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뛰어넘는 등 독보적 실적을 거뒀다. 나무랄 데 없는 실적이었지만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의 분위기는 마냥 밝지는 않았다. 3분기 들어 건전성 회복 기조가 한층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과징금에 따른 영향과 내부의 분위기를 묻는 다소 부담스러운 질문도 나왔다.
KB금융은 조심스럽게 건전성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내부 진단을 내놨다. 앞으로 대출 성장보다는 유가증권 부분을 더 집중적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핵심예금 증대 등 조달비용 감축이 NIM 관리의 핵심" KB금융은 2025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마치고 Q&A 세션을 가졌다. 이날 다양한 질문이 나왔지만 순이자마진(NIM), 건전성, 주주환원에 대한 질문이 주로 나왔다.
KB금융은 금리 하락기에도 NIM 방어에 성공했다. KB금융의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96%로 직전 분기와 같았다. 은행 NIM이 1.74%로 직전 분기(1.73%) 대비 0.01%포인트 높아지면서 카드 NIM 하락분을 상쇄했다.
시장 금리 하락 추세가 다소 완화된 데다 은행의 핵심예금 확대로 조달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결과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핵심예금은 2분기 대비 평단으로 4조4000억원 늘었다. 기본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핵심예금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종민 국민은행 CFO는 NIM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 자릿수 하단(Low Single-Digit) 수준의 완만한 하락세가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대출 성장이 제한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핵심예금 증대 등 조달비용 감축 노력이 NIM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인이나 기관 영업에 집중하면서 저원가성 수신을 확대하는 등 조달비용 절감 노력을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으나 KB금융은 이제 회복세로 전환하는 국면인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NPL커버리지비율 역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의 그룹 NPL커버리지비율은 3분기 133.4%를 기록했다. 2분기 138.5%보다 5.1%포인트 하락했다. 1년 전보다는 17.5%포인트 하락했다. NPL커버리지비율 수치가 낮아질수록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염홍선 지주 CRO는 "지난 2년여 동안 부실 자산의 클린화 작업 과정에서 환입 요인들이 발생해 200% 수준에서 130% 수준까지 하락하는 게 맞다“며 "부실 자산들의 클린화가 어느 정도 정리됐고,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도 나타났기 때문에 부실의 신규 진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당금 적립 기조도 그대로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현 수준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증권 부분 집중적으로 성장시킬 것"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선 다른 금융지주 수준을 고려해 지원 금액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향후 5년간 각각 80조원, 100조원 규모로 생산적 금융 등에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상록 지주 CFO는 "금액도 중요하지만, 자산 구조상 위험가중자산(RWA)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전환하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며 "자산 구조가 부동산, 금융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부분을 제조업, SME(중소기업) 중심으로 RWA 질을 높이면서전환해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KB금융은 내년부터 유가증권 부분을 더 집중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KB금융에 따르면 올해 대출 성장의 경우 4.5% 안팎 수준에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증권 같은 경우에는 9% 가까운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징금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나 CFO는 "확정적으로 말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준비하고 있고 기존 약속했던 주주환원 기준에 있어서는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은행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를 둘러싸고 투자자와 벌인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판매사가 상품 설명의무를 적절히 이행했으며 투자자에게 책임 소재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해당 판결 사례가 나오며 금융당국이 강력한 과징금 제재 조치를 내릴 명분도 약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