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자마자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 국내에서 처음 지주사 체제를 취한 LG그룹과 LS그룹에 이어 세 번째로 출범한 지주회사가 GS다.
전환 시기가 비슷한 데다 같은 범 LG가인 만큼 GS와 LG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 오너일가가 높은 지주사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매년 대규모의 배당금을 가져간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입장에서 감당해야 하는 가장 큰 지출이다. 하지만 그 재원인 배당수입은 감소세라는 점에 GS의 딜레마가 있다.
◇오너일가 핵심 소득원 'GS 배당금' 올 7월 기준 GS는 허창수 GS 명예회장과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오너일가 53인이 51.2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삼양통상, GS네오텍, 승산 등 특수관계인 법인의 지분율까지 포함하면 53.49%에 달한다.
또 GS는 GS에너지(100%), GS리테일(58.62%), GS이앤알(87.91%), GS피앤앨(58.62%), GS이피에스(70%) 등 주요 계열사들을 50% 이상의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1.7%인 LG와 비슷한 모습이다. LG 역시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30% 넘게 쥐었다.
두 회사 모두 지주사는 계열사들을 지배하기 위해서만 존재하고, 이 지주사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가 그룹사들의 과실을 취하는 형태다.
따라서 GS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지표는 배당수입이다. 2018년 이후 작년까지 이자 및 배당수입을 보면 총 2조576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3000억원대에서 점차 줄다가 2022년 3900억원 수준으로 회복, 2023년 8348억원으로 피크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는 다시 5090억원으로 대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수입이 유동적이어도 GS의 배당지출은 계속 우상향한다는 데 있다. 한번 늘어나면 다시 감소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오너일가의 주요 수입원이 GS가 배분하는 배당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7년간 GS의 배당수입이 등락을 반복한 것과 달리 배당 지급액은 한 번도 줄지 않았다. 2018년 1700억원 수준이었고 이후 점차 확대돼 2023년과 지난해엔 2400억원 남짓을 지급했다.
CFO인 이태형 부사장으로선 들어오는 현금이 감소 중인 반면 나가는 돈은 줄질 않으니 유동성 관리가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물론 당장 현금흐름에 별다른 문제가 있진 않아 보인다. 지난해 배당금을 지급한 뒤 남긴 잉여현금흐름은 3000억원 남짓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부사장이 안심하긴 어렵다. GS의 배당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S에너지의 이익창출력이 최근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GS에너지는 중간지주사로 GS처럼 자회사의 배당금에 수익을 의존한다. 특히 GS칼텍스가 주는 배당금이 절반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그룹 기둥 GS칼텍스, 배당금 왜 줄었나 GS칼텍스가 GS에너지에 지급한 배당금은 2023년 5600억원에 육박했었다. 하지만 2024년엔 2688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이 기간 GS에너지의 배당수익은 1조원대에서 5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올해의 경우 1분기 GS칼텍스가 지급한 배당금이 21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305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확 더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99억원을 GS에너지에 배당했던 GS파워는 올해 배당금을 487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칼텍스의 공백을 메우긴 역부족이었다. 1분기 말 기준 GS에너지의 배당수입은 970억원이다. 작년 동기(2938억원) 대비 33% 수준에 그쳤다. GS칼텍스의 부진이 GS에너지로, 다시 GS의 배당수입 축소로 이어진 셈이다.
사실상 그룹을 지탱하고 있는 GS칼텍스가 최근 배당을 줄인 이유는 유가 변동성 때문이다. 2022년 유가가 급등해 실적 상승을 이끌었지만 이후 글로벌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가 쌓인 탓에 운송유(가솔린, 디젤) 수요 역시 위축되는 추세다.
올 들어서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수요정체와 중국 경기 불확실성으로 정유부분의 수급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오펙 플러스(OPEC+) 8개국이 자발적인 감산을 줄이고 있는 데다 트럼프 정부가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유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석유제품 공급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수급부담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부정적 요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유가 변동성과 별개로 GS의 배당금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관리하는 CFO에겐 가장 큰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