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가 자회사 지원에 속도를 내면서 이중레버리지비율 부담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증권사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유상증자를 병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주사 차원의 규제지표는 한계선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15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콜옵션 5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금리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2.0%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은 전액 한국투자증권의 유상증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도 함께 공시했으며 자금 납입일은 2월 26일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이중레버리지비율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해석된다. 한국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25년 3분기 말 기준 127.3%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선인 130%에 근접해 있다. 문제는 이번 증권사 유상증자 참여로 종속기업투자 규모가 늘어나면 신종자본증권 발행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중레버리지비율이 권고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신종자본증권을 신고 금액인 1500억원으로 발행할 경우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44.5%까지 상승한다. 최대 증액 한도인 3000억원을 모두 발행하더라도 비율은 141.7%로 여전히 130%를 크게 웃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을 다시 130%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로 약 7000억원의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금융지주는 2024년 말 이후 한국투자증권 지원을 대폭 강화해왔다. 2024년 12월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 이어 2025년 3월에는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했다. 같은 해 8월에는 9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단순 합산하면 2025년 들어서만 증권사에 투입된 자금은 총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 금액 전부가 지주사 재무제표상 ‘종속기업투자’로 반영된 것은 아니다. 1조600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은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집행돼 지주사 개별재무제표에서는 종속기업투자가 아닌 채권성 금융자산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종속기업투자 장부금액에는 8월 유상증자분 9000억원만 반영됐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종속기업투자 장부금액은 2024년 말 6조4112억원에서 2025년 3분기 7조3117억원으로 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중레버리지비율 부담은 완화되지 않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이중레버리지 관리를 목적으로 첫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당시 9월 10일 4500억원, 같은 달 26일 5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조달했다. 증권사 지원이 이어질수록 지주사 차원의 추가 자본 확충 필요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구조다.
한편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2조219억원으로 집계됐다. 향후 유상증자와 자본성 증권 반영이 마무리되면 발행어음 한도는 늘어나게 된다.
발행어음 한도는 별도기준 자기자본 2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 12조219억원을 적용하면 발행어음 한도는 24조438억원이다. 유증이 마무리되면 한도는 27조원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한도 역시 자기자본 규모에 비례하는 만큼 유증 이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