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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조달 전략 해부

신한카드, 디레버리징 뚜렷…조달 규모 홀로 줄였다

⑤주요 조달 총발행 12% 감소…RWA 관리, 금리 부담에 차입 축소

정태현 기자  2026-06-08 15:07:48

편집자주

카드사 대부분은 올해 들어 채권 발행 규모를 크게 줄였다. 대신 전자단기사채와 CP 등 단기물 조달 규모를 늘렸다. 카드채 금리 상승과 수급 약화에 대응해 단기물로 조달비용을 낮추려는 선택이다. 다만 만기 구조가 짧아지면서 차환 부담도 커졌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 조달 전략은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경영 전략과 만기 구조를 중심으로 각사 조달 전략을 점검해 본다.
신한카드가 올해 1분기 주요 조달 수단의 총발행 규모를 줄였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발행을 줄이는 대신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 등 단기성 자금으로 빈자리를 메운 것과 다른 흐름이다. 여전채, 전단채, CP 합산 발행액이 줄어든 건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 중 신한카드뿐이다.

신한카드가 조달 규모를 줄인 건 자산 리밸런싱과 맞물린다. 최근 신한카드는 신용판매 자산은 늘렸지만 장기카드대출과 리스자산을 줄이며 전체 영업자산을 축소했다. 지주 차원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높아진 조달 비용률 부담이 겹치면서 외형 확대보다 자산과 부채를 함께 가볍게 가져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자산 축소 뚜렷…신한지주 자본 효율화 전략 영향권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여전채, 전자단기사채, CP 합산 발행액은 10조3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1조8620억원 대비 1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 중 이 수치가 줄어든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올해 1분기 대다수 카드사가 여전채 발행 규모를 줄였다. 다만 전단채와 CP 발행을 늘리는 식으로 여전채 감소분을 단기성 자금으로 보완했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조달 자체를 축소하기보다 만기를 짧게 가져가 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이들과 달리 단기물인 전단채까지 줄여 총조달 규모를 줄였다.

신한카드의 발행 규모 축소는 영업자산 감소와 연결된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영업자산은 38조7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신용판매 자산은 늘었지만 장기카드대출과 리스자산이 감소하면서 전체 규모가 작아졌다. 자산 포트폴리오가 가벼워지면서 여전채를 통한 중장기 차입 수요와 전단채를 통한 단기 운용 수요가 함께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중요성이 커진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지주는 주주환원을 확대하려면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자본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RWA를 많이 차지하는 계열사는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한카드가 신한금융의 자본 효율화 전략의 최우선 타깃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드업은 은행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운용하는 편이다. 외형이 커질수록 RWA 부담도 함께 커진다. 자산 확대가 곧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업황에서는 저효율 자산을 덜어내는 전략의 필요성이 커진다. 실제로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신한카드가 가장 많은 RWA를 보유하고 있다.

◇높아진 조달 비용률, 차입 축소·조달 다각화로 방어

신한카드의 최근 조달 비용률은 3%대 중반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2022년 2.2%였던 조달 비용률은 2023년 2.9%, 2024년 3.2%로 오른 뒤 지난해 3.4%까지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3.4%를 유지해 비용률이 추가로 뛰지는 않았지만 과거보다 높아진 조달 부담이 고착된 셈이다.

평균 비용률이 낮아지려면 기존 고금리 조달분이 만기 도래하고 더 낮은 금리로 차환돼야 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안에서도 신규 발행금리는 다시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신한카드는 올해 1월 1년 7개월물 여전채를 2.968%에 발행했다. 이후 3월 1년 10개월물 여전채를 3.833%에 발행했다. 2개월 만에 조달 금리가 0.865%포인트(p) 상승했다. 만기 차이를 고려해도 분기 후반 신규 조달 부담이 대폭 커진 셈이다.

금리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미국과 이란 갈등에 따른 유가·물가 불안도 채권 금리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여전채 발행 여건이 다시 나빠지면 평균 비용률 하락은 더뎌지고 차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신한카드가 발행 규모와 차입 잔액을 같이 줄이는 전략을 왜 구사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발행 규모를 줄이더라도 기존 만기 물량에 대한 부담은 남아 있다. 금리 상승 국면에 차환 비용을 낮추려면 여전채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조달 창구를 넓히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신한카드는 외화 ABS와 신디케이티드론 등으로 조달원을 다각화하며 차환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국내 카드채 시장 경색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자금조달 다각화 추진 중"이라며 "해외 채권, 신디케이티드론, ABS 등 다양한 해외 조달원을 발굴하고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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