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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요즘 국내 증시가 매우 뜨겁습니다. 27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으로도 코스피지수 5000을 넘겼습니다. 물론 모두 웃은 건 아닙니다. 업권별로 체감하는 온도차는 뚜렷했습니다. 상승세를 주도한 건 일부 업종과 소수 종목이었고, 나머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은행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내 증시는 은행주의 무덤으로 통합니다. 금융지주들이 거의 매년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다시 써도 주가는 요지부동이었죠. 이자 장사에 치우친 사업구조의 한계, 경쟁 심화, 높은 정책 변동성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산업을 둘러싼 금융 당국의 이중적 시선 역시 문제로 지적됩니다. 주주환원을 강조하면서도 돈을 많이 벌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곤 했습니다. 금융을 공공재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죠.
다만 지난해는 달랐습니다. KB금융지주 주가는 2025년 50.4%나 올랐습니다. 한때 금융주 최초로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에 다가서기도 했죠. 금융지주 역사상 최대 순이익과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이 요인으로 꼽힙니다.
올해 들어선 분위기가 또 바뀌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대를 향해가는 상황에서도 주요 금융지주 주가는 이런 흐름과 동떨어졌습니다. 27일 KB금융 주가가 5.39% 급등했음에도 올들어 주가 상승률이 15%대에 그쳤습니다. 다른 금융지주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신한금융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2.4%만 올랐습니다. KRX은행 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10.3%입니다.
◇Industry & Event 국내 금융지주들의 경영 전략은 대동소이합니다. 은행이 중심에 있고 보험, 카드, 증권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입니다.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이 모두 업권 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몇 년째 순이익 기준 국내 1위도 지키고 있습니다.
주주환원 역시 말할 것도 없습니다. KB금융이 2024년 내놓은 밸류업 방안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지난해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효율적으로 자본비율을 관리하면서 주주환원 여력도 충분했습니다. 기존에 했던 약속을 지키면서 총주주환원율이 5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금융지주들을 거뜬하게 뛰어넘는 수치죠. 총주주환원율은 상장사가 순이익 중 투자자인 주주에게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얼마만큼을 돌려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실적과 주주환원정책이 모두 받쳐주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는 '머니무브'가 꼽힙니다. 증시가 뜨거워지면서 예·적금에서 주식·펀드로 돈이 옮겨가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는 은행을 위협하는 적수로 떠오르는 중입니다. 지금 증권사는 단순히 브로커리지(주식 중개)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기업의 자금조달 설계, 거래 주선, 자본으로 투자·트레이딩, 글로벌 자산 직접 운용하는 종합투자사업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런 변수 외에도 기본적으로 은행업은 규제 산업입니다. 금리·대출·자본 규제 등 정책 변수에 따라 이익 활용에 제약이 많습니다. 과징금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민은행은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건으로 697억4700만원의 과징금을 받았습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과징금도 있습니다. 국민은행이 부담할 과징금 규모는 1조원가량입니다.
◇Market View 그럼에도 증권가의 시선은 상당히 호의적입니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KB금융을 금융주 '톱픽'으로 뽑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탄탄한 포트폴리오가 배경으로 꼽힙니다.
유안타증권은 27일 내놓은 '성장은 증권이 책임진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KB금융은 증권 자회사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올해 일평균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타사 대비 이익 성장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의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5000원에서 15.9% 상향한 16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앞서 하나증권도 14일 리포트를 내놓으며 KB금융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습니다. 과징금 불확실성 완화와 비과세 배당 매력 부각, 외국인 수급 개선 기대 등이 배경으로 꼽힙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이 자율 배상을 근거로 과징금의 규모가 많음을 적극적으로 항변하고 있고, 지난해 11월 과태료 제재 수위를 놓고도 감독 당국간의 팽팽한 시각차가 있었다"며 "이 점을 고려하면 금감원의 사전통지 규모 대비 상당폭의 감경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이어 "KB금융은 조 단위 과징금 규모와 관련한 우려가 은행 중에서 가장 컸고, 주가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던 만큼 이는 불확실성 완화 기대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s 주가 상승을 단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리긴 어렵지만 결국 양종희 KB금융 회장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주주환원 확대가 결국 의지의 문제인 만큼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의지 없인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양종희 회장은 지난해부터 그 누구보다 밸류업에 진심을 보여왔습니다. KB금융은 2024년 5월27일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안내 공문이 발송된 당일 국내 기업 가운데 첫 번째로 밸류업 예고 공시를 올렸습니다.
KB금융은 지난해 현금배당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1000억원 '깜짝' 늘려잡기도 했습니다. 순이익과 현금배당 성향을 비교하면 타사에 비해 조금 낮은 편이라는 시장의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KB금융은 연초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자사주 1500만주를 매입한 뒤 전량 소각을 완료했습니다. KB금융은 올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도 기존에 제시했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대내외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약속한 주주환원을 차질 없이 이행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500만주가 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