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카카오뱅크가 이자 이익을 넘어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넥스트스텝에 진입했다. 그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주택담보대출 중심 성장은 한계를 마주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SME(중소기업) 대출, 글로벌 사업, 투자 서비스 등 비이자 수익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내 캐피탈사 M&A를 계획하며 외형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뱅크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넥스트스텝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살펴봤다.
카카오뱅크가 기록한 역대급 분기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글로벌 투자 성과다. 3년 전 지분 투자 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가 IPO(상장)에 성공하면서 1000억원에 가까운 지분 평가이익을 벌어들였다. 이자이익 성장 둔화 및 운용 손익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후퇴했지만 영업외손익을 대거 인식하며 벌써부터 올해 연간 순익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도네시아 투자 사례는 일회성 요인이 강한 만큼 글로벌 사업을 장기 수익원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현재 준비 중인 태국과 몽골 진출 사례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국가 모두 국내 시중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불모지이지만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뱅킹에 있어 현지 잠재력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믿을 수 있는 해외 유수의 파트너와 손잡고 진출에 나서는 점도 카카오뱅크 글로벌 비즈니스의 특징 중 하나다.
◇인니 슈퍼뱅크 2년 반 만에 성과…일회성 순익 반영은 한계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순이익이 1873억원으로 전년 동기(1374억원) 대비 36.3% 증가했다. 한 분기 만에 전년 연간 순이익(4803억원)의 약 40%에 달하는 순익을 달성하면서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급 분기 실적을 경신하며 BNK금융, JB금융 등 투뱅크 체제를 갖춘 지방금융지주의 은행 순익 보다도 높은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투자 성과가 순익 성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업이익으로만 보면 1분기 실적은 1576억원으로 전년 동기(1830억원) 대비 13.9% 감소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운용 평가손실이 확대되며 역성장했다. 다만 영업외손익으로 938억원을 인식하며 순익이 늘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가 상장에 성공하며 보유지분 평가차액으로 933억원을 벌어들였다.
투자 2년 반 만에 성과를 가시화하며 인터넷은행의 글로벌 사업 선례를 만들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9월 슈퍼뱅크의 지분 10%를 1033억원에 취득해 현지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도왔다. 슈퍼뱅크는 2024년 6월 디지털은행으로 공식 출범한 뒤 1년 반 만에 현지 증권거래소(IDX)에 상장을 마무리했다.
다만 아직은 글로벌 사업이 일회성 순익 요인에 그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IPO가 마무리됨과 동시에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며 회계처리 기준을 지분법에서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자산으로 변경했다. 이에 슈퍼뱅크 주가에 따른 가치 변동은 당기순이익이 아닌 기타포괄손익 누계액이 반영될 전망이다.
슈퍼뱅크 사례가 사업 초기 리스크를 최소화한 지분 투자를 통해 잠재력을 확인하는 단계였다면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진출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장기적 수익 기반으로 안착시키는 게 카카오뱅크의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지속 수익 기반 만들어야…해외 파트너 손잡고 불모지 개척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해외 유수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태국 금융지주사인 SCBX그룹, 중국 위뱅크와 설립한 '뱅크X' 준비법인이 내년 상반기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구축 단계에서 앱 설계와 모바일 UX·UI 구축, 프론트엔드 개발 등을 주도하고 있다.
나아가 세번째 진출지로 몽골을 선점했다. 몽골 현지 그룹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몽골 최대 기업인 MCS 그룹과 MOU(업무협약)를 맺고 △'M Bank' 전략적 지분투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및 대안신용평가모형 공동 개발 △상품·서비스 및 UX·UI 자문 △중앙아시아 공동 진출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몽골은 국내 은행에게는 낯선 시장이다. 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라이노자산운용만이 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을 뿐 은행 중 현지 거점을 보유한 곳은 전무하다. 시중은행이 해외 거점 마련시 글로벌 금융사들이 모여 있는 선진 시장이나 신흥 시장 쪽에서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의 수요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만큼 몽골 진출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뱅킹 측면에서 몽골 시장의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몽골은 인구수 350만명으로 전세계 인구 밀도가 가장 낮아 인터넷 보급률이 낮고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다. 아울러 중간 연령이 금융 이력이 불충분한 31.5세로 낮아 대안신용평가모형 등 신용평가 체계 정립에 대한 수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