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법인카드 부문에서 성장을 거둔 과정의 중심에는 구영우 금융사업본부 부사장(사진)이 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이후 외부에서 영업한 경영진 중 유일하게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캐피탈과 저축은행 재직 시절 쌓아 온 법인 대표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사장 자리에서도 직접 영업에 나서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조직 안팎에서 이례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금융권 출신 B2B 전문가…한미캐피탈 시절 MBK와 첫 접점
구 부사장이 롯데카드에 합류한 시점은 2019년 11월이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이후 핵심 경영진을 새로 꾸릴 당시였다. 구 부사장은 한미캐피탈과 HK저축은행을 거친 2금융권 전문가로 기획부터 자금, 심사, 리스크관리, 영업까지 프론트와 백오피스를 두루 거쳤다.
특히 2006년 한미캐피탈 재직 시절에는 MBK파트너스가 1호 펀드를 통해 한미캐피탈을 인수했다. MBK파트너스와 첫 인연이 이 지점에서 시작된 셈이다. HK저축은행 대표이사와 한국리테일투자운용 대표이사를 거친 뒤 MBK파트너스가 주도하는 롯데카드 새 경영진 라인업에 포함되며 금융채권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2020년 3월 롯데카드는 경영전략본부·금융채권본부·영업본부를 각각 총괄하는 부사장 3인 체제를 도입했다. 삼성카드 출신 석동일 부사장이 경영전략본부를, HK저축은행 출신 구 부사장이 금융채권본부를 맡으며 외부 영입 인사가 두 축을 이뤘다. 롯데카드 내부 출신인 박두환 부사장이 영업본부를 맡아 내부 인사도 포함됐다. 같은 해 9월에는 삼성카드 출신 정상호 부사장이 마케팅본부장으로 합류하면서 외부 인사 3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부사장 4인 체제가 완성됐다. MBK파트너스가 영입한 외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경영 라인업이 본격 구축된 셈이다.
작년 3월부터는 석동일, 정상호 부사장이 모두 물러나면서 구 부사장만이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택한 전략가로서 생존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 부사장이 맡은 금융사업본부는 카드금융 및 카드사에서 상대적으로 비주류 영역으로 여겨졌던 비카드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카드업계가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에서 한계를 맞던 시기 비은행 계열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던 롯데카드는 금융사업본부를 통해 새로운 수익 포트폴리오를 모색해야 했다. 법인카드 역시 그 한 축이었다.
2021년 7월 '0.5% 룰'을 포함하는 식으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이 시행되면서 시장 환경이 바뀌자 구 부사장이 담당하던 금융사업본부 산하로 법인영업조직이 재편됐다. 같은 해 12월 롯데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법인영업실이 구 부사장이 담당하는 금융사업본부 산하로 편입됐다. 본격적인 법인카드 확장 전략이 시작된 것이다.
비은행 카드사의 한계를 법인영업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구 부사장 산하 금융사업본부의 전략적 확신 아래 법인카드를 수익사업으로 관리했다. 그 결과 롯데카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년 동안 법인카드 취급고를 두 배 넘게 키웠고 시장점유율도 8.4%에서 12.9%로 오르며 BC카드를 제외한 8개 카드사 중 2위를 기록했다.
◇법인 CFO·대표와의 신뢰로 신규계약 유치 기여
구 부사장이 실질적인 법인카드 영업에도 앞장서고 있어 주목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구 부사장 본인이 직접 법인대표들을 소개하고 신규 계약을 주선하는 등 임원 자리에서도 실무를 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캐피탈과 HK저축은행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온 중소기업 대표들이 현재 중견기업 대표로 성장한 경우가 많아 롯데카드 법인카드 고객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구 부사장은 CFO나 대표에게 먼저 연락해 두고 담당 직원이 연결되도록 미리 포석을 깔아주는 스타일"이라며 "신규 유치 취급고의 상당 부분이 구 부사장이 주선한 물량으로 잡히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총량규제, 카드사 본업 성장둔화 등 복합적인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구 부사장이 키를 쥔 법인카드 부문 실적을 통해 비은행 카드사로서의 한계를 일부 해소해 나가고 있다.
구 부사장이 이끄는 금융사업본부는 현재 법인카드 외에도 장기카드대출(카드론)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리볼빙서비스 등 카드금융은 물론 내구재 할부와 리스, 전세대출, 대체투자 등 비카드 포트폴리오를 아우르고 있다. 과거 카드사에서는 비주류로 취급받던 영역이 이제는 롯데카드 수익구조의 한 축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