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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해외 ADR 점검

우리금융, NYSE 상장 초기와 달라진 IR 전략

④공적자금 회수 무산, 2019년 공모·조달 없는 '레벨2' 입성…"글로벌 투자 저변 확대 주력"

신상윤 기자  2026-07-20 16:11:56

편집자주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활용해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기업의 해외 자본시장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ADR을 보유한 주주는 국내 주식 원주와 교환할 권리를 갖는다. 금융사 중에도 ADR 같은 주식예탁증서를 활용해 해외 자본시장에 상장한 곳들이 있다. 국내 금융사가 발행한 ADR을 통해 시장 가치에 대한 점검과 해외 IR 전략 등을 짚어본다.
우리금융지주(우리금융)가 미국 자본시장에 이름을 알린 지 20년이 넘었다. 시작은 지금의 모습과 달리 공적자금을 투입한 은행 및 금융사 등을 한데 모아 출범한 옛 우리금융지주이었다. 당시 정부나 우리금융은 공적자금 회수 목적과 민영화 방안을 찾기 위해 미국 자본시장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정부와 우리금융의 기대와 달리 자본시장의 반응은 냉철했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공모해 자금을 회수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이후 우리은행 합병 및 지주사 전환 등을 거쳐 우리금융 ADR은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현재로선 조달 기능이 없는 레벨2(Level2) 시장에 있는 만큼 글로벌 투자자 유인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미국 NYSE와 20년 넘는 인연, 초창기 ADR 공모 계획 접어

미국 NYSE에 우리금융이 이름을 알린 것은 2003년 9월이다. 2001년 4월 우리은행(옛 한빛은행)과 경남은행, 광주은행, 평화은행, 하나로종금 등이 모여 출범한 옛 우리금융지주가 절차를 밟아 NYSE에 상장한 것이 시초다. ADR 1주가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3주와 같은 비율이었다.

당시 우리금융지주가 ADR을 상장했던 것은 자금 조달이 아닌 기업 이미지 제고 목적이 더 컸다.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금융사들을 한데 모아 출범한 옛 우리금융지주가 미국 자본시장에 상장함으로써 대외 평가를 개선하는 데 방점을 뒀다.

NYSE에 국내 기업으로는 일곱 번째, 금융사 중에 세 번째 상장한 기업이었다. 국내 금융사가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하는 체질개선을 이뤘다는 점과 공적자금의 민영화를 통한 정부의 구조조정 능력 검증 등 기대를 받으며 한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자본시장 관심은 길지 않았다. NYSE에 상장한 옛 우리금융지주 ADR은 당시 미국 증시 환경 등이 겹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거래가 이어졌다. 결국 정부나 경영진이 계획했던 공모 계획도 무위에 그쳤다. 여기에 방카슈랑스 도입 등으로 은행과 보험이 결합하는 시장이 열리면서 다시 한번 체질개선을 단행해야만 했다.

NYSE 상장 직후인 2004년부터 수년간 계열사 간 이합집산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NYSE 상장 주체는 우리금융지주에서 우리은행으로도 변경됐다. 이후 오랜 시간을 걸쳐 지배구조가 재편됐지만 NYSE를 비롯해 국내외 시장에서 관심은 크지 않았다. 정부가 대주주라는 점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늦어지는 민영화 등은 우리금융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렸다.

◇2019년 지주 전환, 공모 기능 없는 '레벨2' 상장…전체 약 4% 수준 ADR 발행

이와 관련 2019년 2월 우리금융은 현재와 같은 지배구조를 갖추면서 NYSE에 다시 상장했다. 현재 우리금융 ADR이 상장돼 있는 곳은 NYSE의 레벨2 시장이다. 이는 최근 SK하이닉스가 ADR을 공모해 자금을 조달했던 미국 나스닥 레벨3 시장과 달리 인지도 제고 및 거래 활성화를 위한 곳이다. 국내 상장된 주식을 교환할 수는 있지만 NYSE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과거 민영화를 위해 ADR 공모 등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만큼 NYSE에서 공적자금을 회수할 이유도 사라진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지분은 상당 부분 손바뀜이 일어났고, 2024년 3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했던 잔여 지분이 소각되면서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가 완성됐다.

국내 주식시장뿐 아니라 미국 NYSE에서도 우리금융에 대한 관심이 달라진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 우리금융 ADR 연 평균 종가는 2021년 29.4달러, 2022년 31달러, 2023년 27.8달러에 그쳤으나 2024년 들어 33.1달러, 2025년 46.1달러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2월 84달러를 넘는 등 평균 64.5달러를 기록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으로선 NYSE 시장이 자금 조달 등의 기능을 하진 않지만 투자자들에게 인지도 제고와 같은 역할에 기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NYSE에 상장된 우리금융 ADR은 전체 발행 주식의 약 4%다. 우리금융이 지주 체제로 전환했던 2019년 1%대에 그쳤던 ADR 비중이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발행 규모가 많진 않지만 국내 금융사들의 자본환원 움직임 등이 맞물리며 ADR 프리미엄이 1%대로 올라선 모습도 보인다. ADR 프리미엄이란 원화 환산 시 국내 원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 편입에 대한 신고서(Form CB)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등 시장과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SEC 증권거래법에 따른 정기, 수시 공시 등을 수행하며 회사의 중요한 상황을 ADR 주주들과도 소통하고 있다"며 "CEO나 CFO가 글로벌 주요 금융 거점을 방문해 현지 투자자들에게 우리금융의 전략적 방향성을 공유하고 글로벌 투자 저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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