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은 해외법인의 실적 반등에도 경영 부담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당국의 제재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해외법인에 내려진 제재만 10건이 넘는다. 이는 현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성장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된다.
현지 정부당국 제재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곳은 인도네시아법인 PT Bank KB Indonesia Tbk(KB뱅크)다. KB뱅크는 국민은행 해외법인 합산 실적 개선을 견인한 현지법인이지만 해외 당국으로부터 받은 대부분의 제재가 발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외법인 순이익 급증…프라삭 끌고 KB뱅크 밀고 국민은행 해외법인의 올해 1분기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합계는 619억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86억3200만원 대비 116.6%(333억6500만원) 증가한 규모다. 국민은행은 중국과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5곳에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Kookmin Bank China)와 캄보디아법인 KB프라삭은행(KB PRASAC BANK PLC)은 각각 54억1700만원, 562억5500만원의 비교적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KB뱅크(옛 KB부코핀)가 손실을 대폭 줄이면서 합산 실적을 끌어올렸다.
국민은행이 KB뱅크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한 시점은 2020년 부코핀은행 시절이다. 이때부터 국민은행 주도 경영 정상화 작업이 시작됐다. 유동성 공급과 자산클린화, 낙후된 여신 프로세스 개선 등이 이뤄졌다. 노력의 결과는 점진적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1분기 KB뱅크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정상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1분기 지배기업 지분 기준 357억6300만원이던 순손실 규모는 올해 1분기 14억7500만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1년 사이 손실 규모가 342억8800만원가량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 회계기준(IFAS)으로 보면 KB뱅크는 올해 1분기 충당금적립전이익(PPOP)으로 90억루피아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현지 금융권에선 사업 펀더멘털 개선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제적인 부실자산 정리 효과와 영업 정상화가 맞물리며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KB뱅크 제재 반복, 정상화 장애 요인 영업적으로 안정화되고 있지만 경영 부담은 여전히 크다. 국민은행의 해외법인들은 현지 당국의 제재 리스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지 당국으로부터 받는 제재는 경영의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KB뱅크처럼 정상화 작업이 진행 중인 곳엔 큰 걸림돌이 된다.
KB뱅크가 자리 잡은 인도네시아는 경제성장 잠재력과 거대한 인구, 낮은 금융 침투율 측면에서 외국계 금융사들에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분명하지만 동시에 안착하기 까다로운 시장 중 하나로 평가된다. 명문화된 규제 장벽도 문제지만 최대 난제는 외국계 금융사를 향한 당국의 까다로운 감독 잣대로 꼽힌다.
KB뱅크는 최근까지도 현지 당국의 제재 리스크에 시달렸다. 국민은행 해외법인들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현지 당국으로부터 받은 크고 작은 제재 14건 중 베트남에서 발생한 단 1건 외 전부 인도네시아 현지 당국이 KB뱅크에 처분한 제재 사항이었다.
과거 KB뱅크에 대한 인도네시아 당국의 제재는 주로 인도네시아 금융감독국(OJK)발이었다. 다만 최근에는 OJK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처분한 제재가 더 많다. 물론 제재는 대부분 보고서 제출 지연 또는 내용 오류 등으로 인한 경미한 과태료 부과 건이었다.
한국 금융 환경이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단순 인적 오류 등이 원인이다. 다만 이런 후진적 시스템 결함 등에 따른 경미한 제재 반복이 금융사의 신뢰성과 평판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간과해선 안 될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