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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규제 파장

하나은행,'주담대·자본비율' 모범생 면모 빛났다

부동산 폭등기 이후 주담대 아닌 기업금융 승부수…포트폴리오 균형 확보

최필우 기자  2025-07-10 08:30:56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 규제를 내놓은 데 이어 가계대출 공급량을 감축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은행권 경영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주담대 중심의 가계대출 성장은 지난 수년간 은행권이 조단위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이었다. 규제 파장으로 올해 연간 실적은 물론 밸류업 프로그램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은행권은 자산 포트폴리오와 자본비율을 고려한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계대출 규제 대응 전략을 사별로 분석했다.
하나금융이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금융 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2020년대 초반 부동산 자산 폭등기 이후 기업금융에 힘을 실으면서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춘 덕이다. 과거에는 다소 경쟁력이 떨어졌던 기업금융 경쟁력도 끌어 올리면서 영업 전략에 탄력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도 가능해졌다.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성장을 적절하게 조율한 동시에 자본비율도 강화했다. 하나은행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6%대에 안착해 있다. 당국 눈높이에 부합하는 자본적정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그룹 CET1비율을 지탱하는 기둥이 됐다. 향후 가계대출 추가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계대출 잔액 안정적 흐름 유지

하나은행은 지난 1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 136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작은 금액이다. KB국민은행이 179조원, 우리은행이 144조원, 신한은행이 139조원으로 하나은행보다 잔액 규모가 크다. 하나은행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NH농협은행도 가계대출 만큼은 140조원으로 더 크다.


하나은행은 2022년, 2023년 연속으로 시중은행 순이익 1위에 올랐다. 가계대출이 타행 대비 낮은 잔액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2015년 옛 외환은행과 합병해 통합 하나은행이 출범한 이후 가계대출은 오랜 기간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변화 조짐이 일어난 건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다. 당시는 은행권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과 맞물려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던 시기다. 오히려 하나은행은 이 기간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기회로 삼았다.

기업대출에 힘을 실었다. 2021년 기업대출 잔액은 126조원으로 가계대출 잔액 130조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증가했다. 2022년에는 145조원을 기록해 129조원으로 오히려 역성장한 가계대출을 역전했다. 이후 기업대출은 2022년 145조원, 2023년 162조원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은행 주축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가계대출은 2020년대 들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2019년 말부터 지난 1분기까지 5년 넘는 기간 동안 22조원 증가했다. 19%가량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24조원(29%) 증가했다. 2020년대 초반과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 시기에 주담대를 더 늘릴 수 있었으나 당국 가계대출 규제 기조에 부합하는 영업 방침을 고수했다.


◇중소기업 대출 성장에도 최상위권 자본비율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내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88조원에서 지난 1분기 135조원으로 47조원(53%)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담보가 있는 주담대나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 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다. 중소기업 집중 영업은 위험가중자산(RWA) 급증과 자본비율 하락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하나은행은 준수한 CET1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하나은행 CET1비율은 16.47%다. 다른 시중은행이 15%를 밑도는 수준인 것과 비교해 한층 더 탄탄한 자본력을 자랑한다.

하나은행은 안정적인 자본 비율을 바탕으로 향후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선이 상향되거나 RWA 증가 부담이 큰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야 할 때 포트폴리오에 추가적인 변화를 줄 여력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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