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올해 1분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동시에 줄였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여전채, 전단채, 기업어음(CP) 합산 발행액이 줄어든 곳이 됐다. 카드사들이 여전채 발행을 줄이는 대신 전단채를 늘리는 흐름과는 다른 결이다.
이런 변화는 신한카드가 전단채 발행액이 가장 많던 카드사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자산 리밸런싱 과정에서 영업자산을 줄이며 조달 총량도 함께 낮춘 결과다. 다만 외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CP를 중심으로 여전채 이외의 조달 축은 유지했다.
◇영업자산 축소에 발행 유인 감소 신한카드의 지난해 전단채 발행액은 35조6610억원으로 7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올해 1분기에도 9조400억원을 발행해 카드사 중 가장 큰 발행 규모를 유지했다. 신한카드 다음으로 발행 규모가 큰 KB국민카드 8조250억원보다도 1조원가량 컸다.
신한카드의 전단채 활용도가 높은 배경은 신용판매 취급액과 자산의 절대 규모에 있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신용판매 취급액은 54조원, 신용판매 자산은 18조7620억원이다. 신용판매 취급액은 경쟁사인 삼성카드 42조4597억원보다 11조원 이상 많다. 결제와 회수가 반복되는 신용판매 자산 특성상 단기 유동성 수요를 전단채로 조절할 유인이 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결제성 자산이 늘었음에도 전체 자금 수요는 낮아졌다. 신한카드의 신용판매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자산 전체는 38조7030억원으로 2.3% 줄었다. 장기카드대출과 리스자산이 감소하면서 전단채를 통해 회전시킬 필요가 있는 조달 규모도 함께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한카드가 올해 1분기 발행한 전단채 규모는 전년 동기 10조6820억원과 비교하면 1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단채 발행 규모를 줄인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신한카드는 올해 1분기 여전채 발행도 함께 줄였다. 1분기 신한카드의 여전채 발행액은 4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800억원 대비 44.3% 감소했다.
CP 발행액은 3000억원에서 8600억원으로 늘었다. 신한카드가 전단채와 달리 CP를 확대한 건 발행량을 줄인 여전채 일부를 보완하는 성격도 지닌다. 전단채 대신 상대적으로 만기 운용 폭이 넓은 CP를 활용해 필요한 자금 구간을 채운 모습이다. 다만 전단채와 CP 합산 발행액은 10조9820억원에서 9조9000억원으로 9.9% 줄어 단기성 조달 전체가 확대된 것은 아니다.
◇달러, 유로 등 다양한 통화 ABS 발행 지속 신한카드는 총발행 규모를 줄이면서도 조달 다각화는 이어갔다. 신한카드는 2024년 3월 달러·유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각각 4018억5000만원씩 발행했다. 같은 해 8월 달러 ABS 5466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지난해 9월에도 달러 ABS 2869억8000만원, 유로 ABS 2865억6400만원을 발행했다. 올해 2월엔 3783억5000만원 규모의 달러 ABS를 발행했다.
외화 ABS는 국내 여전채 시장과 다른 투자자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신한카드는 달러와 유로 조달을 병행하며 통화와 투자자층을 함께 분산했다. 달러 ABS 가산금리는 2024년 3월 SOFR+0.74%에서 지난해 9월 SOFR+0.53%로, 유로 ABS는 Euribor+0.65%에서 Euribor+0.475%로 낮아졌다. 해외 유동화 시장에서 가산금리 기준 조달 부담을 낮춘 셈이다.
장기 CP도 여전채 중심의 조달 축을 보완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 3.25년물 CP 600억원과 5년물 CP 900억원을 발행했다. 다만 장기 CP 발행 규모는 총 1500억원에 그쳤다. CP의 단기성 조달 성격을 감안하면 장기 CP를 제한적 수단으로 활용한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은 CP를 만기 1년 이내로 발행하는 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채 조달 규모가 감소한 건 자산 리밸런싱에 따른 영업 자산 감소와 조달 다각화 목적의 해외 조달 확대 등의 영향"이라며 "국내 카드채 편중 완화를 위해 해외 조달 등 다양한 조달원을 발굴하고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