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2조 자본확충 의미
홍원학 대표, 임기 만료 앞두고 '새 과업' 돌입
④첫 자본성 증권 발행 채비, 작년 정관 변경 통해 준비 작업…조력자 이완삼 CFO
신상윤 기자 2026-10-16 14:48:29
편집자주
삼성생명이 창사 이래 처음 자본성 증권을 발행한다. 해외 사업 확장과 자본건전성 등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큰 15억달러를 목표하고 있다. 조달 규모를 고려해 국내 아닌 해외 자본시장 문을 두드린다. 삼성생명의 첫 자본 조달이 지니는 의미와 전망 등을 통해 향후 전략을 가늠해본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가 임기 마지막 해 새로운 과업에 돌입했다. 창사 이래 처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약 2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해외 자본시장 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삼성생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곳간부터 넉넉히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관 내 '자본성 증권' 발행 근거 마련, 외형 투자 재원 방점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첫 발행에 나선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연내 최대 15억달러, 원화 기준 2조원 상당의 현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삼성생명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원을 웃돈다. 계획대로 자금이 유입된다면 단순 합산 시 4조원이 넘는 현금을 쥐고 새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년차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홍원학 대표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삼성생명이 그동안 한 차례도 발행하지 않았던 자본성 증권 카드를 꺼내든 데다 해외 보험사 인수 검토 등 과거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을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조금씩 준비 과정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임기 2년차인 지난해에는 정관을 변경해 사채 발행 근거를 신설했다. 이사회가 대표에게 사채의 금액 및 종류를 정해 1년 내 발행을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본 조달의 길을 개척했다.
삼성생명의 사채 발행 움직임은 다소 늦은 편이다. 대부분 보험사는 2023년 IFRS 17 도입 전후로 자본성 증권을 발행해 K-ICS비율을 관리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IFRS 17 도입 후에도 한동안 자본성 증권보단 자체 경영 성과를 통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는 데 힘을 썼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생명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은 외형 확대를 위한 재원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이완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아시아 시장은 물론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 M&A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번 조달은 건전성 지표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내년 3월 공식 임기 만료, 연말 사장단 인사 앞두고 동력 올려
통상 4분기는 대기업 정기 인사가 있는 시기다. 게다가 올해는 홍 대표에게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다. 이런 시기에 대규모 조달로 다시 동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홍 대표가 경영 실적 이외에 다른 성과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홍 대표 체제에서 삼성생명의 성장은 숫자로 입증됐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을 보면 홍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23년 1조8950억원이었다. 이후 취임 첫해인 2024년에는 2조107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2조303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1조894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었다.
그는 앞서 경영을 맡았던 삼성화재 실적을 크게 개선하며 삼성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생명에서의 공식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나 통상 삼성이 연내 사장단 인사를 마치는 것을 고려하면 홍 대표 연임 여부도 임기 전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홍 대표가 공식 임기 중 이행할 수 있는 마지막 과제란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조달 전략이나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 등은 이완삼 CFO 부사장이 조력할 전망이다. 그는 삼성화재에서 홍 대표와 손발을 맞추다 1년 먼저 삼성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홍 대표가 삼성생명 대표로 취임한 뒤 이 부사장은 전략영업본부장을 거쳐 CFO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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