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4월 기업공개(IPO) 철회 결정 이후 조달 전략을 재정비하고 재무 지표를 개선시키기 위한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업무의 핵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권재범 상무보다.
그는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무 안정성을 위해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는데 주력했다. 향후 투자자들에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미래 성장성을 입증하는 것도 여전히 과제다. 롯데쇼핑 IPO부터 현대로지스틱스 통합 등 굵직한 재무 이슈를 경험해 온 그에게 이번 변수 역시 향후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조달 다변화·만기 분산' 전략 권재범 상무보는 1973년생으로 경희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8월 롯데쇼핑 재무부문 회계팀에 입사해 6년 간 근무하다 2006년 2월 롯데쇼핑 IPO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다. 당시 한국과 런던에서 약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빅딜이었다.
IPO 실무 경험을 쌓은 뒤 2014년까지 롯데그룹 롯데정책본부의 장학 및 복지를 담당하는 롯데재단에서 근무했다. 2014년 현대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2016년 6월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후 통합 작업(PMI)을 맡았다. 그는 그해 12월 롯데글로벌로지스 회계팀장으로 선임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 재무팀장과 회계팀장을 역임했고 2021년 말 임원배지를 달면서 CFO 역할의 재무부문장을 맡았다. 2024년부터는 재무부문장 이름이 파이낸스(Finance)부문장으로 변경됐다.
그는 CFO로서 대규모 투자 부담에 대응하는 재무 전략을 펼쳤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2년 진천메가허브터미널 준공 이후에도 서브터미널·집배센터 확충, 첨단 자동화 설비 구축 등을 이어가며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지속됐다.
박 상무보는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는데 주력했다. 토지·건물을 담보로 걸고 장기차입금을 늘렸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롯데글로벌로지스 총차입금 1조6847억원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30.6%(5158억원)을 기록했다. 만기가 분산된 리스부채 비중이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동시에 재원 마련을 위해 꾸준히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총 61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해 차환자금과 시설자금을 마련했다.
◇현금창출력 개선 '긍정적', 투자자 신뢰 회복 주력 다만 그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였다. 앞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로부터 2790억원 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2021년까지 상장을 약속했었다.
LHH는 주당 취득가격보다 낮은 공모가에 상장하면 롯데 측이 차액을 보전해 주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두 차례 풋옵션 행사를 미루면서 올해 4월까지 상장하기로 했지만 결국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불발됐다.
상장은 철회됐지만 장기적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권 상무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향후 투자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무 지표 성장성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점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현금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2571억원을 기록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년 새 2967억원으로 15.4%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7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앞으로의 자금 조달 구조를 다시 수립하는 것도 과제다. 당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을 통해 유입된 자금으로 올해 안에 택배 인프라와 스마트 물류를 구축할 예정이었다. 자회사 투자와 차입금 상환을 위한 계획도 세워뒀다.
권 상무보는 지난 7일 다시 200억원 규모 사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그가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만큼 향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무 개선에 보다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