 커 스타트업이나 소기업 대상 법인카드 시장 진출에 허들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 빠진 자리 지킨 이유는 이 시장은 대기업 법인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관리 공수가 커서 경쟁사들이 쉽게 발을 빼는 영역이다. 롯데카드는 오히려 이 시장을 전략적으로 유지했다.
당장은 수익이 적어도 성장 단계에서 롯데카드 서비스를 경험한 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가면 충성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관리경쟁력이 곧 미래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이다.
관리경쟁력은 조직경쟁력과도 맞물린다. 롯데카드는 법인카드 전담 부서를 2021년 금융사업본부 산하로 편입해 기업금융과의 시너지를 노렸다. 대출과 리볼빙 등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금융사업본부 하에 법인카드사업실을 두면서 법인고객에 대한 데이터와 관리 경험을 누적하는 중이다.
채널 측면에서는 비대면 발급 환경을 만들어 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은행창구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발급과 사후 관리까지 가능한 구조를 갖춘 것이다.
관리경쟁력은 단기 수익이 아니라 미래 시장지위를 확보하는 투자라는 게 롯데카드의 판단이다. 이를 통해 은행계 지원 없이도 법인카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