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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규제 파장

'CET1 최강자' KB금융, 은행 기업대출 성장 여력 남았다

가계대출 규모 최대, 리밸런싱 필요성 부각…기업금융 힘 싣기 충분히 가능

최필우 기자  2025-07-09 07:27:05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 규제를 내놓은 데 이어 가계대출 공급량을 감축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은행권 경영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주담대 중심의 가계대출 성장은 지난 수년간 은행권이 조단위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이었다. 규제 파장으로 올해 연간 실적은 물론 밸류업 프로그램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은행권은 자산 포트폴리오와 자본비율을 고려한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계대출 규제 대응 전략을 사별로 분석했다.
KB국민은행이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영업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대출 잔액 내 가계대출 비중이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또 수도권 지역 대출 규제 영향을 받는 주택담보대출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영업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KB국민은행은 기업 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리밸런싱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그룹 KB금융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큰 기업대출을 확대할 경우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가중되지만 KB금융의 경우 오히려 자본을 소진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가계대출 규모 은행권 최고, 한 템포 쉰 기업대출 힘 실을까

KB국민은행은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량 목표치를 절반으로 감축하는 금융 당국에 큰 영향을 받는 시중은행 중 한곳이다. 전통적인 소매금융 강자로 가계대출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지난 1분기 기준 대출 자산 구성을 보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각각 188조원, 17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원화대출금 367조원 중 가계대출 잔액 비중이 49%에 달한다. 가계대출 비중이 40%초중반대에 형성돼 있는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높다.


가계대출 중심 포트폴리오와 영업 인프라를 꾸리고 있는 만큼 성장 여력도 충분하지만 당국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올 1분기에만 2조3000억원(1.3%)가량 증가했다. 2분기에도 업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감안하면 KB국민은행 잔액도 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에는 성장세 둔화를 감수해야 한다.

기업금융을 가계대출 대안으로 삼을 수 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막강한 오프라인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소호(SOHO) 고객 유치가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이 올해 하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SME분석추진부를 신설한 것도 중소상공인 타깃 영업 전략을 고도화하는 차원이다. 기업그룹은 소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수신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관리한다.

KB국민은행이 2023~2024년 은행권을 뜨겁게 달군 기업금융 쟁탈전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것도 영업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요인이다. 2년간 신한은행은 30조원(20%), 우리은행은 28조원(18%), 하나은행은 27조원(19%) 규모로 기업 대출을 늘렸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24조원(15%) 늘어 증가폭가 증가율 모두 가장 낮았다.

그럼에도 KB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기준 188조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소호 고객층을 탄탄히 다져놓은 게 비결로 꼽힌다. 자본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기업금융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게 가능했으나 자본비율 관리 차원에서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비율 관리 부담 가중, 솔루션 찾는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는 KB국민은행의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주담대 적용 위험가중치 상향을 검토하면서다. 신규 대출에 한해 새로운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KB국민은행이 취급하는 주담대 규모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자본비율 관리 난이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것도 자본비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나 중소상공인 대상 대출은 담보가 존재하는 주담대 등보다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위험가중치가 가장 낮은 자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으로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셈이다.

KB국민은행은 모그룹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업금융을 강화할 기초 체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분기 기준 K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68%다. 13%대 중반을 넘어서는 은행지주는 KB금융이 유일하다.

KB금융은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활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현 시점에서 목표치 초과 자본 전량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에 쓰는 것보다 일부를 자연스러운 RWA 성장에 활용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양대 부문에서 균형잡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당국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많다"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자본비율을 활용할 최적의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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