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에서 은행과 비은행의 수익 비중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안정성과 성장성의 균형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 통용되는 기준은 있다. 은행 60%, 비은행 40% 수준일 때 가장 균형 잡힌 구조로 평가된다.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비중을 갖춘 곳이다. 1분기 말 기준 비은행 비중이 43%까지 높아졌다. KB금융의 비은행 비중은 다른 금융지주를 압도한다. 1분기 기준 신한금융은 34.5%, 하나금융은 18%, 우리금융은 23.5%다. 특히 은행 부진에 따른 착시가 아니라 은행과 비은행이 모두 고르게 성장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분기 비중 43%…꾸준한 상승세 은행 부문은 예대 마진을 기반으로 한 이자이익이 중심이어서 수익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 변동이나 시장 환경 변화에도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 다만 금리 사이클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비은행 부문은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을 중심으로 수수료 기반 수익과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대할 수 있다. 금리 의존도가 낮고 사업 확장에 따른 성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주요 금융지주 모두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비중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쏟아왔다. KB금융 역시 예외는 아니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취임 전 이미 현재와 같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2015년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이, 2016년 KB증권(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합병)이, 2023년 KB라이프생명(옛 푸르덴셜생명)이 각각 출범했다.
다만 여기서 끝은 아니다. 그룹 체제에서의 지속적인 성장과 시너지 창출은 별개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양 회장 취임 이후 비은행 비중을 살펴보면 2023년 33%, 2024년 40%, 2025년 37%를 각각 기록했다. 2024년의 경우 당시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를 겪으면서 전년 대비 감소한 영향으로 비은행 부문 비중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 이때를 제외하면 꾸준히 높아진 걸 알 수 있다.
이는 실적 부침에 따라 비은행 비중 변동성이 큰 다른 금융지주와 대비된다. 예컨대 신한금융의 경우 2021년엔 42.4%까지 높아졌지만 이후 3년 연속 하락해 2024년엔 24.1%까지 낮아졌다. 은행 순이익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이를 전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비은행 순이익 규모 자체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23년 1조3330억원에서 2024년 1조8260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엔 다시 1조9800억원으로 늘었다. 두 번째로 비은행 규모가 큰 신한금융(1조2129억원)보다 7000억원 이상 앞서 있다.
◇반가운 증시 활황, 양대 보험사 부진은 고민 올해는 분위기가 더 좋다. 1분기에 자본시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을 크게 늘리며 역대 최대 비은행 비중인 43%를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 역시 크게 늘었다. 1분기에만 7910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비은행 부문 순이익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KB증권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KB증권의 선전이 이어진다면 올해 40%대 안착도 가능할 것으로 내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 증시 활황, 자본시장 체질 개선 흐름이라는 대외 호재가 겹친 만큼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로 보고 있다. 최근 10년 만의 유상증자에 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KB증권 키우기에 본격 돌입한 것도 이런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반면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의 순이익이 주춤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기여도가 높았지만 최근 실적이 뒷걸음질하고 있다.
지난해 KB손해보험 순이익은 전년 대비 7%가량 감소했다. KB라이프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9.4% 감소했다. 올해 역시 감소세는 이어졌다. KB손해보험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나 줄었으며 KB라이프 역시 같은 기간 8.2% 감소했다.
보험사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장기보험 수익성 둔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손익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