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의 금융·투자 계열사들은 지주사 HDC의 지배망 밖에 놓여 있다. HDC자산운용을 비롯한 5개 회사 모두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주사의 직접적인 지배력은 미치지 않는다.
중심에는 HDC자산운용이 있다. 총수일가와 개인회사들이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 속에서 HDC자산운용은 매년 1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순손실을 기록한 해에도 미처분이익잉여금 등을 활용해 배당을 지속했다.
HDC자산운용은 연 매출 70억원 수준의 중소형사다. 다만 HDC자산운용에서 나온 배당금이 총수일가의 지주사 지분 확대와 상장 계열사 투자로 이어져 온 만큼 향후 승계 재원 마련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그릴 수 있다.
◇HDC자산운용과 4개 개인회사,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
HDC그룹은 5개 금융 및 투자 계열사를 두고 있다. HDC자산운용을 비롯해 엠엔큐투자파트너스, 제이엔씨인베스트먼트,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 에스비디인베스트먼트 등이 기업집단에 포함된 상태다. 다만 5개 회사에 대한 지주사 HDC의 지배력은 없다.
이들 회사는 지주사 체제 밖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5개 회사는 모두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사익편취 규율대상에 속한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정몽규 회장이 100% 지배력을 확보했다. 마찬가지로 정 회장의 장남 정준선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제이엔씨인베스트먼트를, 차남 정원선 HDC현대산업개발 상무보가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를, 삼남 정운선 씨가 에스비디인베스트먼트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HDC자산운용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앞선 4개 회사는 총수일가 구성원 1인의 개인회사다. 반면 HDC자산운용은 총수일가와 그 개인회사가 지분을 나눠 들고 있는 형태다. 정 회장과 세 자녀가 개인 또는 개인회사로 보유한 지분이 87.1%에 달한다.
HDC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정 회장의 개인회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로 지분 54.3%를 보유 중이다. 장남 정준선 씨는 제이앤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6.8% 지분을 갖고 있다. 차남 정원선 씨는 개인 지분 8.3%와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 지분 4.7%로 총 13.0%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삼남 정운선 씨도 개인 지분 13.0%를 들고 있다.
또 HDC자산운용은 4개 총수일가 개인회사와 달리 지주사 HDC 보유 지분이 없다. 반면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HDC 지분 6.41%를, 제이엔씨인베스트먼트는 0.49%를,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는 0.28%를, 에스비디인베스트먼트는 0.22%를 갖고 있다.
◇2024년 결산 기준 7.9억 배당…계열사 지분 매입에 자금 투입
총수일가와 개인회사가 얽혀 있는 지배구조 속에서 HDC자산운용은 이들 회사에 매년 1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DC자산운용은 결산 기준으로 2021년 12억3240만원을, 2022년 6억3200만원을, 2023년과 2024년 각각 7억9000만원을 배당했다. 특히 2022년 결산기는 당기순손실 5억2200만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59억원에 달해 잠재 배당 재원 역시 충분하다.
정 회장는 개인회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통해 지주사 HDC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엠엔큐투자파트너스 보유 예금 23억원을 투입해 HDC 지분을 6.41%로 늘렸다. 정 회장 개인 지분 33.68%를 더하면 그의 지분은 40%에 달한다.
장남 정준선 교수는 2023년 중 HDC자산운용 지분을 매각해 HDC랩스 지분 취득에 활용한 바 있다. 당초 세 자녀는 모두 13.0%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정준선 교수는 엠엔큐투자파트너스에 지분 6.18%를 넘겨 약 16억원을 마련했다. 정준선 교수의 HDC랩스 지분은 0.5%다.
HDC자산운용의 몸집은 아직 영업수익 70억원 안팎으로 작은 편이다. 2023년 70억원, 2024년 65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존재감은 미미한 편으로 볼 수 있지만 앞으로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상속세 재원 마련 등에 HDC자산운용이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과 HDC랩스 등 주요 상장 계열사가 HDC자산운용의 주요 고객사이자 파트너인 점은 지배구조 취약성을 드러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HDC밸류애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4호를 400억원에 취득했다. 이 펀드는 지난해 초 HDC자산운용이 남산스퀘어를 매입하기 위해 설정했다. 밸류애드 전략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데 추후 리모델링 가능성도 있다.
HDC랩스는 HDC밸류애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의 제2종 수익증권을 100억원에 취득했다. 지배 지분율 96.04%를 보유 중이다. 이 펀드는 서초구 'HDC랩스타워'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여기서 지난해 3분기까지 12억5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또 4호 펀드의 밸류애드에 참여해 같은 기간 18억원의 매출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