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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는 지금

롯데카드, 법인카드로 판을 바꾸다

①'0.5% 룰' 이후 법인카드 중심 전략 주효…외형·점유율 모두 두 배 성장

김보겸 기자  2025-07-30 07:48:23

편집자주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5년. 롯데카드는 개인 신용카드 중심의 전통적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법인카드를 중심으로 한 금융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황 부진 속에서도 법인카드 취급고와 시장점유율을 모두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B2B 카드 시장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롯데카드의 법인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그간의 전략과 성과를 조명해본다.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롯데카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형이다. 신용카드업계가 전반적인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지만 롯데카드는 비은행 카드사라는 구조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다.

변화의 중심에는 법인카드가 있다. 2021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이른바 '0.5% 룰'이 도입되면서 비은행 카드사에도 성장 기회가 열렸다. 롯데카드는 법적 환경 변화를 기회삼아 법인카드 실적과 점유율 모두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카드사 새로운 격전지 된 법인카드…롯데카드, 4년 만에 업계 2위

2021년을 기점으로 카드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소비자 중심의 신용카드 시장이 규제와 포화로 한계를 드러내는 사이 카드사들은 기업 대상 법인카드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결정적 계기는 같은 해 7월 시행된 '0.5% 룰'이었다.


카드사가 법인회원에게 연간 이용금액의 0.5%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인 마케팅 경쟁의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0.5% 룰은 카드사 간 법인카드 경쟁의 룰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됐다.

과거처럼 무제한의 마케팅비로 거래처를 사들이는 방식은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 이제는 상품력과 서비스 경쟁력, 데이터 기반 운영 역량이 관건이 된 것이다. 롯데카드는 변화의 중심에서 가장 빠르게 몸집을 키워 왔다.


롯데카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법인카드 시장에서 취급고와 점유율을 모두 두 배로 키우는 성과를 거뒀다. 2021년 1분기 기준 3조원대였던 법인카드 취급고는 2025년 1분기 6조2513억원까지 확대됐다. 이 기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업계 최고 수준인 20.1%에 달했다.

롯데카드 법인카드 시장점유율도 4년간 꾸준히 상승하며 업계 내 입지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2021년 1분기에는 8.4%로 BC카드를 제외한 8개 카드사 중 7위에 머물렀지만 2022년 1분기에는 10.1%로 상승하며 6위에 올랐다. 2023년 1분기에는 10.8%로 점유율이 더 높아지며 3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11.8%를 기록하며 3위를 유지했다. 올 1분기에는 12.9%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국내 법인카드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법인카드를 구성하는 전체 영역에서 4년 연속 성장을 기록해 주목된다. 외형확대뿐 아니라 수익성도 추구해온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부적으로는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일반법인카드 부문 성장세가 가파르다. 2021년 1조430억원이던 일반법인카드 취급고가 2022년 1조4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늘었다. 2023년에도 15.4% 증가한 1조6978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전년 대비 8.7% 늘어난 1조8453억원, 2025년에는 7.4% 증가한 1조9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세금카드 부문은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성장률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세금카드 취급고는 2021년 1분기 1414억원에서 작년 1분기 3994억원으로 3년 만에 182.4% 급증했다. 올 1분기에는 5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6% 증가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법인 구매전용카드 부문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1년 1조8175억원에서 1년 뒤에는 34.8% 증가한 2조4513억원으로 성장했다. 2023년에도 15.8% 늘어난 2조8374억원을 기록하며 두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다. 2024년 1분기 3조1067억원을 거쳐 올 1분기에는 전년 대비 19.6% 늘어난 3조7158억원으로 4년 내내 취급고를 늘렸다.

법인카드 모든 영역에서 마이너스 성장 없이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한 카드사는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특히 법인 구매전용카드 부문은 취급고 자체가 크고 기업 간 대금결제에 활용돼 거래 안정성도 높다.

◇비은행 카드사 한계, 법인카드 부문으로 극복

롯데카드가 법인카드 사업에 집중하게 된 배경에는 비은행 카드사로서의 구조적 한계 극복이라는 전략적 고민이 있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는 통상 계열 은행과의 주거래 관계를 통해 기업 고객을 확보한다"며 "반면 롯데카드는 자체 은행 계열이 없어 이 같은 이점을 누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비은행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롯데카드는 우량 법인고객을 직접 발굴하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영업 역량을 키우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2019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B2B 중심 전략을 강화하며 카드 서비스를 넘어선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현실화해 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매각가를 높이기 위한 외형확장이라는 비판도 내놓는다.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법인카드를 위주로 자산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하다 보니 수익성은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오히려 카드사 경쟁의 새로운 축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아직 상위권 진입과정에있는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외형성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상위권에 위치한 카드사들은 수익성과 비용의 균형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법인카드 확대에 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같은 법인카드 전략이라 하더라도 각 사의 시장 내 위치에 따라 접근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롯데카드는 금융지주라는 캡티브 환경 없이도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낸 셈"이라고 진단했다.

수익구조 다변화 차원에서도 법인카드에서의 외형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론을 신용대출에 포함시키고 총량관리에 나서면서 카드론을 통한 수익 확대가 어려워졌다. 반면 법인카드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을 받지 않고 거래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단건 수익은 높지 않더라도 유의미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5월 법인카드 평균 승인금액은 13만2513원으로 개인카드(3만5730원)의 약 3.7배에 달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전체 법인카드 총 승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5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의 법인카드 전략은 외형확대를 넘어서 기업고객 중심의 B2B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카드 발급뿐 아니라 디지털 기반의 법인경비 관리와 세금 정산, 맞춤형 구매 솔루션 등으로도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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