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연초 그룹 미래 전략 워크숍을 열고 이 자리에서 "미래 50년을 위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건설 중심 그룹의 틀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은 올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활발한 신규 투자를 전개할 예정이다. 멈췄던 M&A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1999년 계열 분리, 2018년 지주사 전환 HDC그룹은 1976년 현대건설 주택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된 한국도시개발이 모태다. 1977년에는 토목·플랜트 건설회사인 한라건설이 설립됐다. 두 회사가 1986년 합병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이 탄생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99년 HDC그룹은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독립했다. 같은 해 9월 현대산업개발 최대주주였던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이 보유 지분을 고(故)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과 장남 정몽규 회장에게 넘겼다. 정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이다.
정세영 명예회장과 정몽규 회장 부자는 당초 현대자동차 경영에 매진했다. 정 명예회장은 1987년부터 1994년까지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 회장을 겸직했다. 1999년에 장조카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현대자동차 경영권을 넘겼다.
정몽규 회장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1999년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같은 해 용산 민자역사 개발을 주관할 현대역사가 설립됐고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용산 민자역사는 2004년 완공 이후 HDC그룹의 터전이 됐다.
HDC그룹은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 해 5월 현대산업개발은 건설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 HDC현대산업개발을 출범시켰다. 존속법인의 사명은 HDC로 변경했다. 같은 해 6월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유가증권시장에 변경 상장됐다.
HDC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정몽규 회장이 지분 33.68%를 보유하고 있다. VIP자산운용이 8.01% 지분을 가진 2대 주주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공단도 6.67%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의 100% 개인 회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 역시 같은 기간 6.1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건설업 매출 비중 70%, 2024년 첫 매출 6조 돌파 HDC그룹은 건설업을 중심으로 종합 라이프·인프라 기업집단으로 발돋움했다. 건설 및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HDC현대산업개발, HDC아이앤콘스가 주요 종속회사로 꼽힌다. HDC랩스는 부동산업에서 파생한 건설솔루션, 부동산 종합관리를 수행 중이다. 기능성 합성수지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HDC현대EP, 발전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통영에코파워, 유통부문의 HDC아이파크몰, 악기사업을 하는 HDC영창 등도 있다.
건설 관련 매출이 70%를 웃도는 점은 HDC그룹의 가장 큰 고민이다.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에서 건설업은 추가 성장의 한계가 분명한 업종이기 때문이다. 2024년 연 매출을 기준으로 지주사 HDC와 종속회사의 포트폴리오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로 나타났다. 이 외 유화 부문이 15.2%, 건물관리 및 호텔업이 7.7% 수준의 비중을 갖고 있다.
이에 HDC그룹은 기존 건설, 라이프, 인프라&에너지 등 포트폴리오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물색하고 있다. AI, IT 등 기술과 결합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의 전략 사업을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HDC그룹이 M&A에 재시동을 걸 것이라는 전망도 지난해부터 새어 나왔다.
HDC그룹은 그만한 실탄을 장전해 놓기도 했다. HDC의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1조2677억원에 달한다. 단기금융상품 2832억원을 더하면 1조5000억원을 웃도는 여윳돈을 쥐고 있는 셈이다.
그룹 전체 매출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HDC는 2022년 지주사 체제 전환 4년 만에 연결기준 매출 5조원을 회복했다. 2022년 5조449억원, 2023년 5조908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6조2003억원으로 단기간 6조원대 매출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HDC현대산업개발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3분기까지 이미 매출 5조2000억원을 넘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