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통합법인(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앤텀)이 올해 2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SK엔무브를 추가 합병함으로써 흑자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SK엔무브는 윤활유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매년 1조원대의 EBITDA(상각전 영업이익)을 창출해 온 알짜 회사다.
합병 과정에서 SK엔무브의 유일한 재무 부담 요소로 꼽혔던 배당 지출도 감소할 전망이다. 앞서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을 앞두고 SK이노베이션은 FI에게 팔았던 SK엔무브 지분을 되사오는 작업을 진행했다. FI의 투자금 회수가 마무리 된 만큼 추후 배당 부담을 해소한 SK엔무브의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고마진 '윤활유'가 이끈 1조원 EBITDA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기유와 윤활유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올해 1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이 SK엔무브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SK엔무브는 윤활기유 'YUBASE'와 윤활유 'ZIC' 브랜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정유사 등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네덜란드, 러시아 등에 해외법인을 뒀고 중국, 인도네시아, 스페인에 생산법인을 두고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단순한 윤활유 판매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 지배력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수익 구조를 갖췄다. 특히 전기차 시대에 특화된 차량용 냉매 등 열관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SK엔무브는 연결 기준 안정적인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해 왔다. 최근 5년(2020~2024)간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EBITDA 평균은 9548억원에 달한다. 1조원에 가까운 EBITDA를 창출하고 있는 만큼 우량한 재무 구조를 갖췄다.
SK엔무브는 올해 2분기 기준 매출액 8938억원, 영업이익 13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78% 하락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3.2% 상승했다. 견조한 판가와 유가 하락에 따라 마진이 상승한 것이다.
높은 수익성에 더해 배터리 사업에 비하면 투자 소요도 적다. 윤활유는 소량 생산으로도 높은 마진을 낼 수 있고 윤활유와 같은 공정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설비 투자(CAPEX) 부담이 크지 않다. 실제 SK엔무브의 CAPEX는 2024년 1260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최근 5년 간 최대치였다.
이에 따라 SK엔무브는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오는 알짜 회사다. 기업이 벌어들인 매출 중 얼만큼이 실제 현금성 이익으로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EBITDA 마진율도 올해 1분기 기준 14.2%에 달한다. 2021년 29%를 기록한 이후 점차 하락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효율을 기록하고 있다.
SK그룹은 대대적으로 SK온의 리밸런싱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업성과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개선하기 위해 SK온은 지난해 석유 제품 트레이딩을 운영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탱크 터미널을 운영하는 SK엔텀을 합병했다.
실제 SK온의 배터리 합병법인(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 SK엔텀) 올해 2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 계열 내부거래 제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09억원을 기록했다.
알짜 SK엔무브를 합병하기 전에 이미 흑자 전환을 달성한 만큼 SK엔무브 합병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성 방어와 자본 보강 효과를 노릴 방침이다. SK온은 이번 SK엔무브 합병을 통해 올해에만 자본금 1조7000억원, EBITDA 8000억원의 즉각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FI 엑시트로 배당 지급 부담 해소 SK엔무브의 유일한 재무 부담 요소로 꼽혔던 배당금 지출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온과 SK엔무브는 합병 작업 진행 과정에서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투자금을 조기 상환하는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SK이노베이션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SK엔무브 지분 100% 중 40%를 IMM크레딧앤솔루션(ICS)에 1조1195억원에 팔았다. 이에 SK엔무브는 사모펀드 주주의 배당 요구 등으로 매해 많은 금액의 배당금을 소요해왔다.
실제 최근 5년 간 SK엔무브의 연평균 배당금 지급액은 5500억원에 달한다. 2024년 SK엔무브가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빠져나간 현금은 6435억원을 기록했다. 배당금 지급금이 영업활동 현금흐름 규모인 6058억원을 웃돌면서 그해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10월 ICS가 보유한 지분 10%을 1427억원에 사들였다. 이어 지난달 나머지 지분 30%를 약 9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를 100% 자회사로 품었다. 합병을 위해 사모펀드가 보유했던 지분을 다시 되사오면서 합병 과정의 잡음도 해소하고 추후 배당금 지출 등에 대한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