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환율 장기화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에서 카드업계가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대출 모수 축소와 중저신용자 공급 확대라는 상충 과제 속 자본 효율성과 건전성 관리는 카드사 CRO 조직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취약차주 관리부터 조달 수단 다변화, AI 기반 내부통제 고도화까지 주요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 전략과 대응 체계를 짚어본다.
신한카드의 리스크 관리 패러다임 전환 중심에는 박찬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상무)이 있다. 멤버십본부장과 DX(디지털전환)본부장 등을 거친 '전략통'으로 꼽힌다.
현장 마케팅과 데이터, 디지털 기술을 두루 거친 이력이 신한카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형 확장 탈피…신한지주 '자본효율성' 주문, RORWA 전략으로 구현
박 상무(사진)가 이끄는 신한카드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RORWA(위험가중자산이익률) 기반의 자본효율성 경영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전 계열사에 강도 높게 주문한 자본효율성 중심 경영 요구를 신한카드의 사업 구조에 맞춰 구체화한 결과다. 단순한 자산 규모 확대나 단기 외형성장을 지양하고 감내하는 위험 대비 수익성을 정교하게 산출해 자본을 배분하는 전략이다.
박 상무는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RORWA를 기반으로 한 자본효율성 중심의 경영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상품별, 고객별 RWA를 정교하게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원 배분 및 포트폴리오 전략을 운영함으로써 동일한 자본 내에서 최적의 수익 구조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찬호 신한카드 CRO. (출처: 신한카드)
이어 "사업 전략 수립 단계부터 RORWA 관점의 사전 시뮬레이션을 병행해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낮은 자산은 선별적으로 관리하고, 우량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등 자본 효율성 제고 체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은행권에 비해 취약차주 비중이 높고 담보가 아닌 신용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카드사의 특성을 고려한 선제적 체질 개선이다. 박 상무는 "취약차주의 상환여력 저하에 따른 신용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카드업은 경기 및 금리 변화에 따른 자산 건전성 변동에 보다 민감한 특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략적 최적화 조직으로 체질 개선…AI 플랫폼 'RADAR' 전면 배치
박 상무 리더십 아래 신한카드 리스크 조직은 사업 전략을 지원하는 전략적 최적화 조직으로 체질을 바꿨다. 멤버십과 DX본부를 거치며 쌓은 데이터 분석 역량을 리스크 영역에 결합한 결과다.
대표적인 결실이 올해 3월 론칭한 AI 기반 리스크관리 플랫폼 'RADAR'다. RADAR는 건전성 지표 분석을 넘어 고객과 자산, 신용, 마케팅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신용평점 인플레이션과 대출 규제 강화로 기존 방식의 건전성 관리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고객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리스크 전략을 도출하도록 설계됐다.
박 상무는 "RADAR를 통해 상품별·고객별 실측 RWA를 상시 모니터링해 자본 효율성을 고려한 자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며 "한도 및 자격 기준 변경 등 주요 전략 변경 시 사전 시뮬레이션 기능으로 최적의 전략을 도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략 실행 결과가 자동 피드백되는 선순환 구조로 고도화해 시장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리스크 관리의 고도화와 함께 내부통제 및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역시 올해 박 상무가 설정한 주요 과제다. 신한카드는 연초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및 감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전사 경영진단 체계 고도화 및 전담 인력 확충을 진행했다.
기술적 통제 수단도 병행 개선 중이다. 평가체계 개편과 스크린 워터마크 적용 등을 통해 고객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이상거래 및 정보유출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정교화했다.
박 상무는 리스크 최적화와 강화된 내부통제 체계를 바탕으로 고금리·고환율 등 복합 위기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위험 회피를 넘어 RORWA 중심의 효율적 자원 배분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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