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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시대, 은행의 리스크 관리

KB국민은행, 올해도 건전성 관리 고삐 죈다

②지난해 건전성 '나홀로' 개선, 비결은 촘촘한 입구 관리

조은아 기자  2026-03-31 08:05:34

편집자주

금융환경이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조정,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은행의 리스크 관리 중요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동시에 생산적 금융 확대와 자본 규제 강화 등 새로운 과제도 은행권에 요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 리스크 관리의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자산건전성 관리에서 벗어나 자본 효율성, 포트폴리오 전략, 소비자 보호까지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각 은행의 리스크 관리 조직을 이끄는 CRO를 만나 은행권이 직면한 리스크 환경과 대응 전략, 향후 관리 방향을 들어본다.
지난해 시중 은행들의 건전성은 일제히 악화됐다. 2024년 말 불거진 탄핵 정국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내수 침체 역시 장기화했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도 지속됐고 환율 역시 '뉴노말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KB국민은행은 건전성이 개선됐다. NPL커버리지비율을 결정짓는 모든 요인을 사전에 꼼꼼하게 관리한 덕분이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건전성 '나홀로' 개선, 비결은 촘촘한 입구 관리

국민은행의 NPL(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신한은행과 함께 0.28%를 기록해 가장 낮았다. 2024년 0.32%로 4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1년 만에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NPL커버리지비율은 206.0%를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 3.5%포인트 오른 수치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NPL커버리지비율이 171.8%로 집계된 가운데 200%대를 유지한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했다.

배경은 촘촘한 '입구 관리'에 있다. 1분기에 악화된 건전성이 숫자로 확인되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후 리스크관리그룹과 여신심사그룹이 협업해 여신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유입되는 여신의 경우 향후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업종에 대한 리스크 정책과 심사 정책을 보수적으로 강화했다. 반면 우량한 업종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박영진 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대표(CRO)는 "연체가 예상되는 차주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장기분할상환으로의 전환을 돕고 충당금도 선제적으로 많이 쌓았다"며 "여기에 필요할 때 상매각을 탄력적으로 진행하면서 건전성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방식으로 한층 엄격한 리스크 관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내수가 둔화되면서 한계 차주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금융권의 화두는 생산적 금융이다. 이를 위해선 자본비율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한층 커졌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과 홍콩 H지수 ELS 사태에 따른 과징금으로 RWA(위험가중자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RWA 증가 역시 예정돼 있다.

국민은행은 성장성이 높은 좋은 기업을 잘 선별하는 데서 해법을 찾았다. 담보 및 재무제표 중심의 기존 심사 틀을 깨고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하는 전략모델’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재무 지표가 미흡하더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중소기업(SME)에 자금 물꼬를 터주기 위한 포석이다. 빠르면 7월 가모델 구축을 완료해 실제 심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고객 자산 리스크 관리도 리스크관리그룹에서 수행"

주요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조직은 대동소이하다. 조직 규모나 역할 분담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각 은행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

국민은행만의 차별점 역시 있다. 다른 은행과 달리 고객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2020년도부터 리스크관리그룹에서 수행하고 있다. 박 CRO는 "리스크관리그룹에서 전행의 자산 건전성과 관련된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 실질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사안들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면서 포트폴리오의 안정적인 질적 개선에 주안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에는 모두 5개의 부서가 있다. 리스크관리부, 신용리스크부, 신용평가모델부, 신용감리부, 모델검증부 등이다. 리스크관리부에선 신용리스크를 뺀 나머지 모든 유형별 리스크를 총괄해 관리한다. 신용리스크부는 전반적인 산업 정책에 따른 포트폴리오 최적화, 건전선 개선 등의 역할을 한다.

신용평가모델부는 신용평가모델을 운영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하며 신용감리부는 여신 취급의 적정성을 감리한다. 모델검증부는 전체적으로 규제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리스크 측정 시스템이나 신용평가모델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비재무적 리스크가 역시 점차 중요해지고 상황에서 국민은행도 많은 고민을 해오고 있다. 특히 운영 리스크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불완전판매와 각종 금융 사고, 부당한 공동 행위 등에 대한 기준과 당국의 제재 수위가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각 부서 현업의 여러 업무 단위에서 운영 리스크가 될 수 있을 만한 요인들을 목록으로 만들고 있다. 이를 다시 고위험·중위험·저위험으로 분류하고 고위험에 해당되는 업무에 대해선 현업 부서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놓치고 있는 위험요인이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 현업 부서에 제시하고 있다. 이후 현업 부서가 리스크 경감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다시 리스크관리그룹이 체크해 전체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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