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은 '글로컬(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 전략을 기치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권역에 역량을 집중하며 자회사 BNK캐피탈을 통해 소액여신전문업과 리스업, 은행업 등을 아우르는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그룹의 실질적인 수익원으로 만드는 건 숙제로 남아 있다. BNK금융 계열 해외법인들은 여전히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지 않다. 2014년 이래 증자 및 지급보증 형태로 해외법인들에 적지 않은 자본을 투입해 왔으나 투자 성과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6개국서 은행업, 소액여신전문업, 리스업 진출 BNK금융은 상대적으로 금융 인프라가 부족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해외 거점을 마련했다. 자회사 BNK캐피탈을 통해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2014년 캄보디아, 미얀마 진출을 시작으로 2015년 라오스, 2018년 카자흐스탄, 2023년 키르기스스탄, 2024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꾸준히 글로벌 영업망을 넓혀왔다. 초기 영업 형태는 진입이 용이한 소액여신전문업과 리스업을 중심으로 기반을 다졌으나 최근에는 은행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BNK금융은 BNK캐피탈 자회사로 있던 카자흐스탄법인 BNK커머셜뱅크(JSC BNK Commercial Bank)를 은행업으로 전환하고 부산은행 산하로 배치하기로 했다. BNK커머셜뱅크가 중소기업(SME) 특화은행을 표방하며 개소한 만큼 시너지 제고 등을 고려해 부산은행 산하로 편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BNK금융은 부산은행에 편입한 뒤 전략 이식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재 BNK커머셜뱅크는 부산은행 본사에서 활용하는 RM(Relationship Manager) 제도를 도입해 중소기업 대상 성장단계별 금융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향후 상품 및 영업 전략에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모색해 갈 전망이다.
은행업 전환은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닌 BNK금융의 글로벌 금융사업에 관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출발점이다. BNK금융은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향후 유사한 경제 구조를 가진 신흥 국가로 해당 모델을 확산해 현지화된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대규모 금융지원에도 순손실 기록 BNK금융은 현지법인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금융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각각 경영 상황에 맞춰 초기 최소 자본금 요건 충족, 유동성 지원, 재무 안정성 강화, 조달 환경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한 증자 및 지급 보증 형태로 현지법인을 뒷받침해 왔다.
현재까지 증자 방식으로 해외법인에 수혈된 자금은 약 9504만달러 규모다. 인수·합병(M&A) 대금 등이 아닌 금융지원 규모로는 상당한 수준이다. 여기에 적지 않은 신용 보강도 이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 현재 약정된 지급보증 한도는 1억1307만달러(960만달러 연대보증 제외)로 이 중 8053만달러가 사용됐다.
그럼에도 현지법인들은 아직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지 못하고 있다. 영업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우즈베키스탄법인을 제외한 6개 해외법인은 지난해 44억4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BNK커머셜뱅크의 은행업 전환에 따른 비용 발생,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이 영향을 미친 측면도 있다. BNK커머셜뱅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순이익 추세였으나 전환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며 연말에는 61억8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초기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해외법인들의 수익 기여도는 미미하다. 실제 해외법인들은 2022년과 2023년 각 74억4700만원, 53억5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에서야 반등하며 26억13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해외 네트워크가 일정 수준 형성된 만큼 이제는 내실을 다질 차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BNK금융은 우선 핵심 전략 자산인 카자흐스탄법인의 경영 정상화에 공을 들일 방침이다.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