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금융지주사를 대표하는 메리츠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높은 총주주수익률(TSR)을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를 중심으로 TSR을 끌어올렸고 한국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주주환원보다는 안정적인 실적이 TSR을 뒷받침했다.
2024년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환원에 투입한 메리츠금융지주는 최근 3년 간 평균 TSR에서 한국금융지주를 앞질렀다. 반면 올해만 놓고 보면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던 한국금융지주의 TSR 상승률이 더 높았다.
◇메리츠금융 주주환원율 '53%', 눈에 띄는 자사주 소각 메리츠금융지주의 TSR(총주주수익률)은 최근 몇 년간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 TSR은 2023년 47.9%, 2024년 79.2%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7월 말 기준(2024년 7월 1일~2025년 7월 30일+2024년 배당금 수익)으로도 TSR은 53.3%에 달했다. 메리츠금융지주 TSR이 눈에 띄게 오른 것은 2023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부터다.
지주사만 상장사로 남긴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원 메리츠' 출범 이후 2025 회계연도까지 연결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고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주주환원책 발표 이후 누적 TSR은 172%에 달한다.
2023년 초 4만1550원에 그쳤던 주가는 2024년 5만8800원까지 상승했고 올해 초에는 10만4200원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에 더해 배당금이 TSR을 끌어올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주당 배당금으로 2360원, 2024년에는 1350원을 각각 배당했다.
밸류업에도 적극적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정기적으로 이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3월 5500억원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고 7월 말 기준 약 4687억원(407만주)를 취득했다. 전체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2023년부터 2025년 3월에 걸쳐 매입한 자사주 1조6405억원은 전량 소각했다.
핵심 지표로 TSR, 실행 지표는 주주환원율을 설정했다. 실제 2024년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53%다. 주주환원에 투입한 금액인 자사주 매입액(1조원)과 현금배당액(2407억원)을 합해 벌어들인 순이익(2조3334억원)으로 나눈 값이다.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환원에 투입해 공격적인 밸류업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내부 투자수익률과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해 앞으로의 주주환원책을 결정한다. 자사주 매입·소각 수익률의 기준은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다.
선행 PER이 올해 2분기 동안 7.6배~8.9배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요구수익률 기준인 PER 10배에 도달하기 위한 주주환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감액배당 과세가 도입되더라도 일반 주주 기준으로 의사 결정을 하기 때문에 그룹 주주환원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융, 밸류업 공시 없이도 '실적'이 밸류업 같은 비은행 금융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의 TSR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기준 TSR 상승률이 돋보인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23.5%, 27.2%에 그쳤던 한국금융지주 TSR은 2025년 7월 기준 115.9%를 기록했다.
올해 한국금융지주는 메리츠금융지주의 TSR을 앞질렀다. 올해 TSR이 세 자리 수를 넘어선 것은 한국금융지주가 유일하다. TSR 상승을 뒷받침한 것은 주가 상승세다. 올해 초 7만700원에 그쳤던 주가는 7월 말 기준 14만300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동시에 배당금 증액도 영향을 줬다. 한국금융지주는 2023년 2650원이던 주당 배당금을 2024년엔 50% 증액한 3980원으로 확정했다. 다만 2025년의 경우 여전히 회기가 진행 중인 만큼 2024년 배당금을 제외하고 산출한 TSR 역시 109%에 달했다.
한국금융지주의 TSR을 견인한 것은 배당 수익보다는 주가 상승률이라는 의미다. 특히 증권사에서는 한국금융지주를 연초부터 이어진 증시 상승세와 자본시장 호황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운용·저축은행·부동산신탁·PEF투자 등 다양한 자회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중에서도 안정적인 사업 방향성과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기 합산 순이익은 999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6240억원) 대비 60%나 증가한 수치다.
오히려 한국금융지주는 밸류업 공시에 소극적이었다. 지난 5월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2024년 7월 첫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행 현황을 포함해 총 6번 공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밸류업 공시에는 구체적인 총주주환원율, 자사주 소각, 배당 정책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오는 2030년까지 ROE 15% 이상, 자기자본 1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보험사 인수 계획과 IMA 라이선스 획득 등 이익 성장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 한국금융지주는 2024년 기준 ROE 12%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권 금융지주 ROE 평균치인 8%를 웃도는 수준이다. 평균 대비 높은 ROE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증권사 담당 연구원은 "밸류업 공시는 각 사의 상황과 각 사의 주주들의 요구 방안에 맞게 이뤄지고 있다"며 "메리츠금융지주가 주주환원에 집중하고 있다면 한국금융지주는 경쟁사 대비 높은 ROE를 유지하는데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