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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책 공시율 '75%'…유독 디테일한 곳은

[투명성]⑫현대모비스, 매년 '갱신 내용' 공시…'10년만 배당' 현대로템은 향후 계획 미공시

양도웅 기자  2024-03-26 13:36:47

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현대자동차그룹 상장 계열사 12곳 가운데 주주환원 정책을 밝힌 계열사는 9곳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구체적인 미래 배당성향을 밝히며 정보의 투명성과 투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현대모비스와 현대건설 등은 상세한 설명으로 눈에 띄었다. 최근 10년 만에 배당을 결정한 현대로템은 추후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THE CFO가 현대차그룹 상장사 12곳의 사업보고서와 IR자료, 홈페이지 등을 살펴본 결과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이노션 등 9개 계열사가 주주환원 정책을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비율로는 75%다. 현대로템과 현대차증권, 현대비앤지스틸 3곳은 주주환원 정책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공시 내용의 구체성 면에서 우선 주목되는 곳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이다. 현대차는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의 25% 이상을 배당하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발행주식수의 1%를 소각하겠다고 알렸다. 기아는 연결 순이익의 20~35% 내에서 배당하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5000억원 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뒤 절반은 소각, 절반은 사내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2018년부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별도 공시를 '매년' 하는 유일한 계열사다. 주주환원 관련한 별도 IR자료를 제작·공시할 뿐 아니라 내용도 구체적이다. 앞서 발표한 정책을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자체 점검한 내용과 앞으로 배당성향과 자사주 매입·소각, 그리고 투자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그해 무산됨)에서 투자자 소통과 주주환원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 달라진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그룹의 유일한 상장 건설사인 현대건설도 이에 못지않다. 2020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3개년 계획을 별도 공시하고 완료한 뒤 지난해 10월 다시 3개년 계획을 별도 공시했다. 다른 계열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배당 기준이 연결 순이익이 아닌 자체적으로 조정한 순이익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에너지 전환 사업, 인재 확보 등 미래 투자 계획도 주주가치 제고 계획에 포함했다.

4개 계열사와 더불어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등도 '숫자'를 토대로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3개년 중장기 배당정책을 별도 공시하면서 목표 주당배당금(DPS)을 전년 대비 5~50% 내에서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에 2027년까지 배당성향 25~35%를 유지하겠다고 알렸다. 현대위아는 지난해부터 배당성향을 20~30% 내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현대제철과 이노션은 주주환원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성만 제시하고 있다. 앞선 계열사들과 달리 배당성향 목표 범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등을 정확한 숫자로 밝히지 않고 있다. 두 계열사는 '국내외 동종사 또는 동종업계 배당성향 등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하겠다'고 밝히는 데 그쳤다.

반면 현대로템과 현대차증권, 현대비앤지스틸 등 3개 계열사는 사업보고서와 IR자료, 홈페이지 등에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로템은 올해 2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에서 가장 오랫동안 배당을 하지 않은 계열사가 현대로템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당 재원인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양(+) 전환했기 때문이다.

단 현대로템은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선 사업보고서와 별도 공시를 통해 밝히지 않았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재 중장기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며 "수주산업으로 이익률 변동 폭이 커 미래 예측이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양 전환하기 전까지 약 4년간 결손(-) 상태였다. 이제 막 배당재원이 생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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