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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도전하는 양종희 회장

글로벌 사업 '정상화' 원년 목표 이뤘다

④지난해 5개 법인 모두 손익 개선…'인사'로 보여준 정상화 의지

조은아 기자  2026-05-06 08:00:56

편집자주

양종희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연임 도전이 확실시되는 만큼 지난 3년 양 회장의 성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 금융지주에서 회장의 연임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모두 성과가 뒷받침하고 있다. 양 회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더벨이 지난 3년 KB금융의 재무적·비재무 변화를 짚어봤다.
최근 몇 년 KB금융의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글로벌 사업이다. 그간 글로벌 사업은 KB금융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국내에선 리딩금융 지위를 지키고 있지만 글로벌 쪽만 놓고 보면 다른 금융그룹보다 존재감이 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올해 역시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그룹 전체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개 법인 모두 손익 개선

KB금융에서 해외에 법인을 보유한 계열사는 그리 많지 않다. KB국민은행과 KB증권,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자산운용 등이 해외법인을 열고 현지에서 영업 중이다. 진출한 국가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홍콩, 중국, 싱가포르, 미얀마, 태국, 라오스 등이다.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한 곳은 역시 KB국민은행이다.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중국, 미얀마 등 4개국에 진출해 5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 해외법인 5곳은 순이익(지배기업지분 기준) 1163억원을 거뒀다.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5860억원, 국민은행 1163억원, 하나은행 868억원, 우리은행 435억원 순이다.


특히 매년 대규모 손실을 내며 부담을 안겨왔던 KB뱅크 인도네시아(KBI)의 적자가 큰 폭으로 줄면서 희망을 안기고 있다. KBI는 지난해 68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2410억원)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현지 회계 기준으로는 흑자를 내고 있어 올해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KBI 인수 이후 KB국민은행의 우선 과제는 줄곧 KBI의 정상화였다. 수년간 노력한 결과 체질 개선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부실자산 정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수익 구조가 안정됐다.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의 흑자 전환과 비용 구조 개선이 맞물리며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해외법인 역시 성장세가 뚜렷하다. 나머지 4곳 모두 전년보다 순이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캄보디아에 있는 KB프라삭은행은 통합 2년차에 들어서면서 지난해 순이익 15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319억원보다 15% 증가했다. KB미얀마마이크로파이낸스가 흑자로 전환했고, KB뱅크 미얀마 순이익은 52억원에서 55억원으로 증가했다. 중국법인 역시 230억원에서 260억원으로 순이익이 확대됐다.

◇은행 제외하면 글로벌 사업 존재감 미미

양종희 회장은 취임 1년여가 지난 2024년 말 KB국민은행장에서 물러난 이재근 전 행장을 글로벌사업부문장으로 선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기존 글로벌사업부문장은 부사장급이 맡는 자리였으나 양 회장은 기존보다 직급이 두 단계 높은 사실상의 부회장급을 부문장으로 선임하고 글로벌 사업의 지휘봉을 맡겼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층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다.

해외 사업 정상화를 위한 파격 인사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KBI의 영업 정상화에 한층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해 현지인을 대표이사(법인장)로 선임했다. 현지는 아무래도 현지인이 제일 잘 알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임 CEO에게 인센티브를 충분히 준다는 방침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다른 금융지주들이 동유럽이나 중앙아시아 등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고 있지만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분간은 현재 진출한 법인들의 안정적 성장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하면 글로벌 사업에서 일정 규모의 순이익을 내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점 역시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다른 계열사들도 해외법인을 두고 있지만 손익 규모가 수십억원 수준으로 크게 의미있는 수준은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룹 전체의 글로벌 사업 손익이 KB국민은행 한 곳에 달려있는 구조다.

지난해 KB국민카드 해외법인 3곳은 110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KB손해보험 해외법인 2곳은 3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캐피탈은 2개 해외법인에서 순이익이 46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더하면 마이너스(-) 31억원이다.

다만 현재 여러 계열사들이 해외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추가 진출 가능성 역시 열려있다. 현재 KB손해보험과 KB자산운용이 베트남에, KB증권이 중국과 인도에, KB국민카드가 미얀마에 각각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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