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며 신용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PF와 건설·부동산업 여신을 꾸준히 축소하고 충당금을 두텁게 쌓으면서 손실흡수력을 높였다. 올 1분기 BIS비율도 전년 말보다 상승하는 등 자본적정성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올 1분기 연체율이 9%대로 다시 뛰었고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도 20%를 웃돌았다. 보험청구채권을 담보로 취급한 대출에서 918억원 규모의 사기 사고가 발생하면서 신규 여신의 담보 검증과 심사, 사후관리까지 신용 리스크 관리 체계를 촘촘히 할 필요성이 커진 모습이다.
◇부동산 익스포저 축소 불구 건전성 부담 여전 웰컴저축은행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부실이 본격화된 이후 여신 외형을 줄이며 위험노출 축소에 집중해왔다. 총대출은 2022년 말 5조8042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4조5124억원으로 1조2918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PF와 건설업, 부동산업 대출을 합친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액은 1조9352억원에서 6962억원으로 64.0% 줄었다.
PF 익스포저 축소 폭이 특히 컸다. PF 대출은 2022년 말 6743억원에서 올 1분기 말 2690억원으로 감소했다. 3년여 만에 PF 대출의 60%가량을 줄인 셈이다. 같은 기간 건설업 대출은 2665억원에서 1271억원으로, 부동산업 대출도 9944억원에서 3001억원으로 축소됐다.
여신 포트폴리오도 크게 달라졌다. 부동산담보대출은 2022년 말 1조7346억원에서 올해 1분기 6479억원으로 줄었고 신용대출 역시 2조3683억원에서 685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동산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2133억원에서 1조7084억원으로 늘었다. 부동산과 신용대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담보 기반 여신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결과다.
익스포저를 줄였지만 자산건전성 지표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올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73%로 지난해 말 13.7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6.43%에서 6.23%로 소폭 낮아졌지만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6195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은 오히려 다시 상승했다. 지난해 말 6.54%까지 내려왔던 연체율은 올 1분기 9.05%로 한 분기 만에 2.51%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 역시 19.60%에서 21.76%로 상승했다. 부동산 관련 여신의 절대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남아 있는 자산의 건전성 부담은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충당금을 통한 손실흡수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BIS비율은 지난해 말 14.90%에서 올 1분기 15.83%로 0.93%포인트 상승했다. 기본자본도 같은 기간 6964억원에서 7433억원으로 늘어나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는 여유가 확대됐다.
자산건전성 부담은 신용도에도 이미 반영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024년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된 가운데 대손비용 부담이 이어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918억 대출사고 현실화, 담보 검증 체계 과제로 부실자산 정리와 별개로 신규 여신을 취급하는 단계에서의 신용 리스크 관리도 과제로 떠올랐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보험청구채권을 담보로 취급한 대출에서 918억원 규모의 사기 피해를 입었다. 사고 금액은 당시 자기자본의 11.26%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관련 손실을 전액 재무제표에 반영했고 올해 6월 해당 채권을 전액 상각했다.
이번 사고는 저축은행 업권이 마주한 신용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다.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이자수익원을 찾아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유형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신규 여신의 담보와 거래구조를 면밀히 검증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신용공여뿐 아니라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외환거래 등 거래상대방의 계약 불이행으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신용 리스크 관리 대상으로 두고 있다. 차주·산업·지역별로 적정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특정 부문에 대한 편중을 막고 특정 기업이나 계열기업군에 과도한 신용위험이 집중되지 않도록 한도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사후관리 체계도 운영하고 있다. 전사와 조직별 연체 및 자산건전성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본부별 주요 고정이하여신과 투자자산 사후 점검 결과 등을 경영진에 보고한다. 신용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낮춰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이를 투자 우선순위와 자산배분 전략에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규모 대출사고가 현실화된 만큼 기존 관리체계의 실효성을 높이는 작업이 중요해졌다. PF 익스포저를 빠르게 줄이고 충당금과 자본을 확충하는 사후적인 손실흡수 능력뿐 아니라 여신 취급 단계에서 담보와 거래구조를 검증하고 이상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역량까지 신용 리스크 관리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