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부실 여신의 여파가 길어지면서 저축은행의 신용리스크 관리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저축은행들은 여신 축소와 부실자산 정리, 충당금 적립을 통해 위험노출을 낮춰왔지만 대손비용 부담은 여전히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주요 저축은행의 신용 리스크 현황을 진단하고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 부실자산 정리 등 관리 전략을 점검한다.
OK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고위험자산을 빠르게 줄이며 신용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를 축소하고 여신 포트폴리오의 편중을 낮추는 동시에 자본을 확충하면서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도 높였다.
다만 기존 여신에서 발생한 부실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부동산 경기 침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 1분기에는 전분기보다 다시 상승했다. 고위험자산의 양적 부담을 낮춘 이후 남아 있는 부실여신을 얼마나 빠르게 정리하느냐가 향후 신용 리스크 관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PF 익스포저 축소, 자본 완충력은 확대 OK저축은행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이후 위험자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왔다. 2022년 말 12조915억원이던 총여신은 2025년 말 9조7947억원까지 감소했다. 올해 1분기 10조2046억원으로 다시 늘었지만 2022년 말과 비교하면 1조8869억원 줄어든 규모다.
특히 부동산 관련 위험노출을 줄이는 데 무게를 뒀다. 부동산 PF와 건설업, 부동산업 신용공여를 합친 규모는 2022년 말 3조3462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4202억원으로 9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 과정에서 건전성 부담이 커지자 신규 취급을 조절하고 기존 익스포저를 회수·정리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중은 2024년 말 90.3%에서 올해 3월 말 37.0%로 53.3%포인트 하락했다. 한기평은 지난 5월 OK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하면서 고위험자산 익스포저가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위험가중자산(RWA)도 정점을 지나 감소하는 흐름이다. 2023년 말 12조7654억원까지 늘었던 위험가중자산은 2024년 말 12조3099억원, 2025년 말 11조2147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11조5427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2023년 말과 비교하면 1조2000억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위험자산을 줄이는 동안 자본은 반대로 늘었다. BIS 기준 자기자본은 2022년 말 1조353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939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BIS비율은 11.40%에서 16.80%로 5.4%포인트 상승했다. 이익잉여금 등을 통해 자본을 쌓으면서 신용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과거보다 커진 셈이다.
◇부실여신 2022년 수준 웃돌아, 건전성 회복은 과제 고위험자산의 양적 부담이 줄었다고 해서 신용 리스크가 모두 해소된 건 아니다. 기존 여신에서 발생한 부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여신 감소폭과 비교하면 부실자산의 정리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고정이하여신은 2022년 말 9614억원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를 거치며 2024년 말 1조917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말 8269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892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022년 말 7.95%에서 2024년 말 9.91%까지 상승한 뒤 지난해 말 8.44%로 낮아졌다가 올해 1분기 8.74%로 반등했다.
연체율 흐름도 비슷하다. 2022년 말 4.93%였던 연체율은 2024년 말 9.05%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5.84%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분기에는 6.84%로 다시 1%포인트 상승했다. 2024년을 정점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은 나타났지만 아직 부동산 경기 침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못한 셈이다.
OK저축은행은 부실자산 정리도 병행하고 있다. 대손상각액은 2023년 2324억원에서 2024년 3634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31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333억원을 상각했다. 지속적인 상각과 여신 회수를 통해 부실자산을 줄여왔지만 신규 부실 발생이 이어지면서 건전성 지표의 추가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
신용 리스크 관리 방식도 포트폴리오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상품별 허용한도와 목표비율을 설정하고 여신 포트폴리오가 특정 영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특정 기업과 계열기업군에 대한 과도한 신용노출을 제한하는 것도 관리 원칙으로 두고 있다.
향후 신용 리스크 관리의 초점은 이미 쌓여 있는 부실자산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하느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자산 축소와 자본 확충으로 추가 손실에 대응할 여력은 커진 만큼 연체채권 회수와 매각·상각 등을 통해 잔존 부실을 줄이는 속도가 건전성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